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부가 사는 법 -지평면주민자치위원장 이명희 · 송현3리 이장 윤태로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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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부가 사는 법 -지평면주민자치위원장 이명희 · 송현3리 이장 윤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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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2-06-18 09:43 댓글 1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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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부가 사는 법 -지평면주민자치위원장 이명희 · 송현3리 이장 윤태로

이제 지제면은 낯선 이름이 되었고, 지평면은 친숙한 이름이 되었다. 6년 전 개명 당시, 바깥에서는 지명 바꾸는 게 뭔 대단한 의미가 있을까 하는 눈으로 바라봤고, 이곳 주민은 역사와 전통을 올바르게 계승하는 첫 단추로 바라보았다.

우리 사는 곳의 이름을, 우리가 원하는 이름으로 정하는 것 자체가 주민자치를 상징한다. 뜬금없는 이름이 아니라 이 땅에서 먼저 살다 떠난 이들이 남긴 유산과 역사에서 이름을 찾는 노력은 지극히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역사와 전통의 계승 못잖게 중요한 것은 예전 그 따뜻하게 나눴던 이웃의 정을 되살리는 일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구호를 자주 마주치게 됨은 ‘더불어 사는 세상’이 점차 사라져가는 신호가 아니겠는가.

참된 주민자치는 공공의 이익에 있다. 공공의 이익은 나 자신을 뒷전에 두고 남을 앞세워 생각할 때 실체를 드러내는 법이다. 내 이익보다 남의 아픔을 앞세울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법이다. 양평관내 12개 주민자치위원회 가운데 불협화음이 들리는 곳도 더러 있고, 비교적 호평을 받는 주민자치위원회도 여럿 있다. 이 역시 무엇을 앞세우고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게 아닐는지.

2012년 6월 15일 오전 10시 지평면 주민자치위원회를 찾았다. 이명희 위원장과 남편 윤태로 송현3리 이장을 같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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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윤태로 이장 <가운데>이명희 위원장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일하신 지가 언제부터인지요?</b>

<b><font color=green>이명희 :</font> 2008년부터 주민자치위원으로 있다가 작년 1월 1일자로 위원장직을 맡게 됐어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양평 10개읍면 주민자치위원회 가운데 유일한 여성 위원장이십니다. 여성이라서 유리한 점, 혹은 불리한 점이 있다면?</b>

<b><font color=green>이명희 :</font> 여자가 뭘 한다고, 하는 편견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두드러지게 불리한 점은 별로 없는 것 같구요. 오히려 여성의 특성, 세심하고 세밀한 접근방식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화합할 수 있는 유대감 형성에 유리하다고 봐요.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주민자치위원장을 수행하시면서 느낀 보람이라면?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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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위원장
<b><font color=green>이명희 :</font> 우리 지평면은 자치위원회뿐 아니라 면정이나 기타 공동사안에 대한 주민참여도가 높은 편이에요. 어떤 일이라도 서로서로 힘을 모으기가 쉬우니까 일하는 재미가 아주 커요. 제가 위원장이 되고나서부터 그런 부분이 더 좋아졌다는 말을 들을 때가 제일 기분이 좋아요. 저야 뭐 일일이 찾아뵙고 자세히 말씀 전하고 그러는 게 제 일의 전부인데, 주민자치위원회 의원님부터 면장님, 면사무소 직원, 각 기관 임직원, 이장님, 그리고 지역유지들까지 좋은 분들이 너무 많으세요. 내가 사는 지평에 도움 되는 일이기만하면 발 벗고 나서는 분들이 참 많으세요. 
 
지난번 구제역 때, 사람이 모이는 거 자체가 어려웠잖아요? 그래서 자치위원회가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다 휴강을 했는데, 길거리나 마트에서 마주치는 회원들마다 ‘심심해 죽겠다, 우울증 걸릴 지경이다’ 라고 입을 모으더라구요. 그때 새삼 주민자치위원회의 중요성이랄까 사회적기능이랄까 하는 걸 실감했어요. 

