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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자전거 길 앞에서 뒷북을 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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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1-10-12 10:12 댓글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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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남한강 자전거길 길트임 기념식’이 열렸다. MB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대통령이 이곳 양평을 찾았으니 우선 반갑다. 친환경농업관련으로 DJ가 방문한 이래 대통령의 공식적인 발걸음은 근 10년만이라 더욱 반가운 한편으론 대통령이 10년 만에 한번 들릴까 말까한 게, 대한민국에서 차지하고 있는 양평의 존재가치를 상징하는 듯싶어 씁쓸했다. 더 씁쓸했던 건, 참석인사의 도보행렬 사진이다. 대통령 좌우로 장관급과 도지사가, 양평군수는 몇 걸음 후미에, 군의원들은 아예 사진상에 나타나지도 않는다. 청와대 보도자료의 주요참석인사에선 아예 양평군수와 군의원이 배제되어 있다. 양평의 주인은 양평군민이다. 양평군수와 군의원은 양평군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양평군수와 군의원에 대한 홀대는 곧 양평군민에 대한 홀대이다. 양평에서 열린 행사에서 양평을 뒷전에 놓는 중앙정부의 행태에서 진정한 지방자치 시대는 아직도 요원한 희망임을 일깨워준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서열의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적인 관계임을 인정하지 않는 대한민국 관료조직의 병폐 타파 역시 요원한 희망임을 일깨워준다.

국내 자전거 이용자는 현재 약 300만명으로 추산된다. 자물쇠 걸어놓지 않아도 안 훔쳐가는 자전거에서부터 기천만원을 호가하는 자전거까지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다음 달이면 1,692KM에 이르는 국토 종단 자전거 길이 개통된다. 2019년까지 2,175KM를 더 조성하는 게 정부의 목표다. 4대강 사업의 효과를 과장하기 위한 술수이며 자연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총연장 4천KM에 육박하는 자전거길이 뚫리니 1인 1자전거 시대가 코앞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자전거 붐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로 조만간 자동차산업에 버금갈 만큼 산업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계 유수의 자동차회사가 자전거 제작에 뛰어들었고, ‘오러마니아’라는 1억 6천만원짜리 자전거까지 등장해서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천KM의 전용도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바라보는 수려한 풍경. 이쯤이면 자전거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의 도약도 기대해봄직하다. 특히 양평구간은 수도권에서 가깝고 경관이 뛰어나 대한민국 자전거 길의 백미가 될 여건이 충분하다. 여건은 충분한데 현재까지 무대책이 상팔자 수준이다. 뻔히 내다보이는 흐름을 선도하기는커녕 뒷북치는 일조차 서툰 양평군의 일솜씨가 여실히 드러난다. 자전거 길은 자전거 관련부서, 달랑 세 명의 일감으로 떠밀어 놓는 행정조직의 경직성도 예나 지금이나 요지부동이다. 관광관련부서, 농업관련부서, 산업관련부서 할 것 없이 전부 매달려도 일손이 딸릴 일감이라는 판단조차 사전에 하지 못한 결과이다. 개통 첫 주, 수만명이 밀어닥쳤으니 아무리 둔감한 양평군이라도 지금쯤은 부랴부랴 대책을 세우고 있으리라 믿고 싶다.

양평의 자전거 길에는 양평의 힘이 모여야 한다. 인구분포 전국 최다의 미술인 거주지역답게 단순한 자전거 길이 아닌 설치미술 조형미술이 펼쳐지는 공간 구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며, 친환경농산물과 먹거리 판매 방식을 이전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첨단마케팅 기법에서 찾아야 할 것이며, 자전거 이용자를 그저 스쳐지나가는 과객이 아니라 양평 시내로 양평 전역으로 끌어올 수 있는 훌륭한 길목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며, 양평 곳곳의 산악자전거 길을 사방팔방으로 잇는 일과 안정성과 편의성을 세밀하게 챙기는 건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양평의 자전거 길이 대한민국 자전거 산업의 대표 쇼룸(Show Room : 전시실)으로, 양평이 자전거 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는 중장기적 대책 마련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양평군민이 구경꾼에 머무르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양평의 자전거 길을 양평군민 모두가 편리하게 씽씽 내달릴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전국을 잇는 자전거 길은 전국 지자체의 기량을 겨루는 각축장과 다름 아니다. 승자 지역은 자전거 특수를 누릴 것이며, 패자 지역은 수많은 자전거 이용자의 쓰레기만 치우는 신세가 될 것이다. 양평이 어느 쪽에 설 것인지 의지를 다져야할 시점이며, 어느 쪽에 설 확률이 높은지 철저히 점검해 봐야할 시점이다.   
 
 

안병욱 (ypnnews@naver.com)

댓글목록

양평산님의 댓글

양평산 작성일

앞으로 자전거도로 개통으로 양평에는 엄청난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 크나큰 기로에 서있다
자전거 마니아들이 양평에 머물러 있을 수 있는 공간을 하루 속히 만들어 놓아야 효과가 있지
다만 양평을 스치고 지나가는  길목으로만 해 놓아서는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루 속히 종합운동장을 완공하여 자전거를 타고 와서 각종 레포츠시설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아야 우리 양평에도 크나큰 경제적인 효과를 유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싸이클...님의 댓글

싸이클... 작성일

자전거길 국토종단에 출발지가 서울이라면, 첫번째 경유지는 양평이 됩니다.
기천 키로미터 되는 자전거길을 몇박 몇일씩 라이딩하는, 그리고 주행거리등 기록을 만드는
마니아들이 아니라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일반 싸이클맨들은 거리,시간을 감안할때
양평이 최종 목적지가 될수 있읍니다.양평 도착해서 가볍게 점심정도를 하고 왔던길로 부지런히
리턴하는 사람들과, 양평에서 먹거리등을 줄기는층과 또다른 문화를 줄긴다음 피곤함과 함께
시간에

박수운님의 댓글

박수운 작성일

양평은 글쓴이 말씀 처럼 자전거 특수를 누려야 합니다
첫날 몇만명이 자전거로 양평에 왔다니 대단합니다
이들이 머물면서 돈을 뿌리고 가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양평이 관광 천국 됩니다
체험농장에서 돈 뿌리고 식당에서 뿌리고 하면 인구 자연적으로 늘어납니다

배상협님의 댓글

배상협 작성일

지난 주말 양평시내가 북적거린 이유가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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