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사단 연병장이 양평군민의 땅으로 돌아왔다. 땅은 양평 땅이로되, 긴 세월 동안 발 디딜 수 없었던 양평읍 회현리 일대 3만5천㎡의 땅이 ‘안보테마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빗장을 풀었다. 연병장의 기능은 유지하되, 주말 전면개장을 기본으로 사단에서 사용하지 않는 평일에도 사전예약을 통해 지역주민의 자유로운 이용을 배려하고 ...
2012-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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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의회가 시끄럽다. 급기야는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본회의가 무산될 뻔했다. 두루두루 원인파악에 나서봤더니 딴 동네에서 알면 창피할 수준, 양평 망신시키기 딱 좋은 사유였다. 양평군 정책에 대한 견해차이, 신봉하는 이념의 차이가 대립의 원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결국은 그 지긋지긋한 자리다툼의 재탕으로밖에는 보이지 않...
2012-0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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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이 하사한 리어카를 반세기가 훌쩍 넘은 지금까지 애지중지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며 사용하고 있는 농부를 며칠 전 TV를 통해 만났다. 농부가 이르기를 ‘그 어려운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던, 내게는 자동차보다 더 소중한 물건’이라고 했다. 까마득 잊었던, 새마을운동 이전과 그 이후의 양평읍이 떠올랐다. 그 시대를...
2012-09-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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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번영회와 롯데마트의 3차 모임도 만나나마나 한 자리가 됐다. 제목은 상생협력이지만 내용은 ‘내 밥그릇 절대사수’였다. 지역주민의 바람 따위는 끼어들 틈이 없었다. 하긴, 시장번영회고 대형마트고 언제 소비자 입장을 진정으로 살피려 든 적이 있었는가. 롯데마트는 양평의 소비문화가 자신들이 적정선으로 여기는 수준까지 상승했...
2012-0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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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로 치닫던 두물머리 사태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천주교의 중재로 해당농업인과 국토해양부가 3년간의 치열한 대치를 끝내고, 하루아침에 어린 양이 되어 순순히 합의안에 서명했다. 두물머리를 발치에 두고 염려의 눈으로 지켜보던 양평군민 일동은 크게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론 물귀신에 홀린 기분이다. 엊그제까지 만해도 국토해...
2012-0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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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원의 군청 앞 시위는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울긋불긋한 현수막만 아니라면, 여기가 시위현장인지 담소회장인지 애매하다. 현수막의 문구는 살벌하지만 당사자들의 표정이나 행동거지가 그다지 절박해 보이지 않아서이다. ‘민주노총’이라는 거대조직이 뒷배를 봐주고 있으니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일단 민주노총이 나섰으니,...
2012-07-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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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을 앞에 두면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다. 인화반점의 옛날 안주인 당여진여사가 했던 말이다. “옛날엔 배고픈 사람이 참 많았어. 한가하면 유심히, 바쁘면 힐끗힐끗 가게 유리창 밖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다 구경했어. 허기진 사람은 척 봐도 달라 보이거든. 몇 끼나 건너뛰었는지 금방 알 수 있지. 그런 사람 지나가면 문 ...
2012-06-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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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저학년 시절, 필자는 6월로 접어들기만하면 심장이 쿵쾅쿵쾅 뛰곤 했다. 6월 25일을 전쟁하는 날로 여겼기 때문이다. 마치 축구경기 일정을 잡듯 우리나라와 북한이 날 잡아 전쟁을 벌이는 것으로 오인하고 두려워하면서도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못했다. 전쟁 나는 게 겁나요, 라는 말 자체가 용납되기 어려운 시절이었기에....
2012-06-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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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조兄,
그렇게 쉬이 발길이 떨어지던가요?
노상 세상에 지은 죄는 티끌이고
아내에게 지은 죄는 하늘이라더니
형수는 어쩌라고 그리 훌쩍 떠납니까?
학조兄,
그렇게 쉬이 눈이 감기던가요?
왜 이렇게 눈물겹게 사는 사람이 많냐고
이들을 못 본 척하면 사람도 아니라더니
이들은 다 어쩌라고 그...
2012-0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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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5년 전쯤 일이다. 수원시에서 열린 행사에 참가했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저녁 식사시간을 넘겨서야 미사리 부근을 지나고 있었다. 50인승 버스에 빈자리 없이 앉아 있던 차중에 한 사람이 “근처에 맛있게 하는 집이 있는데 밥 먹고 갑시다.” 입을 떼었다. 출출한데 그럽시다, 재청 삼청이 이어지다가 민병채 군수가 “조...
