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정체는 지역발전의 정체와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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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정체는 지역발전의 정체와도 같습니다" -양평경찰서 주상근 교통관리계장-
지난 10일 양평경찰서는 ‘양평치안소식’지 창간호를 발행했다. 양평출신 첫 번째 서장인 전진선 양평경찰서장의 근무철학이 충분히 엿보인다. 가깝고도 먼 경찰이 군민에게 좀 더 다가서려는 노력이 반갑다. 물론 이러한 변화의 조짐이 어떤 성과로 결실을 맺을 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경찰의 영역 가운데 실생활에서 가장 밀접한 부분은 무엇일까. 강력사건이 비교적 드문 양평의 경우 교통관련 분야가 아닐는지. 양평의 도로총연장 길이는 536.8km이다. 그런데 신호등은 단 180개소에 불과하다. 1일 3만여대, 공휴일 13만여대의 일평균 교통량에 비해서도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작년 한해, 양평관내에서 64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22명이 사망했고 621명이 부상했다. 간뗑이 부은 운전자도 적지 않았다. 뺑소니가 24건 발생했고, 음주 523명과 무면허 74명이 적발됐다. 특기할 만한 것은 뺑소니사범 가운데 미검거자는 단 1명이라는 점이다. 단 1명의 미검거자도 이미 특정된 상태라니 검거는 시간문제이다. 어떤 교통사고를 내든 무단이탈은 쥐약임을 새삼 명심하게 된다.
최근 양평경찰서는 상습정체현상을 개선하겠노라 공언했다. 도로망은 한정돼 있고, 교통량을 봉쇄할 수도 없을 터인데 무슨 수로 달성하려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의심쩍기도 했다. 2015년 8월 10일 오후 양평경찰서에서 주상근 교통관리계장을 만났다.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상습정체 개선대책에 관심들이 많습니다. 개요와 전망을 묻겠습니다.</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양평에 놀러오고 싶기는 한데, 주말이면 차가 되게 밀려서 망설여진다는 소리를 외지사람들에게서 흔히 듣게 됩니다. 신임서장님은 이 부분을 굉장히 중요한 사안으로 보고 계세요. 외부유입에 장애요소는 지역발전 장애요소랑 차이가 없다는 시각이죠. 저 또한 같은 생각이구요.
간단히 말하면 병목현상을 개선해서 교통흐름을 원활히 만드는 겁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 관내 몇몇 군데에서 시도해보았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매우 좋았어요. 미리미리 교통량을 분산해서 한쪽으로 집중되는 폐단을 막는 거죠.
6번국도의 상습정체는 조안 IC 통제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곳의 유입차량을 국도로 유도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죠. 남양주경찰서에서도 적극적으로 공조하고는 있는데 해당지역주민의 동의를 얻는 게 참 난제이죠. 다행이 오는 16일 상행 IC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차단하기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그 효과가 결과치로 증명이 되면 정례화시키는 게 양평경찰서의 목표입니다.</b>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양평의 교통여건이랄까, 타지역과 다른 특이성은 어떤 부분인지요?</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지방도 즉 군도는 일명 새마을도로라고 불릴 정도로 오래된 길입니다. 비포장을 단순히 포장만 한 수준이라 인도가 없죠. 보행자는 어쩔 수 없이 차도를 침범하게 되고 운전자는 시야확보가 어려우니까, 제 입장에선 항상 시한폭탄처럼 조마조마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자전거 유입이 많으니까 사고위험도 더 크고 발생도 빈발해요. 지난 주말엔 목왕리 유명산 방향에서만 4건의 심각한 인명사고가 발생했어요. 봄부터 가을까지 관내 전체를 보면 주말마다 이삼십건의 자전거 관련사고가 납니다. 자잘한 사고를 제외하면 약 5명 정도의 중상자가 발생하고 더러 사망사고로 이어집니다. 게다가 음주운전에 해당되지 않으니 의외로 취중 라이딩이 많아요. </b>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뀐다. 애당초 시작을 말았거나 당연히 연속되어야 할 정책마저 오리무중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자전거 관련정책도 그렇다. 온 나라를 자전거 열풍으로 몰아넣고는 지금은 시치미를 뚝 떼고 있다. 관련예산이 풍선에 바람 빠진 꼴이라 후속대책은 바퀴 빠진 자전거 꼴이다.
