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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한 많은 지평땅을 자식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 지평면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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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3-10-11 09:05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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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한 많은 지평땅을 자식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 지평면 비상대책위원회

횡성의 탄약고가 10만 5천 양평군민 가슴에 불을 질렀다. 양평보다 120평방킬로미터, 3천6백만평이 더 너른 저희들 땅에는 놔두기도 옮기기도 싫은 탄약고를 이웃마을에 슬며시 유기하려든 심보를 어찌 이해하고 용인할 수 있겠는가. 그 장단에 놀아난 국방부와 두눈 뜨고 침략문서에 도장 찍어준 양평군은 도대체 정신머리를 어디다 팔아먹은 것일까. 나오느니 한숨이요 치솟느니 울분이다.

지금 지평면에는 비장감이 감돌고 있다. 야음을 틈타 탄약고 확장공사에 나선 정황이 포착되면서 지평면민의 마지막 인내심까지 폭파되고 말았다. 청년에서 어르신까지 삼삼오오 조를 편성해 스무네시간 감시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이 바쁜 농번기에 말이다.

10월 8일 오전 지평면비상대책위원회를 찾아, 김효성위원장, 김문경 집행위원장, 권오연 사무장과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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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시계방향> 지평면비상대책위원회 김효성 위원장, 김문경 집행위원장, 권오연 사무장.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횡성군 탄약고 이전 시도에 양평군민 모두가 분개하고 있습니다. 지평면민의 분노심은 더욱 클 텐데, 요즘 지역사회의 분위기는 어떤지 듣고 싶습니다.</b>

<b><font color=green>김효성 :</font> 처음에는 이런 말 저런 말로 의견의 분분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한 마음 한 뜻으로 탄약고는 막아야 한다, 이겁니다. 물론 엄청나게 화가 나 있죠. 주인도 모르게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말이죠.</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온갖 소문이 떠돌고 있는데, 대책위에서 파악하고 있는 이번 사태의 진상은 무엇인가요?</b>

<b><font color=green>김효성 :</font> 지난 5월에 양평군이 허가를 내줬다는 소리가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나 반발이 대단했어요. 그래, 항의방문단이 횡성군수와 면담할 때 제가 톡 깨놓고 물었죠. 이번 일을 양평군수가 사전에 알았냐 몰랐냐 횡성군수에게 직접 물었더니 몰랐다고 대답하더군요. 이러한 사태에서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다는 것도 잘못이긴 하지만, 사전에 알고 허가를 내줬다는 소문은 그냥 헛소문인 게 판명난 거죠.

처음에는 군에 대한 불만이 컸지만, 군수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저지하겠다고 약속해서 거의 해소됐어요.
우리들도 8월 26일인가, 그때 지평에  프랭카트 4장이 붙으면서 알게 되었어요. 책임소재는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되지 않겠어요? 지금은 책임 소재보다는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그간 꾹꾹 눌러온 정부에 대한 불만이 이번 일을 기화로 터지고 만 겁니다. 62년 동안 규제 받아온 걸 지평면의 숙명이라는 생각, 이젠 버렸어요. 국가안보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의 삶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이번 기회에 군사보호구역 축소 등 묵은 민원을 해결할 참이에요. 그동안 이만큼이나 못살게 굴었으면 정부차원에서도 지원을 해주던가 뭔가 대책을 세워줘야 하는 게 맞지 않아요?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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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국방부, 양평군, 횡성군 가운데 어느 기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십니까?</b>

<b><font color=green>김효성 :</font> 횡성군하고 국방부하고 짜고 친 고스톱으로 봐요. 양평군의 책임도 없지 않지만, 국가기관끼리 짜고 지역주민을 속이려 들다니 정말 어이가 없어요. 한편으론 횡성군의 입장도 이해가 가요. 기존의 탄약고가 얼마나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되었으면 2백억원이나 들여서 옮길 생각을 했겠어요? 그러나 옮길려면 자기들 관내에서 해결했어야지...</b>

<b><font color=green>권오연 :</font> 맞습니다. 그렇게 싫은 걸 왜 양평으로 보낼 작정을 합니까? 사실 여기 지평면은 고구려때부터 핍박을 받아온 지역 아닙니까? 군사적 요충지라는 멍에 때문에 피해본 거 따지면 진짜 한이 없어요. 그런데도 정부나 국방부는 아직도 국가안보만 내세우며 지역주민의 삶 따위에는 아예 관심도 없고 배려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

시대가 얼마나 바뀌었습니까? 지평면에 대한 규제만 시대의 흐름과 관계없이 멈춰 서 있는 꼴이에요. 이 작은 지역에 270만평이 군사보호구역으로 꽁꽁 묶여 있어요. 50년대의 군사적 여건이랑 지금의 군사적 여건이 얼마나 다릅니까? 생각해봅시다. 군사시설 보호는 현대적 무기와 장비로 운영되고 있으니, 울타리 안팎만 잘 지켜도 충분하지 않습니까? 아무 의미 없이 그냥 내키는대로 크게 반경을 그려서 지역주민의 재산을 허깨비로 만드는 처사는 이젠 그만둬야 하지 않겠어요?</b>

