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PN 칼럼-||생존권을 희롱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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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8-01-10 08:37 댓글 13본문
이번 군립도서관의 인사횡포를 취재하면서 여러 번 가슴이 무너졌다. 체면치레 따위는 훌훌 벗어던지고 비정한 세상에 맨몸으로 맞설 수밖에 없는 해고근로자의 심정이 절절하게 전이돼서다. 암 환자 남편을 대신해서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인 줄 뻔히 알면서도 온정은 고사하고 이 엄동설한에 해고처분을 내린 비정함이 면도날처럼 뇌리에 꽂혀서다.
채용기준 50점, 1차평가 51점, 이의제기결과 49점. 도대체 이게 무슨 짓들인가. 한 인간의 삶을, 4가족의 생존권을 아슬아슬 벼랑 끝에 놓았다가 투욱 발로 차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만들다니. 밉든 곱든 2년여를 한 직장에서 지내온 처지에 이게 어디 인간이 할 짓인가.
설령 업무수행에 일정부분 결함이 있다손치더라도 잘 다독여 최소한 먹고살게는 해주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그런데 2년여 근무기간 동안 어떠한 징계나 경고성 처분도 받은 적 없음은 물론이고 오히려 친절하고 성실한 도서관직원으로 손꼽히던 근로자를 떳떳이 밝히지도 못하는 사유를 들어 내쫒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짓들인가.
이번 정규직 탈락과 기간제근로 해고의 진위를 취재하는 과정은 입 다문 사람들과의 끈질긴 접촉의 연속이었다. 처음에는 도서관직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다들 ‘나는 잘 몰라요’ 한 마디로 숨어들 뿐이었다. 동료의 불행이 혹시라도 내게 불똥이라도 튈까봐 애써 몸을 사리는 모습뿐이었다.
취재에 착수했던 날 밤, 익명의 전화를 받았다. 잠시 후 또 다른 익명의 전화가 서너 차례 이어졌다.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는 얘기들이 쏟아졌다. 공통된 제보는, 해고근로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이다. 공통된 견해는, 빽 믿고 제 할 일에 나태하기 그지없는 동료직원과의 마찰이 이번 사태의 원인, 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과 전개과정은 추측만 가능하다. 207명의 심의대상자 가운데 유일한 탈락자의 평가근거가 무엇인지는 전혀 짐작되지 않는다. 근무평가서는 본인에게도 공개하지 않는다, 는 말 한마디가 도서관측 해명과 대응의 전부다. 정보공개를 요청한 상태이니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두고 볼밖에는.
군립도서관과 양평군이 우선해야 할 일은 둘 중 하나다. 누가 봐도 타당한 탈락 사유를 내놓거나 타당한 사유를 내놓을 수 없는 탈락처분을 취소하거나 둘 중 하나다. 그 다음 이번 인사횡포의 전말을 철저히 따져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쥐꼬리만 한 권한 함부로 휘두르지 말라. 원컨대, 쥐꼬리만 한 권력으로 사람의 생존권을 희롱하지 말라. 제발 원컨대, 그 쥐꼬리만 한 권한과 권력에도 크게 다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분노케 말라.
댓글목록 13
김현미님의 댓글
김현미 작성일
공무원이 갑이었다는 걸..뉴스말고 이렇게도 접하게되고.
지인들 양평 살만하냐고 물으면 제일먼저 저는 아이 키우기 정말 좋은곳이라고 자랑했더랬습니다.
무식하게 그저 흙 파억이며 키우기 좋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양평에서 애낳으라고 돈만 많이주면 좋은 동네가 된답디까?
기자님의 기사에
뭣이 옳고 그른지 ,부모로서 군민으로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기자님 화이팅!좋은 기사 많이 부탁드려요.
도서관선생님! 꼭 돌아오시리라 믿습니다.
도서관이용자들이 선생님을 원합니다.
김명희님의 댓글
김명희 작성일
당당하게 제보를 할 수 없고
익명성의 제보만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 깝네요
그분들에게 그 누가 둘을 던질 수 있을까요
분명히 바로 잡아야 할 숙제 입니다
담당자 혹은 군 내부 부서의 뭔가 이해 할만한
해명의 글이라도 기대한 저도 참 한심해 지네요
바른 사회를 위해 ...
후손을 위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요
우리 힘으로 하나하나 고쳐 나가야지요,
이러다 저녁 뉴스에서 만나게 되는 건 아닌지 ㅠㅠ
호미로 막을 일을 후에 가래로도 못막을지도 모르지요,
빠른시일내에 좋은 소식 기다립니다
김형중님의 댓글
김형중 작성일쥐꼬리만한 권력이라니요?
한가정의 생존권을 좌지우지할 권한인데 쥐꼬리만하다니요?
생존권을 가진권력에 이의제기를 했으니....
70년대 군훈련소 시절이 생각납니다
시범케이스에 걸릴까봐 아무소리 못하고 내무반장 눈치만보고
아무리 무리한 요구나 지시에도 무조건 복종했던 시절
시범케이스에 걸리면 반쯤 죽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 어떡할것인가?
49점을 1점올려 다시복직을 시킬수도 없는노릇아닌가?
단시간내에 여러댓글이 달리는걸보면
그래도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는거 아니겠습니까?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불의? 라고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억울한일을 당한것은 틀림 없는것 같은데
억울한일을 보고 참지못하는 우리양평군민들이 분연히 일어나는 표시로
모금운동을하는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