잘 닦인 양평의 자전거 길을 보면 시설 잘해놨는데 개업휴점상태인 큰 식당을 보는 기분이 든다. 자전거 탄 사람이 떼로 몰려와 지역상권도 흥청거릴 거라 단꿈을 꿨던 게 억울하고 쓸쓸하다. 예전보다야 엄청 늘었다고는 하나 지역경제에 보탬은 미미하다.
정부가 외면해도 양평만이라도 어떤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자전거 관련사고가 이렇게 빈발하면 무언가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고, 드문드문이 아니라 양평상권에 자전거부대가 몰릴 지혜를 짜내야 하지 않을까. 이도저도 어렵다면 양평군민만이라도 양평의 자전거 길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복안을 강구해내야 하지 않겠는가.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지역사회에서 단속업무가 쉽지 않겠습니다. 엄하게 하자니 원성이 신경 쓰이고 느슨하게 하자니 사고위험이 신경 쓰일 듯싶은데, 어떻습니까?</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이것도 일종의 직업병이겠습니다만, 퇴근 후에도 도로에서 눈을 떼지 못하겠어요. 가족들이랑 외출하다가도 안전모 안 쓴 오토바이 운전자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해요. 안전모 미착용으로 걸리는 사람은 거의 항상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에요. 딱지 떼기가 참 망설여지긴 하지만 마음을 독하게 먹습니다.
얼마 전에도 중국집 배달원 한 분이 오토바이 반파 사고를 당했는데 다행히 안전모 덕분에 큰 부상은 입지 않았어요. 일흔 노인께서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트럭에 받힌 현장을 목격했는데 다행히 안전모를 쓰고 계셔서 그때도 별탈이 없었어요. 반면에 안전모 미착용 상태에서는 조금만 부딪쳐도 중상이나 사망사고로 직결됩니다.
한 다리 건너면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저는 늘 동료들에게 ‘원칙대로 하자’ 고 독려합니다. 벌점 얼마 벌금 얼마 봐주는 게 당장은 이익일 거처럼 보이겠지만 길게 보면 본인의 안전을 크게 좀먹는 일이에요. 교통법규 위반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보면 언젠가는 큰 사고를 겪게될 게 빤하니까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이번 8.15 사면에 음주운전 등 도로교통법위반 사범도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일선경찰관의 입장에서 이러한 조치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단속경찰관 입장에선 허탈감 느낄 거라고 예상하기 쉽지만, 속마음은 참 다행이다 싶어요. 음주운전 부분은 없는 사람이 적발되는 경우가 많아요. 잘 나가는 분들은 전용기사가, 여유가 있으면 대리기사에게 부탁하기도 용이하지 않겠어요? 내일 당장 일은 나가야겠고 대리기사비는 아까운 처지이기 십상이에요. 물론 처벌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지만요. </b>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경찰관으로 재직하시면서 교통관련업무는 얼마나 되는지요? 또 그간 양평의 교통관련 사고나 법규위반에서 특이한 변화는 없는지요?</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병역도 남대문 경찰서 교통의경으로 마쳤으니 인연이 깊은 거겠죠. 89년도 임용이후 거의 교통관련 업무를 봤습니다. 한때 싸이카(sidecar) 의전행사대원 시절만 제외하면 거의 교통현장에서 일했죠.
도농지역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양평분들이 원래 대범한 건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경찰차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태연히 법규위반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며칠 전엔 양평교회 앞 회전교차로 모퉁이에 떡하니 주차를 해놓은 바람에 일대교통이 10분 이상 마비된 적이 있어요. 나중에 어슬렁거리며 나타난 양반에게 딱지를 떼는데 반응이, 뭐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이런 정도였어요.