2012-05-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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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의 요즘 분위기가 애매하다. 평온한 건지 무기력한 건지, 선거 때도 잠잠하고 주요군정발표에도 시큰둥하고 석불역 무정차도 강 건너 불 보듯 한다. 용문에서 서울강남까지 15분 주파의 고속전철계획에도 차창 밖 풍경 바라보듯 무심하다. 저마다 발등의 불 끄느라 바빠서 그런 걸까, 하도 속고만 살아서 관청이 하는 말엔 귀...
2012-0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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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즈베키스탄 공무원들은 월급의 일부를 병아리 열 마리로 받았다. 가금류, 계란 등의 생산촉진을 위한 방편이라는 건 그 나라 정부입장이고, 뜬금없이 병아리 세례를 받은 그 나라 공무원들은 졸지에 병아리 감별사가 된 기분이 아니었을까.
게다가 축산장려를 위해 다음 기회에는 암소를 월급대신 지급할 예정이라니,...
2012-0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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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 철도공사가 양평의 뒤통수를 호되게 후려갈겼다. 변방의 국민도 국민 대접해주는 척 당장의 반발만 무마해놓고는 저희들끼리 쑥덕거릴 시간을 벌어, 결국 돈 안 되는 국민의 희망 따위는 곁눈도 안 주고 ‘통과’해 버리는 데에 써먹었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고객만 계산에 넣는 주제에 어찌 국가의 땅과 바다, 철도를 올바르...
2012-04-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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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군민회관을 찾았다. 유명 개그맨 얼굴이나 한번 보자, 하는 심정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양평군에서 심혈을 기울인 ‘내 몸엔 발효 뽕잎차’ TV CF에 양평군민을 직접참여시키겠다는 계획에 꽤나 마음이 끌려서다. 흔한 이벤트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양평군 TV CF의 주인공은 늘 양평군수였던 과거에 비하면 그야...
2012-0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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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별로라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해외여행 싫다는 사람은 아직 못 봤다. 남녀노소 불문, 출국 전날 밤은 잠을 설치는 게 보통이다. 게다가 워낙 중독성이 강해 한번 맛을 보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끊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때마다 두들겨 맞으면서도, 아리까리한 명분과 알토란같은 공공예산으로 외유에 나서는 일이 근절...
2012-03-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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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공천과정이 거의 마무리되었다. 늘 그랬듯이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려온다. 일부 공천탈락자의 항변은 고개가 끄덕여지고, 일부 탈락자의 항변은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 또한 예전과 다르지 않다. 성희롱 따위의 민망한 사유로 다된 밥에 코 빠트린 후보자가 여럿 된다는 게 이채롭다면 이채로운 부분이랄까.
총체적...
2012-0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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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양평의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선거구 여주합병이라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에 뒤통수를 얻어맞고, 채 정신을 가다듬기도 전에 민주통합당의 여주출신 후보 공천이라는 홍두깨를 연거푸 뒤통수에 얻어맞았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것도 정도가 있지, 졸지에 껴든 이웃동네에게 두 눈 빤히 뜨고 국회의원후보 자리를 강...
2012-0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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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당했다. 혹시나 했는데 또 역시나다. 그만큼 국민들한테 두들겨 맞았으면, 정신을 좀 차렸으리라는 기대는 개뿔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새누리당이나, ‘위기에 빠진 국민을 구하겠다’는 민주통합당이나 국민은 안중에도 없음을 또 다시 확인했다. 대한민국의 정치집단은 예나 지금이나 유권자 숫자에만 코를 처박...
2012-0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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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무원 숫자는 450만을 헤아린다. 그 가운데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무원이 2천5백, 또 그 가운데에서 상원인준을 받아야 오를 수 있는 자리가 500개 정도이다. 이 500명이야 말로, 장벽 높기로 악명 높은 미국 주류사회 가운데에서도 핵심이다. 재미교포 240만명 가운데 최초로 이 핵심에 진입한 사람이 바로 강영우...
2012-0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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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인의 양평 유입이 흔해지던 무렵 그러니까 90년대 후반쯤, 필자의 지인 가운데 하나가 ‘미술인은 양평의 귀빈’이라고 즐겨 말하곤 했다. 미술인이 많이 살면, 지역정체성 혹은 지역이미지가 월등해질 것이며 특히 양평의 여러 입장을 보건대 어느 지역보다 지역이미지가 중요하다는 이유였다. 절반은 동의가 되고 절반은 동의가 되...
