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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 아이들의 학교, 그리고 떠나가는 아이들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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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8-05-07 14:37 댓글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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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학교는 스쿨버스가 없어요. 전학가고 싶어요”

“버스도 자주 안다니고 학교에는 스쿨버스도 없어요. 전학가고 싶어요”
지난 25일 하굣길에서 만난 세월초등학교 아이들.
학교가 끝난 아이들의 하교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대개는 부모를 기다리거나 자전거로 통학하는 아이들,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는 아이들이었다.
50여명의 작은 학생들이 다니는 소규모 학교여서 그런지 스쿨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특히 학교주변에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하교 시간 내 하루 수십여대의 큰 덤프트럭 오가고 있어 보기만 해도 아찔했다.

그 가운데 도로에서 장난치며 버스를 기다리는 몇몇 아이들이 보였다.
“매일 어떻게 통학을 하니”라는 질문에 “부모님이 다 일 나 가셔서 늘 시내버스로 통학해요”고 말한다.
또 일부의 아이들은 자신의 다리 길이보다 높은 자전거의 폐달을 밟아가며 위험한 도로 사이사이를 ‘쌩쌩’ 달리며 하교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한편 세월초교는 여주군 산북면 전북교회 정재호 목사 부부가 매일같이 자신의 승합차량을 이용해 아이들의 등·하교를 책임지고 있다.

그나마 목사 부부 덕분에 40여명의 아이들은 등·하굣길이 원만히 이뤄지고 있지만 어찌됐던 봉사차원이기에 목사부부에게 일이 생길 경우에는 이 역시도 난감하긴 사정이 마찬가지다.



◇ 양서초, “스쿨버스요 우린 해법을 찾았어요”

양서면 도곡리 소재한 양서초등학교(교장 권대근)는 인근의 국도 6호선 4차선 도로여건 때문에 학생들의 통학여건은 그야말로 사각지대다.
결국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할 통학버스 지원은 그야말로 학교의 큰 숙원사업이다.
권 교장은 한국수력원자력(주) 팔당발전소 소장을 찾아가 “댐이 들어선 이후 면 소재지가 양수리로 이전해 가고 결국 시내버스 이용 등의 불편까지 감내하고 있다”고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그 결과 팔당수력발전소는 지난 2006년 9월 33인승의 스쿨버스를 학교에 기증했고 양서면사무소도 물이용부담금 중 주민숙원사업비를 차량유지비로 지원하게 되면서 해법을 찾아내기도 했다.
결국 스쿨버스가 운영되던 해를 기점으로 양서초교는 매년 학생수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떠나가는 농촌학교에서 돌아오는 농촌학교로 변모하고 있는 중이다.
시골학교를 떠나가는 원인이 교육의 질적 문제 때문 탓만은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교육청의 지원이 없는 상황이지만 학교와 동문이 적극 나선다면 학생들의 통학문제를 해결한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최근들어 학교들이 나서 ‘돌아오는 농촌학교 만들기’ 사업을 펼친다고 하지만 좋은 교육을 만들어 내는 것 보다 좋은 교육을 받으러 오가는 길이 부담스럽지 않은 학교가 먼저 돼야 진정한 ‘돌아오는 농촌학교’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 스쿨버스, 편중현상심화

앞서와 같이 스쿨버스 문제는 세월초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관내 소규모 학교 역시 스쿨버스가 운행되지 않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없어질 위기에 놓인 시골초교의 여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양평군 관내에는 분교를 포함한 25개의 공립초등학교가 있다.
이중 스쿨버스가 없는 학교는 양평초교, 양평동초교, 용문초교를 비롯해 비교적 학생수가 적은 세월초교, 일신분교, 고송분교, 단석분교, 정배분교 등이다.

또 조현초교와 대아초교, 강상초교는 스쿨버스를 자체적으로 임대해 자체운영을 하고 있어 예산이 부족할 경우에는 운영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초래 할 수 있는 형국이다.
반면 양동초교는 총 5대의 스쿨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청운초교 역시 3대를 보유 중에 있다.

이는 인근 초등학교가 폐교되는 바람에 폐교된 학생들이 근처 초등학교로 통합되면서 스쿨버스까지 고마운 선물로 덤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자체적인 스쿨버스 지원은 현재로선 난감한 상황”이라며 “돌아오는 농촌학교로 지정됐을 경우 경기도교육청에서 운영비 등의 예산이 나오는 경우는 있지만 이외의 경우 교육청 자체에서 지원할 수 있는 근거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지만 현재 여러 대의 스쿨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를 상대로 잉여버스가 있는지에 대한 여부 등을 파악하는 한편 타 학교로 배분이 가능한 여지와 관련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들 사례에서 보듯 학생들의 등·하굣길에 있어 스쿨버스의 존재여부는 학교를 선정하는데 있어 가볍지 않은 상황인 듯하다.

학생의 안전을 담보한 스쿨버스 존재의 여부는 학교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적지 않은 판단 준거가 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NO스쿨버스’는 떠나가는 농촌학교의 어려운 실상을 상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송희기자<sseny52@paran.com>

 


YPN뉴스 (ypnnews@naver.com)

댓글목록

멋진 지적님의 댓글

멋진 지적 작성일

아주 가슴에 와 닿는 기사입니다. 정기 적인 통학버스가 없어서 등하교가 항상 부담이었는데....아무튼 군에서도 적극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버스가 있다면 현장체험 학습이라던지 기타 다른 경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들도 있을꺼구요.  물론 예산문제이지요. 군에 인구유입을 위해서는 학생 유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것을 전재했을때(부모는 자연스럽게 올 수 밖에) 그 시초는 기타 다른 여건보다는 통학버스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초등학교는.......

간만에님의 댓글

간만에 작성일

정말 기사다운 기사입니다.
양평은 지역신문이 판에 박힌 군정홍보기사들 뿐인 것에 실망스러웠거든요.
이런 기사는 거창한 사안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중앙지 못지않은 문제 제기와 접근, 그리고 그 현안을 조목조목 짚어가는게 매우 인상 깊습니다.
앞으로도 읽는 즐거움과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유익한 기사 많이 부탁드립니다.
이제 양평을 대표하는 제대로 된 언론은 YPN뿐인 듯 싶습니다.
 

학부모님의 댓글

학부모 작성일

학부모의 맘을 정확히 알고 있네요...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도 통학버스가 없는데 정말 난감 할때가 많아요. 특히 조금이라도 일찍 끝난다던가 늦게 끝날때는 아주 애가 탑니다. 물론 통학버스가 있다고 이런부분들이 다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버스가 많은 학교에서 1~2대정도 없는 학교로 관리전환해도 큰 무리가 없을듯한데...어찌 방법좀 만들어주세요...요즘 같이 사회가 어수선할때는 더 절실합니다...

사람님의 댓글

사람 작성일

이런 취재들 계속 마무리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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