특히 아직도 안전띠착용과 운전중 휴대폰사용에 대해 경각심이 약해 보입니다. 사망사고 10건 중 4건은 안전띠 미착용이고, 작은 충격에도 사망이나 중상이 발생한 경우는 거의 그런 경우인데도 말이죠. 운전중 휴대폰 사용은 음주운전보다 훨씬 위험한데도 별반 나아지지를 않아서 큰 걱정입니다. 또 보행안전의식도 크게 미흡해 보여요. 아무데서나 건너고, 게다가 휴대폰까지 쓰면서 말이죠. </b>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교통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급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우선 양평읍내, 양평의 중심부터 교통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앙통 양쪽 차선의 거리주차장 운영은 가능한 조속히 폐지돼야 합니다. 가뜩이나 좁은 도로를 그렇게 낭비하는 건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죠. 또 중앙분리대를 설치해야 합니다. 아무데서나 유턴하고 아무데서나 건너는 것 때문에 교통사고 위험도 교통혼잡도 줄일 수가 없어요.
더욱 눈여겨볼 일은 지금 같은 방치상태에서는 교통안전의식이 제자리걸음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수십년 전의 차량 수와 인구수에서는 적당히 넘어갈 수 있었던 부분을 현재까지도 될대로 되라 식으로 내버려두는 건, 운전자나 보행자나 안전의식 수준을 수십년 전에 묶어두는 것과 다름없죠.
하루바삐 개선해야 합니다. 양평군민이면 누구나 양평읍내를 빈번히 오가기 마련이니, 여기서부터 교통의식을 개선해야 양평전체의 교통의식이 높아집니다. </b>
보복운전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예전부터 그래왔지만, 블랙박스에 저장된 현장이 공분을 불러일으킨 덕분이다. 황당한 횡포를 목격하며, 저런 나쁜 놈이 다 있나, 혀를 차다가도 문득 나 또한 비슷한 충동을 느꼈음을 깨닫게 된다. 짜증을 넘어 콱 박아버리고 싶은 운전자가 어디 하나 둘인가.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이 똑같은 부류의 운전자로 도로를 누볐을 확률을 아주 배제할 수는 없지만.
군청 앞에서 터미널 앞까지는 참으로 인내의 도로이다. 매일 오가면서 매일 주름이 느는 찻길이다. 비좁은 2차선에 1차선은 주차장이고, 여기서 툭 저기서 툭 튀어나오는 보행자에, 여기서 휙 저기서 휙 핸들을 돌리는 차량 탓에 심약한 심장 과부하 걸리기 예사이다. 장날이라도 겹치면 차라리 걷는 게 빠르다.
주상근 계장의 지적에 적극 동의한다. 양평의 중심을 언제까지나 교통의 무법천지로 놔둘 수는 없다. 당장은 불편할 수도 있고, 주변이해당사자의 반발이 거세더라도 원칙을 세우고 지켜야 한다. 중앙분리대 설치할 예산이 없으면 도로중앙에 큰 화분이라도 줄 세워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비좁은 도로 양쪽을 잡아먹는 거리주차장 대체공간 확보도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가장 큰 애로사항은 어떤 것인지요?</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과중한 업무, 현장단속에서의 마찰, 박봉 이런 건 다 경찰관의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하는 데 이런 게 제일 어렵다, 이런 건 잘 못 느끼겠어요.
