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초교 마지막 운동회, "영원히 기억하자"
정치사회
페이지 정보
본문
“산골 학교의 마지막 가을 운동회인만큼 모두가 영원히 기억에 남을 운동회가 되길 바랍니다”
양평군 양동면 계정리에 소재한 계정초등학교가 폐교를 앞두고 마지막 가을운동회를 개최했다.
교장 선생님의 떨리는 목소리는 다소 엄숙했지만, 마을 주민들의 회한을 담기라도 한듯 아쉬움을 숨기지는 못했다.
이 학교의 전교생이라고 해야 고작 24명.
병설 유치원생 5명을 합쳐도 30명도 못되는 산골학교가 폐교를 7개월가량 앞둔 시점이어선지 솜사탕 등 잡상인조차도 하나없는 단촐한 이 학교의 마지막 가을운동회는 더욱 을씨년스러웠다.
여느때 같으면 들뜬 축제분위기속에서 가을운동회를 치렀을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날만큼은 차분했다.
33년의 교육계 경력의 조용각 교장(54)도 마지막 운동회라는 부담감을 갖고 있지만 “이 학생들에게 보다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옳은 선택” 임을 인정하고 있었다.
이날 운동회에서 학생들은 청군과 백군으로 팀을 나눠 저마다의 기량을 겨뤘고, 에어로빅, 소고 등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도 선보였다.
학생들은 이 교정의 마지막 운동회의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즐거운 표정이었지만, 학부모들은 상징적인 버팀목이였던 학교의 폐교에 착찹한 표정을 감출 수는 없었다.
교사들은 이날 아이들에게 마지막 특별 이벤트를 선물했다.
수개월전부터 교사들이 마련한 기금 백만원이 이날 이벤트사의 화려한 프로그램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벤트사의 레크리이션 프로그램은 자칫 위축될 수 있는 운동회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오히려 교사들은 코믹하면서도 유쾌한 운동회로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는 것이 더 옳다는 생각에서였다.
또 학교 운영위원회도 도시락 대신 출장 뷔페를 불러 학생들과 초청된 어른신의 점심 시중을 들어 100여명 마을주민 전체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는데 동참했다.
1934년 양동심상소학교 계정간이학교로 인가받아 설립된 이래 72년의 역사속에 모두 1천351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이 학교는 지난 4월부터 학부모들이 모여 인근 양동초등학교로의 통폐합 합의를 이끌면서 역사의 여운과 뒤안길로 들어서게 됐다.
조용각 교장은 “보다 낳은 교육환경을 위해 극단적인 폐교를 선택한 것이 이내 아쉽지만 우리 모두에게 영원히 기억속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양평/조한민. 정영인기자
YPN뉴스 (ypnnews@naver.com)
- 이전글전국 아마추어 댄스경연대회, 17일 양평서 열려... 06.09.15
- 다음글“오염총량제 의무화”↔“규제개선 병행돼야” 대립각 여전 06.09.15
![]() |
댓글목록
가을운동회님의 댓글
가을운동회 작성일오늘 운동회를 다녀온 사람입니다.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간직될 소중한 기억들을 아이들이 가슴깊이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지만 아름다운 소식을 담아주신 기사 감사드립니다.
오솔길님의 댓글
오솔길 작성일지역신문이 꼭 해야 할 일을 하셨네요.
자주 좋은 기사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