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좀 깎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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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받는 건물주도 알고 있다. 메르스 탓에 세입자들이 얼마나 힘든지. 누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시름에 빠진 세입자에게 “나도 먹고 살아야 하니 당분간 월세 반만 내달라”고 말했다.
메르스 걸릴 위험에서 멀찍이 벗어나 있는 청와대와 국회, 여당과 야당 사람들만 딴 세상에 살고 있다. 메르스 탓에 지금 얼마나 국민들이 시달리고 있는지는 딴 세상 얘기다. 같은 세상에 살면서야 어찌 이 시점에 친박 반박, 친노 비노 샅바를 차고 씨름질에 나서겠는가.
이번 메르스 사태로 현재까지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허공에 날린 피해액은 약 11조원, 정부추산이니 실제 규모는 한참 웃돌 것이다. ‘이러다 말겠지’ 에 중독된 안이한 탁상행정이, 큰 병원 눈치 보느라 우물쭈물하던 관료 몇몇이, 정부 용역에 빌붙은 소위 전문가 몇몇이 속닥속닥 짝짜꿍해서 빚어낸 참담한 통계이다.
보건당국은 아직 진정국면을 장담하기엔 이르다 말하고, 국민들은 이제 메르스 이전의 일상으로 속속 복귀하고 있다. 정부가 겁먹지 말랄 때는 공포에 빠지고, 정부가 유의하랄 때는 안심하는 이 기막힌 현상. 정부와 국민이, 정치권력과 민생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나지 않는가.
양평의 상인들은 지금 초죽음상태다. 소비자는 외출과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꺼리는 동안 의도하지 않게 여윳돈이 조금 생겼을 터이다. 이제 돈 좀 쓸 때다. 소비가 곧 성금이다. 오랜 만에 가족들 동반해서 외식도 하고, 구입을 미뤘던 상품도 사야 할 시점이다.
건물주라고 다 돈 쌓아놓고 사는 건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세입자보단 넉넉할 터이다. 양평의 건물주 모두에게 부탁드리건대 전국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월세 경감 소식을 이 땅 양평에서도 태어나게 해 달라. 절반이 너무 크면 30퍼센트 그도 크다면 10퍼센트라도 월세를 깎아 달라. 누군가 한 사람 실천에 나선다면 많은 건물주들이 뒤따를 것이며, 세입자들은 큰 힘을 얻을 것이다.
지역경제가 살아나야 한다. 활성화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최소한 지금처럼 나락에 빠져 있는 상태는 하루바삐 벗어나야 한다. 거듭 권하건대, 소비가 성금이다. 거듭 부탁하건대, 월세 좀 깎아 달라. 양평에 사는 우리 모두를 위해.
안병욱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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