대신 안타까움이 큽니다. 주변에 절도사고나 또는 불의의 강력사건의 피해자가 발생하면 모두들 관심이 집중되고 대책마련에도 여론이 모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아주 둔감한 편입니다. 사망사고가 나도 별로 관심이나 경계를 갖지 않아요. 운전하는 또 보행자나 대중교통 이용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인데도요. 전 그게 진짜 이해가 안 가고 제일 안타깝고, 제 업무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통사고는 그야말로 순식간입니다. 평소에 교통안전을 습관처럼 지니지 않고 있으면 언제 어디서 무슨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거든요. 우리 팀에는 홍보만 전담하는 인원이 있어요. 관내 유치원, 초등학교는 빠짐없이 찾아가서 교통안전의식 교육을 이행합니다. 또 요청만 해주시면 어느 자리 어느 모임에서도 교통안전교육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제발 부탁드리건대, 교통사고 만만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b>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26년간의 경찰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궁금합니다. </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고속도로 순찰대에 근무할 당시 경부대로 중앙차단시설 없는 데에서 중앙선 침범 사고가 있었어요. 아산에서 오산 구간이었는데, 안전띠 미착용 아이가 30미터쯤 날아가서 아스팔트도로에 추락했는데, 정신없이 수습해서 병원으로 이송해서 천운으로 생명을 건진 게 두고두고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도 비슷한 경험이 여러 번 있는 데도 불구하고 그때 일이 자주 떠올라요. 그 아이는 지금 어떤 사람으로 살고 있는지 많이 궁금하구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양평의 운전자에게 이것만은 꼭 명심해달라 부탁할 말씀을 끝 질문으로 드립니다.</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교통관련 사망사고가 나면 그렇게 허탈할 수가 없어요. 저는 물론이고 저희 팀원 모두가 어떻게든 교통사고를 막으려고 동분서주하는 데 참 소소한 원인이 화근이 되어서 사망사고에까지 이르게 되면 정말 참담하고 속이 상하고 그렇습니다.
교통사고 방지의 핵심은 배려입니다. 모두가 남을 배려하면서 운전하면 사고가 날래야 날 수가 없어요. 모두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만이라도 남을 배려하고 운전하면 사고확률은 대단히 낮아집니다. 남을 생각하면 어떻게 횡단보도 앞에서 일단멈춤을 위반할 것이며, 아무데나 주정차를 하겠습니까? 끼어드는 차가 있으면 급한 일이 있나보다 양보하고, 부득이 다른 차량에 폐를 끼치면 깜박이라든가 수신호로 사과나 감사를 표하는 마음가짐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b>
인류가 바퀴를 발명한 것은 약 6,000년 전이다. 그리고 거의 6천년 동안 바퀴 달린 이동기구는 오로지 인간이나 짐승의 힘에 의존해왔다. 인류의 아주 오랜 소망, 자체의 힘으로 이동하는 운반기구의 실현은 불과 300여년 전 일이다.
자동차 운행시, 운전자 옆좌석에는 항시 보조운전자가 탑승해야만 한다. 교차로가 나타나면 차량은 무조건 정지하고 보조운전자는 하차하여, 각 방향에 깃발로 통과의사를 수신호로 고지한 다음 통과해야만 한다. 자동차가 대중화로 진입하기 시작하던 150여년 전, 미국의 교통법규이다. 편의보다는 안전을 우선했던 지혜와 겸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시대의식은 외적발전을 향해 치달았고, 그 와중에 지혜와 겸손보다는 타산과 편리가 대세를 이뤄왔다. 근 백년 뒤 자동차대중화시대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지혜와 겸손이 거세된 자동차문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뿌리가 허전한 자동차문화는 운전면허증을 어떻게 하면 더 손쉽게 따게 해주느냐 수준으로 발전해왔다. 수출제품보다 내수제품이 훨씬 비싸고 안전장치도 미흡한 자동차생산의 밑거름으로 발전해왔다.
작년 한해 국내 살인범죄 사망자는 354명, 교통사고사망자는 4,762명이다. 너무 빈번한 사고라서 그런 것일까. 대부분 우리의 인식은 교통법규위반 적발은 재수 없는 일의 범주에, 교통사고는 운수 나쁜 일의 범주에 머물러 있다. 재수 없고 운수 나쁜 범주라는 의미는 곧 불가항력의 범주라는 의미이다.