<b><font color=green>김효성 :</font> 횡성군한테 한 수 배웠어요. 탄약고도 옮길 수 있는 거라는 걸 정말 깨우쳤어요. 예전에 김영선 장군 있을 때, 여기 탄약고를 옮겨보자 의견이 모여지다가 그냥 흐지부지 된 적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국가안보 아니냐는 소리에 끽 소리 못하고 주저앉은 거죠.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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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김문경 :</font> 80년대까지는 통행증을 가져야 자기 집, 자기 논밭에 드나들던 데가 여기에요. 이정구 장군이 부임하고 나서 깜짝 놀랍디다. 대한민국에 아직도 이런 데가 있느냐면서 부랴부랴 풀어준 게 이제 20년 조금 지났어요. </b>

무인비행기가 지구 한 바퀴를 돌아 30cm 크기의 물체도 정밀 포격할 수 있는 시대이다. 아무리 중요한 군사시설이라 할지라도 울타리 밖 270만평을 방패로 삼아야 할 까닭이 없다.

지평면민, 그리고 양평군민의 항변은 정당하고 타당하다. 국가방위체제는 첨단의 과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대민(對民) 사고방식은 녹슨 에므원 소총보다 낡아빠졌으니 이를 어찌 할꼬. 국민을 위하는 군을 지닌 국가는 번영하고, 국민에 군림하는 군을 지닌 국가는 퇴보하는 역사의 교훈을 대한민국 정부와 국방부는 깊이 유념해야 할 것이다.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59탄약부대를 밀착 감시하고 계신다던데, 이것은 곧 어느 기관도 믿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는지요?</b>

<b><font color=green>권오연 :</font> 자기의 권리는 누가 거저 주는 게 아니에요.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뒷구녕에서 이런 짓들이 벌어지고 있을 줄 누가 생각이라도 했겠어요? 우리의 눈으로 우리땅을 지키는 게 당연한 일 아니겠어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비대위 투쟁활동의 이모저모를 소상히 밝혀주셨으면 좋겠습니다.</b>

<b><font color=green>김문경 :</font> 4개 마을이 교대로 그러니까 순찰활동과 감시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양평전체의 참여를 구하면서, 어떤 방법으로 우리 지역의 억울함을 국민에게 널리 알려 이러한 횡포를 막고 아예 이번 일을 기화로 그동안 참고만 살았던 군사적 규제를 완화시키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일이 그렇듯 돈이 문제에요. 매일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다보니 식대만 해도 얼맙니까? 라면 끓여먹고 찬거리는 저마다 집에서 갖고나와도 경비가 솔찮습니다. 양평군에서 TF팀도 만들고 공직자도 상주시켜서 큰 도움이 되고 있긴 하지만, 예산까지 지원해주기는 무리인가 봅니다.</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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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이번 사태의 바람직한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판단하고 계십니까?</b>

<b><font color=green>김효성 :</font> 여기에 사는 사람들을 몽땅 핫바지로 보고, 뒤에서 사바사바하려는 짓을 당장 멈춰야 합니다.
횡성군 탄약고 당연히 자기네 관내에서 이전을 하던 증축을 하던 현대화를 하던 해야 할 것이고, 이참에 불필요한 제약도 과감히 개선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주민들 모르게 야금야금 공사를 진행하는 짓은 정말 불난 데 기름 쏟아 부는 거와 똑같아요. 우리가 강력히 대처하고 나서야 공사중지 지시가 내려졌어요. 여기 공사장 대표가 횡성군과 통화하는 걸 바로 옆에서 직접 들었어요. 공식적인 공사중지는 불관 며칠 전, 그러니까 10월 4일 날 이뤄진 걸로 압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위원장님은 지평면이장협의회장으로 10년, 마을이장으로 17년을 봉직해오신 점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대농으로도 유명하시던데, 투쟁에 앞장서시느라 본인의 영농에는 차질이 없으신지요?</b>

<b><font color=green>김효성 :</font> 저는 옛날부터 새벽 2시 30분부터 농사지었습니다. 아침 9시까지만 열심히 하면 절대 농사일 놓치지 않아요. 제가 그런 방식으로 일하다 보니, 동네 분들도 제가 맨날 노는 줄만 알기도 합니다. 좀 고되기는 하지만, 비대위 일 때문에 크게 지장 받는 일은 없어요.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지역사회의 궂은일마다 선봉장 역할을 해오셨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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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김효성 :</font> 뭐 특별한 이유가 있겠어요? 여태 해오던 대로 하고 사는 거죠. 동네에 좋은 일 생기면 같이 좋아하고 나쁜 일 생기면 누구라도 먼저 나서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b>

할일 많은 사람들 오래 붙들고 있을 수가 없어,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주변을 살폈다. 난민대피소같은 감시천막에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과 아주머니들이 모여 계셨다. 이름도 묻지 못한 어느 한 분이, 내 새끼한테는 이렇게 한 많은 지평땅을 물려주지 않겠다, 단호하게 선언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우리 자식들에게 이렇게 한 많은 양평땅을 그대로 물러주지는 않겠노라, 양평군민 모두의 선언문과 다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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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PN뉴스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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