지평면에서는 16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거든요. 댄스, 노래교실, 한국무용, 사물놀이 강습 등 다채롭게 진행되는데 그 자체에서 얻는 즐거움도 크겠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서 웃고 떠들 수 있는 자체가 사람 사는 재미라는 걸 깨달은 거죠. 진정한 주민자치라는 게 그런 거 아닐까요? 서로서로 자주 얼굴 보고, 정을 나누고,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함께 겪으면서, 지역사회에 좋은 일을 실행할 수 있는 공동의 힘을 키워나가는 게 주민자치의 가장 소중한 의의라고 생각해요.

작년부터 나눔의 장터를 시작했는데, 4회에 걸쳐 500만원 가량의 순이익을 거뒀거든요. 그 돈으로 대학신입생들 장려금 180만원, 독거노인들께 320만원을 지원해드렸어요. 어르신들 지원금은 자치위원회 의원들이 한 집 한 집 방문하면서 전해드렸어요. 물질적인 도움도 절박하시겠지만, 홀로 계신 어르신들께서 더 필요로 하시는 게 이웃의 정일 거라고 생각해서지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주민자치위원회의 발전을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b>

<b><font color=green>이명희 :</font> 몸으로 하는 일이 주민이 할 수 있지만, 예산문제는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현재 16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아까도 말했다시피 주민들이나 특히 어르신들이 아주 좋아하세요. 별다른 재미나 문화생활을 즐길 환경이 안 되는 지역에선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이 공적으로 이뤄지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연령별로 체계화되고 좀 더 다양하고 심도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군에서 예산지원이 확대되기를 정말 기대해요.</b> 

소위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여성의 사회진출 비중에서도 쉽게 나타난다. 지난 총선에서 양당의 수뇌가 여성이었으며, 다가오는 대선에 유력한 후보군 가운데 여럿이 여성이니 우리나라도 선진국 문턱에 닿았거나 이미 넘어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아직은 아내보다 끗발 낮은 남편을 보면 아주 약간 어색하다. 주민자치위원장이나 이장이나 거의 무보수니 누구 끗발이 높은지 따져보기가 애매하긴 하지만.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송현 3리 이장을 맡으신 지가 꽤 오래 됐죠?</b>

<b><font color=green>윤태로 :</font> 한 7년 됐네요. 여기서 산 지가 30년이구요. 정말 화살처럼 빠른 게 세월인가봅니다.</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가장 기억에 남는 보람과 아쉬움이라면?</b>

<b><font color=green>윤태로 :</font> 특별한 보람이나 아쉬움이랄 건 별로 없네요. 송현 3리는 군인아파트를 끼고 있어서 인구수는 많아도 정작 마을주민은 38가구가 고작이에요. 거기에 독거노인댁이 6,7가구, 기초생활수급가구가 5,6가구… 전형적인 농촌오지마을이지요.

사람이 많지 않으니 동네 자체의 원동력이 약하고, 그러니까 좋은 말로 하면 별 탈 없이 하루하루가 조용한 마을이고 솔직하게 말하면 고여 있는 물처럼 아무 변화가 없는 마을이기도 하죠.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오래 사셨고 이장도 오래 보셨으니 마을주민 살림살이는 훤히 꿰고 계시겠네요?</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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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로 이장
<b><font color=green>윤태로 :</font> 각자의 마음속까지야 모르더라도, 집안 형편은 제집살림처럼 속속들이 훤히 파악하고 있죠. 제일 안타까운 게 자식은 있는데 자식 덕은 손톱만치도 못 보는 경우에요. 덕은 고사하고 오히려 막심한 피해를 보는 거죠. 가진 것도 없고 수입이라곤 땡전 한 푼 없어도 이름만 남은 자식들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어른들 보면 참 기가 막힙니다.

4년 전에 돌아가신 분도 똑같은 처지였는데, 자의반 타의반 제가 아들 노릇했습니다. 안할래야 안할 도리가 없었죠. 사지가 많이 불편하니 죽 한 그릇 끓여 드실 수가 있나, 병원에 가서 약을 타 오실 수가 있나… 그런 분들도 큰일이지만, 병원비 무서워 병원 가실 엄두조차 못 내는 분들도 끊이질 않아요. 몇년 전에도 수술 안 받으면 곧 돌아가실 판인데, 그놈의 병원비 때문에 발만 동동 굴리던 양반 살리느라 군청을 몇 번이나 들락거렸는지 몰라요. 자식이 몇이나 있으니, 차상위계층으로도 지원이 안되더라구요. 다행이 군청 직원들이 이렇게 저렇게 힘을 써줘서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죠.