과연 그럴까? 가슴에 손을 얹고 지난 한 달간 내가 위반한 교통법규를 헤아려보면 전혀 사실이 아님을 간파하게 된다. 인명사고 발생 교통사고의 거의 모두가 소소한 법규위반이 원인임을 부정할 수 없다면 말이다. 인명사고의 대부분이 안전띠만 맸더라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 말이다.
경찰의 영역 가운데 실생활에서 가장 밀접한 부분은 무엇일까. 강력사건이 비교적 드문 양평의 경우 교통관련 분야가 아닐는지. 양평의 도로총연장 길이는 536.8km이다. 그런데 신호등은 단 180개소에 불과하다. 1일 3만여대, 공휴일 13만여대의 일평균 교통량에 비해서도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작년 한해, 양평관내에서 64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22명이 사망했고 621명이 부상했다. 간뗑이 부은 운전자도 적지 않았다. 뺑소니가 24건 발생했고, 음주 523명과 무면허 74명이 적발됐다. 특기할 만한 것은 뺑소니사범 가운데 미검거자는 단 1명이라는 점이다. 단 1명의 미검거자도 이미 특정된 상태라니 검거는 시간문제이다. 어떤 교통사고를 내든 무단이탈은 쥐약임을 새삼 명심하게 된다.
최근 양평경찰서는 상습정체현상을 개선하겠노라 공언했다. 도로망은 한정돼 있고, 교통량을 봉쇄할 수도 없을 터인데 무슨 수로 달성하려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의심쩍기도 했다. 2015년 8월 10일 오후 양평경찰서에서 주상근 교통관리계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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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상습정체 개선대책에 관심들이 많습니다. 개요와 전망을 묻겠습니다.</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양평에 놀러오고 싶기는 한데, 주말이면 차가 되게 밀려서 망설여진다는 소리를 외지사람들에게서 흔히 듣게 됩니다. 신임서장님은 이 부분을 굉장히 중요한 사안으로 보고 계세요. 외부유입에 장애요소는 지역발전 장애요소랑 차이가 없다는 시각이죠. 저 또한 같은 생각이구요.
간단히 말하면 병목현상을 개선해서 교통흐름을 원활히 만드는 겁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 관내 몇몇 군데에서 시도해보았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매우 좋았어요. 미리미리 교통량을 분산해서 한쪽으로 집중되는 폐단을 막는 거죠.
6번국도의 상습정체는 조안 IC 통제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곳의 유입차량을 국도로 유도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죠. 남양주경찰서에서도 적극적으로 공조하고는 있는데 해당지역주민의 동의를 얻는 게 참 난제이죠. 다행이 오는 16일 상행 IC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차단하기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그 효과가 결과치로 증명이 되면 정례화시키는 게 양평경찰서의 목표입니다.</b>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양평의 교통여건이랄까, 타지역과 다른 특이성은 어떤 부분인지요?</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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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요즘은 자전거 유입이 많으니까 사고위험도 더 크고 발생도 빈발해요. 지난 주말엔 목왕리 유명산 방향에서만 4건의 심각한 인명사고가 발생했어요. 봄부터 가을까지 관내 전체를 보면 주말마다 이삼십건의 자전거 관련사고가 납니다. 자잘한 사고를 제외하면 약 5명 정도의 중상자가 발생하고 더러 사망사고로 이어집니다. 게다가 음주운전에 해당되지 않으니 의외로 취중 라이딩이 많아요. </b>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뀐다. 애당초 시작을 말았거나 당연히 연속되어야 할 정책마저 오리무중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자전거 관련정책도 그렇다. 온 나라를 자전거 열풍으로 몰아넣고는 지금은 시치미를 뚝 떼고 있다. 관련예산이 풍선에 바람 빠진 꼴이라 후속대책은 바퀴 빠진 자전거 꼴이다.
