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학조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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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2-05-30 09:05 댓글 5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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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조兄,
그렇게 쉬이 발길이 떨어지던가요?
노상 세상에 지은 죄는 티끌이고
아내에게 지은 죄는 하늘이라더니
형수는 어쩌라고 그리 훌쩍 떠납니까?
학조兄,
그렇게 쉬이 눈이 감기던가요?
왜 이렇게 눈물겹게 사는 사람이 많냐고
이들을 못 본 척하면 사람도 아니라더니
이들은 다 어쩌라고 그리 싸늘히 눈을 감아버립니까?
학조兄,
그렇게 쉬이 숨이 거둬지던가요?
양평을 생각하면 하도 기가 막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더운 숨을 몰아쉰다더니
양평은 어쩌라고 그리 무심히 숨을 놓아버립니까?
학조兄,
왜 그렇게 바보처럼 살았어요?
궂은일은 모조리 내 차지고
돈 생기는 일은 모조리 딴 놈 차지인데
뭐가 좋다고 그리 부지런을 떨었어요?
학조兄,
장례식장에 영결식장에 사람이 그득했어요.
兄 핏줄 같던 사람들은 슬퍼서 울었고
兄 마음 아는 사람들은 아파서 울었고
兄 등쳐먹던 놈들은 미안해서 울었어요.
학조兄,
깃털처럼 평온하게 날아오르세요.
이고 져도 힘에 부치기만 하던 짐일랑 훌훌 내던지고
발목을 칭칭 감아대던 사슬과 사슬을 툭툭 끊어내고
차마 끊어낼 수 없는 사람의 정은 싹둑 잘라내고
바람에 실린 홀씨처럼 유유히 날아오르세요.
학조兄,
양평에 늦봄이 찾아오면 兄이 다녀가는 줄 알게요.
양평에 여름이 찾아오면 兄의 굵은 땀을 기억할게요.
양평에 가을이 찾아오면 兄의 뒷모습을 떠올릴게요.
양평에 겨울이 찾아오면 兄의 낡은 외투를 그리워할게요.
학조兄,
미안해요,
兄 마음 다 알면서 딴청 부려서 미안해요.
학조兄,
정말 미안해요,
兄 사정 다 알면서 내 사는 일만 챙겨서 정말 미안해요.
학조兄,
혼자 먼 길 떠나게 해서 정말 미안해요...
댓글목록 5
아침이슬님의 댓글
아침이슬 작성일
이른아침 영결식장에서 차마 당신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마치 친정오라버니같이 정답게 대해주셨는데...
소박한 닭갈비와 막걸리 한잔 드시며
양평의 미래를 진지하게 걱정하시던 모습이셨는데.
.
무엇이 이토록 발길을 빨리 돌리게 했는지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우리 부부 타지에서의 설움을 항상 당신일처럼 걱정해 주고, 위로해 주셨는데
이제 그 든든한 모습 뵐 수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저 가시는길 부디 편안하시기만을 기도드릴 뿐입니다..
선배님의 가르침대로 그렇게 살겠습니다..
하늘에서 지켜봐 주십시요.
장례실행위원회님의 댓글
장례실행위원회 작성일
사랑하는 임을 보내며!
장례기간 3일동안 애도의 뜻을 보내주신
모든분들께 가족을 대신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인에게는 미망인과 이제 공익근무 2달 남은 아드님과
헤어샵에서 막 첫월급을 받은 사회초년병 따님이 있습니다.
일일이 찾아뵙지못함과 서신의 고마움을 전달을 못하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양해부탁드립니다.
그고마움은 우리자식들이 반드시 훌륭하게 자라서 양평의
인재가 되는것이 보답하는 길이라 사료됩니다.
늘 함께하겠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장례위원:양평군시민,사회단체장
장례실행위원:이태영,이선학,이상목,김주식 배상
최상옥님의 댓글
최상옥 작성일하루종일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는 하늘
꾸물거리는 날씨만큼이나 가슴 멍먹한 사람들 많은날이네요
다음에 또 보자던 말씀 막걸리 잔 기울이며 옛이야기 못한 것,
뒷모습 보고도 다음에 뵙지 돌아섰던 발걸음,
지금!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아무게 엄마가 아니라 최상옥으로 볼 수 있어 보기좋다시던 말씀
더 열심히 봉사하며 살라는 것이리라 여깁니다
안병욱님 드리는 글 보며 잠시 머물다 갑니다
평안히 영면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