목숨이야 유지했지만, 별안간 없던 재산이 생기겠어요 없던 수입이 생기겠어요? 정말 살아도 사는 게 아니죠. 하루건너 찾아가보기는 하지만 그닥 큰 힘은 되어주지 못하고, 그냥 입으로만 별일 없으세요, 몸조리 잘하세요 인사만 하지요. 나라도 가난은 구제 못한다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옛날의 대한민국이 아니잖아요? 엄한 데 쏟아 붓는 예산의 백분의 일만 가져도 적어도 굶는 사람, 병원 못 가는 사람은 다 구할 수 있잖아요? 적어도 이장에게 자기 마을에 이 사람만큼은 나라가 도와야한다 하는 결정권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원, 뭔 법이 그리 복잡하고 물색이 없는지, 내가 볼 땐 지원 받지 않아도 될 사람 부지기수가 매달 꼬박꼬박 지원 받고 정작 꼭 지원 받아야 할 사람은 고린 동전 한 푼 받질 못하니…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사회생활의 시작은 공직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b>

<b><font color=green>윤태로 :</font> 딱 15개월 하고 접었습니다. 직속상관하고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는데, 이제 와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건 우습지만 30년 전만해도 법대로 하기도 곤란하고 관례대로 하기도 어려운 행정이 많았거든요. 일이 어려운 게 아니라 사람 상대하는 게 너무 어려워서 그만두고 말았죠.

원래 제 꿈이 어렸을 때부터 농장주였어요. 그래서 이리로 와서 터를 잡았죠. 마음만 그랬지, 초년농사 꼬라지가 오죽했겠어요. 아무리 기를 써도 남들 절반 폭도 안 되게 소출하면서 고생만 엄청 해댔죠. 축산도 한 십여년 해봤는데, 이건 더 해요. 시세가 완전히 복불복이잖아요? 작년엔 소값이 금값이다가 올해에는 개값이기 일쑤고, 무슨 투기 판도 아니고 고기 한 근 값이 달달이 요동을 쳐대니 견딜 재간이 있어야죠. 그래서 그것도 작파하고, 요즘엔 논농사 밭농사에만 매달려요. </b>

필자는 윤태로이장의 ‘초년농사 꼬라지’를 정확하게 기억한다. 30년전 그 무렵, 윤이장 논밭에서 모내기하고 배추를 뽑았기 때문이다. 친분이 있는 사이였지만 품앗이는 아니고 일당 받고 했다. 얼치기 아르바이트생에 얼치기 농부가 지은 농사가 오죽했겠는가마는 그래도 그때가 그립다. 흰머리 염색할 즈음이 되어야 비로소 내가 가졌던 청춘이 얼마나 황홀했던가를 실감하게 된다. 누구든 청춘의 소중함을 청춘에 알았다면 누구든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을 거다, 는 무망한 생각이다. 아무리 청춘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들 알아듣는 청춘이 어디 있겠는가. 제 아무리 잘난 인간도 겪어봐야 제대로 아는 게 인생 아니겠는가.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그래도 아이들은 잘 키우셨다는 말이 자자하던데요?</b>

<b><font color=green>윤태로 :</font> 송현리에 자리 잡고 산 지 30년에 절반은 반백수처럼 살았고, 나머지 15년은 애 엄마랑 애들만 보고 기를 쓰고 살았죠. 그러니까 어떻게든 꾸려가지대요.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라지만, 잘 커준 아이들이 기특할 뿐이죠. 아들놈은 삼정회계법인에, 딸아이는 인천공항에서 근무해요. 저희들 앞가림은 물론이고 부모까지 챙겨줘요. 그러면 뭐하나… 애들이 도대체 시집장가들 생각을 안 해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잘 키우셨네요. 특별한 자녀교육방침이 있었는지?</b>

<b><font color=green>이명희 :</font> 그런 게 뭐 있었겠어요? 우리 애들은 학원도 안 다니고 죽어라 교과서하고 참고서만 판 아이들이에요. 어렸을 때, 제가 미술학원 보내본 게 전부죠. 전 뭐랄까, 돈 잘 버는 사람보다는 인생을 즐기면서 뭘 좀 알면서 살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거든요. 부모 노릇은 제대로 못 했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뜻을 잘 따라준 거 같아요.