잘 닦인 양평의 자전거 길을 보면 시설 잘해놨는데 개업휴점상태인 큰 식당을 보는 기분이 든다. 자전거 탄 사람이 떼로 몰려와 지역상권도 흥청거릴 거라 단꿈을 꿨던 게 억울하고 쓸쓸하다. 예전보다야 엄청 늘었다고는 하나 지역경제에 보탬은 미미하다.
정부가 외면해도 양평만이라도 어떤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자전거 관련사고가 이렇게 빈발하면 무언가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고, 드문드문이 아니라 양평상권에 자전거부대가 몰릴 지혜를 짜내야 하지 않을까. 이도저도 어렵다면 양평군민만이라도 양평의 자전거 길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복안을 강구해내야 하지 않겠는가.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지역사회에서 단속업무가 쉽지 않겠습니다. 엄하게 하자니 원성이 신경 쓰이고 느슨하게 하자니 사고위험이 신경 쓰일 듯싶은데, 어떻습니까?</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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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도 중국집 배달원 한 분이 오토바이 반파 사고를 당했는데 다행히 안전모 덕분에 큰 부상은 입지 않았어요. 일흔 노인께서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트럭에 받힌 현장을 목격했는데 다행히 안전모를 쓰고 계셔서 그때도 별탈이 없었어요. 반면에 안전모 미착용 상태에서는 조금만 부딪쳐도 중상이나 사망사고로 직결됩니다.
한 다리 건너면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저는 늘 동료들에게 ‘원칙대로 하자’ 고 독려합니다. 벌점 얼마 벌금 얼마 봐주는 게 당장은 이익일 거처럼 보이겠지만 길게 보면 본인의 안전을 크게 좀먹는 일이에요. 교통법규 위반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보면 언젠가는 큰 사고를 겪게될 게 빤하니까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이번 8.15 사면에 음주운전 등 도로교통법위반 사범도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일선경찰관의 입장에서 이러한 조치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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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단속경찰관 입장에선 허탈감 느낄 거라고 예상하기 쉽지만, 속마음은 참 다행이다 싶어요. 음주운전 부분은 없는 사람이 적발되는 경우가 많아요. 잘 나가는 분들은 전용기사가, 여유가 있으면 대리기사에게 부탁하기도 용이하지 않겠어요? 내일 당장 일은 나가야겠고 대리기사비는 아까운 처지이기 십상이에요. 물론 처벌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지만요. </b>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경찰관으로 재직하시면서 교통관련업무는 얼마나 되는지요? 또 그간 양평의 교통관련 사고나 법규위반에서 특이한 변화는 없는지요?</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병역도 남대문 경찰서 교통의경으로 마쳤으니 인연이 깊은 거겠죠. 89년도 임용이후 거의 교통관련 업무를 봤습니다. 한때 싸이카(sidecar) 의전행사대원 시절만 제외하면 거의 교통현장에서 일했죠.
도농지역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양평분들이 원래 대범한 건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경찰차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태연히 법규위반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며칠 전엔 양평교회 앞 회전교차로 모퉁이에 떡하니 주차를 해놓은 바람에 일대교통이 10분 이상 마비된 적이 있어요. 나중에 어슬렁거리며 나타난 양반에게 딱지를 떼는데 반응이, 뭐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이런 정도였어요.
특히 아직도 안전띠착용과 운전중 휴대폰사용에 대해 경각심이 약해 보입니다. 사망사고 10건 중 4건은 안전띠 미착용이고, 작은 충격에도 사망이나 중상이 발생한 경우는 거의 그런 경우인데도 말이죠. 운전중 휴대폰 사용은 음주운전보다 훨씬 위험한데도 별반 나아지지를 않아서 큰 걱정입니다. 또 보행안전의식도 크게 미흡해 보여요. 아무데서나 건너고, 게다가 휴대폰까지 쓰면서 말이죠. </b>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교통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급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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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눈여겨볼 일은 지금 같은 방치상태에서는 교통안전의식이 제자리걸음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수십년 전의 차량 수와 인구수에서는 적당히 넘어갈 수 있었던 부분을 현재까지도 될대로 되라 식으로 내버려두는 건, 운전자나 보행자나 안전의식 수준을 수십년 전에 묶어두는 것과 다름없죠.