2012-0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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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면에서 열린 ‘새해 군수 읍면 방문’ 자리에 참석했다. 앞서 개최된 타읍면 참석자의 반응이 궁금증을 불러일으켜서다. 한 번 들어볼 만하다, 는 사람이 여럿이었는데, 평소 양평군정에 회의적인 사람들도 더러 섞여 있었다. 특히 구미가 당겼던 것은 ‘앞으로 읍면단위 주요사업은 지역주민의 제안에서 고른다더라’하는 소리였다. ...
2012-0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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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골탑(牛骨塔), 우리나라 대학교의 또 다른 이름이다. 수많은 농민이 자식 학자금으로 내다판 소값으로 건물 짓고 교수 월급 줌을 빗댄 말이다. 생명 같은 소를 팔지 않으면 자식 공부시킬 수 없는 세상을 원망하면서도 내 자식만큼은 나처럼 고생하기 원치 않았던 이 땅의 농민, 양평 농민의 애환이 빚은 말이다. 불과 몇 년 전...
2012-0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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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송구영신 참배를 하고 TV 앞에서 하루를 보냈다. 채널은 100개가 넘는데 진득이 볼 만한 게 없어, 리모컨 배터리만 쓸모없이 축냈다. 풍요 속에 빈곤이 이런 거겠지. 무역 1조 달러 돌파, 경제규모 세계 9위로의 도약이 우리네 살림살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듯이.
새해 첫날,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칼...
2012-0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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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하는 윤철수 양평축산업협동조합 조합장님, 기체후일향만강하시온지요? 불세출의 영롱한 지도력으로 불철주야 양평축산농가와 협동조합을 영웅적으로 이끌어나가심에 가장 절절한 심정으로 하해와 같은 존경을 표합니다. 양평축협을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키려는 웅지를 품고 올 한 해만에도 대통령 뺨치게끔 8차에 거쳐 44일간이나 해외 순...
2011-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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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갈수록 연말 분위기가 더 썰렁하다. 그래도 이런저런 모임이 잦다. 맨송맨송 보내자니 더 을씨년스러워 비실비실 모이는 거겠지만. 술자리에서 가장 조심할 부분은 자리가 파하고 난 다음이다. 음주운전은 망신살 뻗치기 십상인데다 아주 재수가 없으면 패가망신으로 직결된다. 며칠 전 필자는 얼큰한 모임을 파하고, 동석은 했지만...
2011-1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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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내 행사장에 가면, 국회의원 만나기가 군의원 만나기보다 쉽다. 자잘한 규모의 행사든 거창한 규모의 행사든 별반 차등 없는 확률이다. 양평에서 얼굴 보기 힘들었던 양반이 요즘 들어 왜 만날 양평의 서쪽에서 번쩍 동쪽에서 번쩍하는지 의아해하는 군민은 아무도 없다. 선거철이 코앞이긴 코앞인가보다 실감할 뿐이다. 호떡집에...
2011-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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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양서면 신원리 묘꼴에 몽양여운형선생 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폐허와 다름없던 곳에 생가가 복원되고 번듯한 건물이 들어서니, 선생의 일생이 이제야 비로소 역사의 그늘에서 우뚝 솟아오르는 듯싶어 감회가 깊다. 한편으론 양평에서 태어나 겨레의 인물로 일생을 마친 고인에게 마땅히 따라야했을 양평의 예우가 참으로 늦었...
2011-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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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치판에 정치가 실종됐다. 대다수 정치인이 머리와 가슴 속에서 국민을 추방했다. 국민을 내버린 가슴 속엔 권력을 향한 탐욕만 부글거리고, 국민을 쫓아낸 머릿속엔 제 자신의 안위와 영달의 방정식만 가득하다. 그래도 입만 열면 국민을 들먹거린다. 예전 어느 국회의원이 말했듯, 재봉틀로 드르륵 박아버리고 싶은 입들이 ...
2011-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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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는 지역신문사의 가장 중요한 취재원이다. 매일 오전, 관내에서 무슨 사고와 사건이 일어났는지 일목요원하게 챙겨볼 수 있음이다. 양평은 강력사건이 드물어,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기삿거리 또한 드문 편이다. 언론사 입장에선 고민스러운 부분이긴 하지만 지역사회가 평온하다는 증거이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
2011-1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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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정치인만의 점유물이던 시대는 끝났다. 대통령 다음가는 권력주체인 서울시장에 시민운동가가 입성했다. 박원순 시장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권력의 속성을 보기 좋게 처부시며 ‘거꾸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아래에서 위로 솟구쳐 올랐다. 박시장의 비상(飛上)은 곧 일반시민의 비상이다. 통쾌하지만, 비슷한 전례를 ...
2011-1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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