시집장가 갈 생각 않는 거야 저도 좀 걱정이 되지만, 요즘 시대가 쉽게 결혼하기도 어려운 세월이잖아요? 기다리다보면 전부 자기 짝들 잘 찾아서 가겠죠. 우리 때는 뜻만 맞으면 수저 두 벌, 냄비 하나면 결혼도 하고 그랬잖아요? 그래도 잘 살 사람들은 다 잘 살아요. 요즘은 뭐가 그리 따져야 할 게 많고, 준비할 게 많은지… 점점 좋아지는 것도 많은 세상이지만 점점 나빠지는 것도 많은 세상 같아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부부 간에 남다른 약속이랄까 규범 같은 게 있으신가요?</b>

<b><font color=green>이명희 :</font> 결혼 무렵에 저이가 그러대요. 시가에 잘하면 나도 처가에 잘 하겠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이혼은 입에 올리지 말자, 딱 그 두 마디 말을 결혼조건으로 내세우대요. 참 멋대가리 없는 사람이죠?</b>

<b><font color=green>윤태로 :</font> 살아보니까 결혼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게 ‘배려’더군요. 항상 상대편 마음으로 나를 봐라봐야 큰 탈이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 집사람이 점점 바깥으로 돌아다닐 일이 많아지니까, 혼자 밥 차려 먹을 일도 점점 잦아져요. 귀찮을 때도 없진 않지만, 내가 못하는 일을 와이프가 대신해줘서 고맙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무 불만이 없어요.

집사람이나 저나 원래부터 큰 부자 될 재주도 욕심도 없는 사람들이니까 그냥 마을사람들하고 정 나누고 딱한 사람 좀 거들면서 사는 게 그저 최고의 살아가는 낙으로 여기는 사람들이에요. 마음만 그렇지 전 봉사하는 게 그렇게 쉽지 않더라구요. 근데 집사람이 그걸 잘 하고 있으니 옆에서 보는 기분이 참 괜찮죠. 그래도 한참 바쁜 철에 나만 논바닥에 남겨두고 휭 하니 가버리면 화딱지가 나기도 하죠.</b>
 
당사자끼리 눈만 맞으면 혹은 집안어른들의 뜻만 맞으면 대충 날 잡고 방 얻고 세간살이 마련해서 식 올리는 게 얼마 전까지의 평범한 우리네 결혼풍습이었다. 그랬는데 언제부턴가는 매우 까다로운 수학이 되었다. 예비신랑과 예비신부는 숫자로 환산되기 시작한 지 한참이다. 직업이 의사면 점수가 몇, 한 달 수입이 얼마면 점수가 몇, 키가 얼마면 점수가 몇, 부모 직업이나 재산에 따른 점수가 또 몇, 이렇게 합산된 점수로 서로를 저울질하는 게 ‘결혼의 수학’으로 정착되었다. 필자 스스로를 그 수학공식에 적용했더니 마이너스 점수가 산출됐다. 한 30년 뒤늦게 태어났으면 몽당귀신이 되었을 팔자다. ‘결혼의 수학공식’은 당사자의 마음가짐 따위는 끼어들 틈 없이 빡빡하고 냉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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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로, 이명희 부부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두 분 다 바깥일이 많은 입장인데, 생활에 특별히 지장은 없으신지?</b>

<b><font color=green>이명희 :</font> 바깥일도 좋고 봉사도 좋지만 그렇다고 집안살림 어지러우면 그건 안 되죠. 덜 자고, 더 바삐 움직이면 집안살림 다 챙기면서도 바깥일 할 수 있어요. 남편이 늘 고맙죠. 남편의 외조가 없으면, 제가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겠어요?

