스포츠 양평여성축구회의 이유 있는 도전, “마음만은 태극전사”
페이지 정보
작성일 12-08-13 09:50 댓글 0본문
![]() |
이수천 회장(앞줄 맨 오른쪽)과 양평여성축구회원들이 연습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몸이 제대로 따라 주지는 않지만, 마음만은 기성용 선수랍니다.”
양평의 유일한 여성축구부인 양평여성축구회(회장 이수천) 회원들은 요즘 런던에서 날아오는 올림픽 태극전사들의 승전보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낮에는 조각가, 유도선수, 공무원, 자원상담사, 연구원, 사회복지사, 청소년상담원 등 다양한 직종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석양이 뉘엿뉘엿 질 때면 노란색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늠름한 축구선수로 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도 용문생활체육공원(월요일)과 강상체육공원(수요일), 단월체육공원(금요일) 등지에서 전국 제패를 목표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회원수 23명인 양평여성축구회가 창단된 건 지난 2005년으로 햇수로는 벌써 7년째.
이들은 이틀의 한차례씩 금싸라기 같은 시간을 쪼개 2시간 동안 그라운드에 나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조각가인 이수천 회장(57)은 “축구하면 흔히 남성들만의 전유물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여성축구부가 대세이고, 올림픽에도 여성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지 오래됐다”며 “대한민국 아줌마의 저력으로 경기에 임하면 남성들 못지않다”고 강조했다.
양평군청 유토팀 선수인 정혜미 회원(32)도 “회원들이 대부분 언니들이지만 저보다 체력도 더 강하고, 볼을 다루는 개인기도 훌륭해 제가 되레 배우고 있다”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날카로움 등으로 인해 패스도 정확하다”고 말했다.
공무원으로 포지션이 골키퍼인 이화영 회원(36)은 개구쟁이 아들 2명이 질러대는 센터링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연구원으로 동료들 가운데 막내인 박지현 회원(26)도 한번 공격에 나서면 상대 선수들을 끝가지 제압하는 등 회원들의 실력은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양평여성축구회의 청일점인 이영식 감독(57)은 “몇년 전까지는 다른 지역 여성축구부와 경기를 펼치면 1승하기가 버거웠는데, 최근 들어서는 1승은 물론 4강까지도 진출할 정도로 회원들의 실력이 일취월장(日就月將)하고 있다”며 “가을에 열릴 경기도 생활체육대회에선 좋은 성적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한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라커룸을 갖춘 전용 연습공간.
회원들은 “아직은 다른 지역 여성축구부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전국을 제패해 양평 여성의 위상도 세우겠다”며 그라운드를 나섰다.
/기사제휴.경기일보 허행윤기자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