하루바삐 개선해야 합니다. 양평군민이면 누구나 양평읍내를 빈번히 오가기 마련이니, 여기서부터 교통의식을 개선해야 양평전체의 교통의식이 높아집니다. </b>
보복운전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예전부터 그래왔지만, 블랙박스에 저장된 현장이 공분을 불러일으킨 덕분이다. 황당한 횡포를 목격하며, 저런 나쁜 놈이 다 있나, 혀를 차다가도 문득 나 또한 비슷한 충동을 느꼈음을 깨닫게 된다. 짜증을 넘어 콱 박아버리고 싶은 운전자가 어디 하나 둘인가.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이 똑같은 부류의 운전자로 도로를 누볐을 확률을 아주 배제할 수는 없지만.
군청 앞에서 터미널 앞까지는 참으로 인내의 도로이다. 매일 오가면서 매일 주름이 느는 찻길이다. 비좁은 2차선에 1차선은 주차장이고, 여기서 툭 저기서 툭 튀어나오는 보행자에, 여기서 휙 저기서 휙 핸들을 돌리는 차량 탓에 심약한 심장 과부하 걸리기 예사이다. 장날이라도 겹치면 차라리 걷는 게 빠르다.
주상근 계장의 지적에 적극 동의한다. 양평의 중심을 언제까지나 교통의 무법천지로 놔둘 수는 없다. 당장은 불편할 수도 있고, 주변이해당사자의 반발이 거세더라도 원칙을 세우고 지켜야 한다. 중앙분리대 설치할 예산이 없으면 도로중앙에 큰 화분이라도 줄 세워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비좁은 도로 양쪽을 잡아먹는 거리주차장 대체공간 확보도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가장 큰 애로사항은 어떤 것인지요?</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과중한 업무, 현장단속에서의 마찰, 박봉 이런 건 다 경찰관의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하는 데 이런 게 제일 어렵다, 이런 건 잘 못 느끼겠어요.
대신 안타까움이 큽니다. 주변에 절도사고나 또는 불의의 강력사건의 피해자가 발생하면 모두들 관심이 집중되고 대책마련에도 여론이 모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아주 둔감한 편입니다. 사망사고가 나도 별로 관심이나 경계를 갖지 않아요. 운전하는 또 보행자나 대중교통 이용자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인데도요. 전 그게 진짜 이해가 안 가고 제일 안타깝고, 제 업무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통사고는 그야말로 순식간입니다. 평소에 교통안전을 습관처럼 지니지 않고 있으면 언제 어디서 무슨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거든요. 우리 팀에는 홍보만 전담하는 인원이 있어요. 관내 유치원, 초등학교는 빠짐없이 찾아가서 교통안전의식 교육을 이행합니다. 또 요청만 해주시면 어느 자리 어느 모임에서도 교통안전교육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제발 부탁드리건대, 교통사고 만만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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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26년간의 경찰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궁금합니다. </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고속도로 순찰대에 근무할 당시 경부대로 중앙차단시설 없는 데에서 중앙선 침범 사고가 있었어요. 아산에서 오산 구간이었는데, 안전띠 미착용 아이가 30미터쯤 날아가서 아스팔트도로에 추락했는데, 정신없이 수습해서 병원으로 이송해서 천운으로 생명을 건진 게 두고두고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도 비슷한 경험이 여러 번 있는 데도 불구하고 그때 일이 자주 떠올라요. 그 아이는 지금 어떤 사람으로 살고 있는지 많이 궁금하구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 양평의 운전자에게 이것만은 꼭 명심해달라 부탁할 말씀을 끝 질문으로 드립니다.</b>
<b><font color=green>주상근</font> : 교통관련 사망사고가 나면 그렇게 허탈할 수가 없어요. 저는 물론이고 저희 팀원 모두가 어떻게든 교통사고를 막으려고 동분서주하는 데 참 소소한 원인이 화근이 되어서 사망사고에까지 이르게 되면 정말 참담하고 속이 상하고 그렇습니다.