주민자치위원장은 순전히 봉사직이예요. 예전에는 저도 봉사하는 사람들을 색안경도 끼고 보고, 오지랖도 넓네 하는 눈으로도 보고 그랬어요. 근데 해보니까 봉사라는 일이 참 기분 좋고 재미있는 일이더라구요. 한 마디로 진짜 살맛나는 일이에요, 봉사라는 게. 나 때문에 누군가 웃고 힘을 내고 행복해 하는 게 너무 좋은 거예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이럴 때는 내 남편이지만 꽤 멋지다, 는 생각이 드실 때가?</b>

<b><font color=green>이명희 :</font> 항상 멋지죠. 저이가 보기에는 깐깐하게 보이는데 겉만 그래요. 얼마나 자상한지 몰라요. 저번 ‘나눔의 장터’ 열 때는 공교롭게 제주도 단체관광을 떠나 있었는데, 장 열 무렵에 전화해서는 준비 잘 되는지 묻고, 장 거둘 무렵에는 얼마나 팔았는지 힘든 일은 없었는지 곰살맞게 전화로 일일이 묻더군요. 여자가 행복한 게 뭐겠어요? 자기 힘든 거 알아주고, 자기 하는 일에 늘 관심 가져주는 남편만큼 행복한 게 따로 또 있겠어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내 남편이지만 참 꼴불견이다, 싶을 때는 아예 없겠네요?</b>

<b><font color=green>이명희 :</font> 왜 없겠어요? 저번에는 막내 시누이가 전화해서는 ‘언니, 오빠 왜 그래?’ 할 정돈데. 이이가 시댁일이라면 아주 요란을 떨어요. 제가 알아서 챙길 거 다 챙기고, 거들 거 다 거드는 데도 맨날 뭐 빠진 게 없나, 사람 노릇 못한 게 없나 좌불안석이에요. 오죽하면 시누이가 저이 시댁일에 그만 좀 나서게 말려라, 그러겠어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이럴 때는 내 아내이지만 꽤 멋지다, 는 생각이 드실 때가?</b>

<b><font color=green>윤태로 :</font> 우리 집사람이 추진력 하나는 최고죠. 작심하면 못해내는 일이 없어요. 요즘 참 바쁘게 사는데 집안엔 티끌 하나 앉을 새가 없어요. 우리 집에 와보면 청소하고 정리정돈 하나는 전부 깜짝 놀랄 정도에요. 가정에서 할 바는 다 해놓고 바깥일도 하자는 게 우리 집사람 신조거든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반대로 내 아내지만 참 꼴불견이다, 싶을 때는?</b>

<b><font color=green>윤태로 :</font> 말하나마나 바가지 긁을 때죠. 원인이야 내가 잘못해서지만, 어쨌든 시비 걸고 꼬치꼬치 따지고 들 땐 정나미가 뚝 떨어지죠.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가끔 부부싸움이나 말다툼 같은 것도 하시나요?</b>

<b><font color=green>윤태로 :</font>  조그마하게는 안 하고 3년 정도 한번씩 대판 합니다. 옛날엔 과격했죠. 비싼 것도 냅다 집어던지면서 싸웠는데 갈수록 덩치만 크고 소리는 요란해도 돈은 헐한 거만 집어던지게 되더라구요.  요즘엔 서로 알만큼 아니까 크게 싸울 일도 별로 없고 그렇습니다.

</b><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이 사람하고는 정말 더 이상은 못 살겠다 그런 적도 있었나요?</b>

<b><font color=green>윤태로 :</font>  그런 적은 없습니다. 마음  못 잡고 방황했을 때, 농사 15년은 거의 반건달이었는데, 그때도 꾹 참고 정성을 쏟아주며 살아줬고 그래서 항상 고맙고 내가 장가는 잘 들었다, 그렇게 생각해요.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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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지평면에서 열릴 경로잔치를 위해 이명희 위원장이 15일 오전 지평면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의 일손을 돕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서구영화나 드라마 속의 이혼사유를 보면, 어떻게 저딴 걸로 갈라서나 하는 생각이 들기가 십상이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주변의 이혼사유를 보면 그 부분만큼은 서구사회를 뛰어넘었다. 네가 잘못하면 내가 응징한다, 이건 남남 사이에서나 가능하지 부부사이에서는 가당치도 않다고 믿는 사람은 그야말로 구세대다.

