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빛나는 배지를 달고 처음 거울 앞에 섰을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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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의장단 구성이다. 자체 내 투표를 통해 구성하게 돼 있음은 말이 그렇다는 정도지, 소속의원이 많은 정당 측에서 배려하지 않으면 시한폭탄이나 다름없기는 국회나 군의회나 차이가 없다. 관례적으로 다수당이 의장을 맡으면 제2당이 부의장을 맡는 게 불문율이다. 이번 후반기 양평군의회 의장단 구성에는 이러한 불문율이 깨졌다. 동시에 매일 얼굴 마주보는 군의원들끼리의 화목도 박살이 났다. 그러다보니 봇물 터지듯 양평군의회 내부의 온갖 흉허물이 의원들 입을 통해 튀어나오고 있는데, 서두는 한결같이 ‘의장 두 번 해먹어서 이러는 게 아니라’는 말로 시작되지만 듣다 보면 ‘의장 두 번 해먹는 게 제일 큰 불만’임을 눈치 채게 된다.
세간의 비난이 의장 한 사람에게 쏠리면 그나마 다행인데, 유권자의 소감은 ‘지지리 못난 양평군의회’로 집약되고 있으니 큰 문제다. 이성적인 수습은 아예 기대도 않을 뿐더러, 저희들끼리 치고 박든지 동전 던지기로 결판내고 말지 그까짓 걸 두고 저 야단이냐 하는 냉소뿐이니 그냥 내버려 둘 단계를 지났다. 공직자의 對군의회觀은 더욱 심각하다. 대의기관에 대한 존경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존중마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꼬투리 잡히면 이렇게 저렇게 얼렁뚱땅 넘어가기 만만한 상대로밖에는 여기지 않고 있다. 군민에게 또 공직자에게 우습게 보이는 군의회가 무슨 힘으로 양평군집행부를 견제하겠는가. 그나마 쥐쌀만큼 가동하고 있는 현재의 기능까지 위축되면 그게 다 누구 손해인가.
2010년 양평군집행부는 3,454억의 예산을 상정했다. 양평군의회는 자그마치 3억8천6백만원을 삭감했다. 2011년 3,412억원이 상정됐고, 자그마치 16억7천만원이 삭감됐다. 그간 100여건의 조례가 상정되고 단 한 건만이 부결됐다. 결과만 두고 보면, 양평군의 행정능력은 신의 경지다. 7천억 규모의 예산수립에서 부적절한 부분이 겨우 20억원밖에 안되고 불필요한 조례는 단 1건에 불과하니 이게 어디 인간의 능력인가. 설령 부적절한 예산수립은 기백억 수준이고 불필요한 조례는 수십 건임에도 군의회를 잘도 다스려 스리슬쩍 넘어갔다면 그 또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신의 경지가 아닌가.
양평군의회는 지금 한가하게 네탓 내탓 할 처지가 아니다. 어쨌든 의장단 구성은 종결됐고, 번복할 수도 없는 일이다. 김승남의장은 이번 파문이 자신의 연임에서부터 출발했음을 통감하고, 원만한 수습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기를 쓰고 본연의 임무를 다하려드는 몇몇 의원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말이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당장 치기어린 감정싸움을 멈춰야 한다. 2년전 6월을 상기해야 한다. 그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한표를 얻기 위해 얼마나 피를 토했는가를 잊지 말아야 하고, 당선만 되면 이 땅 양평을 위해 목숨이라도 바치겠노라든 스스로의 다짐을 기억해야 하고, 빛나는 배지를 달고 처음 거울 앞에 섰을 때의 감격을 되살려내야 한다. 서로의 얼굴에 침 뱉는 의정활동은 곧 양평군의정의 자멸이자 공멸로 이어짐을 한시라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안병욱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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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선거가망쪼님의 댓글
선거가망쪼 작성일선거가 망쪼다 새누리가 망가트리는구나 먹고살기힘든 서민들은 팽개치고
능력없는 의장부의장 출세욕에 눈이멀고 싸워라 죽기살기로 피가터지도록
싸워야 망가지는거다 저런자들을 당만 보고 뽑아준 유권자의 잘못인가?
밤마다 회식하고 술먹고 싸움질하고 부정부패로 멍든 정치인들 다음번 선거때는 모조리 바꾸치자? 청렴한 정치인 어디없겠냐? 지역신문들로 이제는 발벗고 나서서 정치인들 비판할 때다
주옥님의 댓글
주옥 작성일쭉 주옥가턴 말뿐이네...
박터지게 싸우셨스면 이제 고만들좀하시지...
야생마님의 댓글
야생마 작성일이미 예견된 현상들의 표출일 뿐이라는 서글픈 생각이 든다. 의원들 공천 면면을 보면 너무나 뻔한 현상들 아니겠는가? 특히나 텃밭인 당에서 얼마나 신중하게 공천을 했는지 가슴에 손을 얹어라. 왜 양평에 인물 키울 생각을 않는지? 공천 주체자는 반성해야 할것이다. 인물이 없기도 하겠지만 본인보다 훌륭한 사람을 키울 생각은 전혀없는듯....언제까지 촌스러운 공천을 거듭할것인가? 물론 선거에서 이기는 것도 좋지만 양평을 발전시키려는 진정한 마음들이 있다면 인재를 발굴해라~~말 잘들을 사람보다는 공천 주체자를 뛰어넘을 양평의 인물을 만들어 달라~~~가슴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