교통사고 방지의 핵심은 배려입니다. 모두가 남을 배려하면서 운전하면 사고가 날래야 날 수가 없어요. 모두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만이라도 남을 배려하고 운전하면 사고확률은 대단히 낮아집니다. 남을 생각하면 어떻게 횡단보도 앞에서 일단멈춤을 위반할 것이며, 아무데나 주정차를 하겠습니까? 끼어드는 차가 있으면 급한 일이 있나보다 양보하고, 부득이 다른 차량에 폐를 끼치면 깜박이라든가 수신호로 사과나 감사를 표하는 마음가짐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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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바퀴를 발명한 것은 약 6,000년 전이다. 그리고 거의 6천년 동안 바퀴 달린 이동기구는 오로지 인간이나 짐승의 힘에 의존해왔다. 인류의 아주 오랜 소망, 자체의 힘으로 이동하는 운반기구의 실현은 불과 300여년 전 일이다.
자동차 운행시, 운전자 옆좌석에는 항시 보조운전자가 탑승해야만 한다. 교차로가 나타나면 차량은 무조건 정지하고 보조운전자는 하차하여, 각 방향에 깃발로 통과의사를 수신호로 고지한 다음 통과해야만 한다. 자동차가 대중화로 진입하기 시작하던 150여년 전, 미국의 교통법규이다. 편의보다는 안전을 우선했던 지혜와 겸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시대의식은 외적발전을 향해 치달았고, 그 와중에 지혜와 겸손보다는 타산과 편리가 대세를 이뤄왔다. 근 백년 뒤 자동차대중화시대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지혜와 겸손이 거세된 자동차문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뿌리가 허전한 자동차문화는 운전면허증을 어떻게 하면 더 손쉽게 따게 해주느냐 수준으로 발전해왔다. 수출제품보다 내수제품이 훨씬 비싸고 안전장치도 미흡한 자동차생산의 밑거름으로 발전해왔다.
작년 한해 국내 살인범죄 사망자는 354명, 교통사고사망자는 4,762명이다. 너무 빈번한 사고라서 그런 것일까. 대부분 우리의 인식은 교통법규위반 적발은 재수 없는 일의 범주에, 교통사고는 운수 나쁜 일의 범주에 머물러 있다. 재수 없고 운수 나쁜 범주라는 의미는 곧 불가항력의 범주라는 의미이다.
과연 그럴까? 가슴에 손을 얹고 지난 한 달간 내가 위반한 교통법규를 헤아려보면 전혀 사실이 아님을 간파하게 된다. 인명사고 발생 교통사고의 거의 모두가 소소한 법규위반이 원인임을 부정할 수 없다면 말이다. 인명사고의 대부분이 안전띠만 맸더라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 말이다.
YPN뉴스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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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옳은생각님의 댓글
옳은생각 작성일계장님도 열성이다만 서장님 마인드가 진짜로 굿이네
경찰이라고 도둑만 잡나
지역에 필요한것을 잡아내야지
노는날이면 길막혀서 증말 몬살게겠네요
앞으로도 정체문제는 갹
행복한양평인님의 댓글
행복한양평인 작성일강력사건보다도 더 많은 희생을 낳는 교통사고, 만만히 보지 말라는 내용이 와 닿습니다.
기사 내용처럼
자신은 물론 타인의 안전을 지키는 일,
교통법규를 잘 지키고 배려하는 마음만 갖는다면 참 쉬운 일인 것 같습니다.
대담형식의 내용에서 양평의 발전을 생각하는 경찰관과 기자님의 진정어린 염려가 느껴집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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