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밝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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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만 갑갑하겠는가. 사람 사는 재미라는 게 작년보다는 올해가 낫고, 올해보단 내년이 낫겠지 싶은 기대치에서 오는 건데, 작년보다 재작년이 나았고 내년이라고 올해보다 낫겠나 싶은 실망이 앞서니 삶 전체가 갑갑해온다.
며칠 전 본지의 창간 17주년을 맞았고. 별 다른 모임 없이 흘려보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아니더라도 다들 제 코가 석자인 형편인데, 와 주세요, 전갈하기도 송구했다. 17년, 손바닥만 한 사무실에서 웅지는 하늘만큼 품고 시작했던 지역언론의 길을 참 오래도 걸어왔구나 싶은 소회는 혼자서 다독거렸다.
텅 빈 사무실에 혼자 앉아 지난 17년을 되짚어보았다. 숱한 기억에 행복했다가 숱한 기억에 우울해지기를 반복하다가, 툴툴 털어버리는 게 상책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미 흘러간 일로 어깨에 힘줘봐야 꼰대 소리 듣기 딱 좋고, 이미 흘러간 일로 자책해봐야 정신건강에 이로울 게 없어서다.
갑갑하지만, 그래도 앞을 보고 그래도 희망을 품고 사는 게 낫다, 라는 게 나 홀로 늦은 밤 사무실에서 오랜 청승 끝에 얻은 깨달음이다. 코로나로 숱한 걸 잃었지만,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결코 깨닫지 못했을 깨달음도 얻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지겹다, 지겹다 했던 게 얼마나 사치스러운 소리였는지 새삼 뉘우쳤다. 무탈하게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었던 게 얼마나 큰 복이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필자뿐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도 코로나 1년을 겪으며 비슷한 뉘우침 혹은 깨달음을 얻었을 듯싶다.
2021년 신축년, 다른 욕심 다 버리고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간절히 소망한다. 쳇바퀴
같은 일상이지라도 예전처럼 허투루 보내지 않으리라는 다짐과 함께. 권태가 곧 일상의 행복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는 다짐과 함께.
안병욱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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