우리나라 국민 7퍼센트가 이혼경험자란다. 대한민국 기혼남성들은 저 하고 다니는 짓 5분만 반성해보면, 자기 부인이 성인(聖人)에 가까운 존재임을 깨닫는 동시에 황공하게 우러러 봐야하는 게 지극히 정상적이며 보편적 반응이다. 그렇지 않다면 본인 자체가 성인(聖人)급이거나 조만간 집에서 쫓겨날 위험이 크다.

인터뷰 말미에 부부는 며칠 후 개최할 ‘지평면 경로잔치’에 관해 길게 말한다. 대단한 자부심이 담겨 있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아니라 모두 힘을 합해 어른을 모시려는 이웃들, 지평면 구성원 모두에 대한 자부심이다. 정작 본인들은, 이웃들에게 지평면에서 가장 정성껏 봉사하는 사람으로 점 찍혀 있음은 잘 모르는 눈치다. 남을 잘 건사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자신의 봉사를 대수로운 일로 여기지 않는 버릇은 이 부부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YPN뉴스 (ypnnews@naver.com)

댓글목록

wodud701님의 댓글

wodud701 작성일

두분 사시는 방식이나
두분의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더욱 행복하세요~~~

관찰자님의 댓글

관찰자 작성일

부창부수라고 이두분은 무엇으로 사는가 궁금했는데...
언젠가는 이부부를 알리는 제보를해야겠다 싶었는데 결국 알아보시는 분이계시는군요. 고맙습니다. 늘,항상 건강과행복이 가득하시길바람니다.

민들레님의 댓글

민들레 작성일

부부가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 아름답습니다.
10개 주민자치위원회 유일한 여성 위원장!
늘 열의를 갖고 행사장에서 뵈면 격려와 비젼을 제시하는 멋쟁이 위원장~~~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성원아울렛님의 댓글

성원아울렛 작성일

우리 이명희위원장님~홧팅!
윤태로이장님~홧팅!
항상,지역을위해 애쓰시는 두분이 계셔서 행복하답니다.
늘~행복하세여~

행복한 마음님의 댓글

행복한 마음 작성일

나 보다는 우리를 생각하며 살아 가시는 두 분께 감동을 받고 글을 올립니다.
이 사회가 두 분과 같은 분들로 인해 더욱 밝아지고 좋아지는 것 같아요.
행복한 소식에 따뜻한 마음을 선물 받고 갑니다.
앞으로도 두 분께 행운과 행복한 웃음이 더욱 넘치시기를...

자작나무님의 댓글

자작나무 작성일

멋있는 부부네요~
언제나 지금처럼 행복하세요!

박민숙님의 댓글

박민숙 작성일

사람이 꽃보다 아릅답다는 말 아마도 두분을두고 하는 말인것 같네요.
두분모두 지역사회를 위하여 봉사하시는 모습 참으로 아릅답습니다.
건강하시고 더욱더 행복하세요.

이종숙님의 댓글

이종숙 작성일

항상 나눔의 삶을 실천하시며 열심히 살아가시는 위원장님! 지금의 모습 그대로 간직하시며 앞으로 더욱 행복하세요.... 

kyung님의 댓글

kyung 작성일

이명희위원장님!
 SuperWoman ~^^
자녀교육도 훌륭하시고
가정과 사회 활동 봉사까지
정말 힘든 일인데...
존경스럽습니다.
늘 가정에 건강과 웃음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최상옥님의 댓글

최상옥 작성일

아드님의 글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지고 코끝이 매워짐을 ...
이명희 위원장님~ 인연의 고리 갖게되어 참으로 흐믓합니다
두 분 걸어오신 길, 걸어가시는 길 따라 조금이나마 배우며 흉내라도 낼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아가겠습니다. 행복 가득함을 더 많이 채워가시기 바랍니다^.^

윤영희님의 댓글

윤영희 작성일

마음뭉클 가슴 찡.....
우리오빠 언니 화이팅입니다. 이런 공식적 자리에서 알콩달콩 사는 이야기 그대로 그것이 우리의 바탕입니다. 여름의 내리쬐는 땡빛보다 더 따가운 짜릿한 감동안고 갑니다. ypn도 영원하라.. 짜고 치는 ooo은 아니고.....히힛
 이상 윗 글에 등장하는 막내 시누이 조잘거렸습니다. 재잘재잘.....
 윗 글!! 끝까지 읽어 주시는 분에게 영원한 행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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