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기숙사로 바라보는 양평의 교육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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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청의 일 버릇, 정부며 지자체든 가리지 않고 유독 눈살이 찌푸려지는 게 하나 있는데 시설 준공이 곧 사업의 완성이라 착각하는 듯한 행태이다. 왜 큰돈 들여 시설을 짓나, 당연이 운영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런데, 건설에는 큰돈을 들이고 운영에는 인색한 경우가 너무나 흔하다. 이러한 행태는 당장의 운영효율도 문제지만 시설노후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결국은 더욱 큰돈을 잡아먹기 마련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 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속담이 여전히 생생히 유효한 것이다.
그 사례를 전부 들자면 끝도 없을 터이니, 현재 양평의 고등학교기숙사 형편만 살펴보자. 1인당 기숙비가 월 40만원에서 50만원 수준이다. 양평군의 지원이 있었던 시절에 비해 갑절은 올랐다. 이러다보니 기숙생이 줄어 최소적정인원에 크게 미달하니 운영주체인 학교는 죽을 맛이다. 교육에 전념해야 할 학교가 무슨 영업장업주처럼 수지타산 맞추는 데 골머리를 앓는다는 건 어느 모로 봐도 정상이 아닐 것이다.
학교만 골머리를 앓겠는가. 여러 이유로 꼭 기숙사가 필요하지만 그놈의 돈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부모가 어디 한둘이겠는가. 때문에, 학교기숙사 지원은 교육환경개선뿐 아니라 지역민의 복지향상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게 뜻 있는 사람들의 지적이다.
짓기만 하고,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 그럴 거면 뭐하려 큰돈 퍼부으며 권장을 했는가. 저기 멀리 있는 정부와 따지기엔 학교 목소리가 너무 작을 수밖에 없다. 당장 피해를 입는 건 다름 아닌 우리 양평의 청소년들이다. 당장 그들에게 절실한 건 미래의 주역, 따위의 사탕발림이 아니라 꼭 필요한 기숙사가 그림에 떡이 아니라 손에 쥘 수 있는 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간 3억원 정도의 지원이면, 숨통이 탁 트이겠다는 게 관계자들의 호소이다. 학교마다 편차가 조금 있겠으나 네 학교 다 지원해줘봐야 연간 12억원 정도이다. 양평군 연도별 예산이 1조원이 넘은 지 수년이다. 물론 쓰여야 할 곳이 천지이니 학교기숙사까지 차례가 갈 수 없다 말할 것이다. 그럴 거면 애초에 교육환경개선 따위의 말이나 하지 말든가.
파행적 기숙사 운영은 학교의 본디 의무를 소홀하게 만든다. 학교의 의무 소홀은 곧 학생의 피해로 직결된다. 기숙사에 해당되는 학생뿐 아니라 전체학생에게 피해가 번질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해결방법은 단 하나, 양평군청이 나서야 한다. 군수와 군의장이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만 사안을 살필 게 아니라 큰 틀에서 바라보고 대처해야만 풀릴 일이다. 정부와 교육청, 소관만 따지며 세월만 보내다간 학교도 그리고 우리 양평의 청소년들도 골병이 들고 말테니까.
안병욱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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