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미술, 박물관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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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립미술관은 2011년 12월 16일 ‘마법의 나라, 양평’이란 전시로 개막하였다. 맛의 나라, 행복의 나라라는 전시를 거쳐 19일 금요일 오픈하는 개관 3주년 기념 전시는 ‘꿈의 나라, 양평’이다.
세 살 박이 양평군립미술관은 3년간 18회의 기획전시에 작가 789명이 초대되었고, 43만 명이 다녀가 일일평균 관람객 527명이었다. 올해에는 경기도 내 사업평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지난 3년간의 성적표는 괜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은 생일을 맞이할수록 성장의 기쁨을 누린다. 성공적인 기업이라면 매출도 늘고 순이익도 증가할 것이다. 대량생산에 따른 단위 생산 단가는 낮아진다. 사업 규모와 조직은 성장에 비례하여 확대된다. 기업이 창립일을 기념하는 것은 이러한 성장의 기쁨을 누리고 향후 발전을 위한 전기로 삼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기업과 달리 미술. 박물관은 개관 연수가 오래되었다고 하여 수입이 비례적으로 증대되거나 관람객이 일정 수 이상 증가하지는 않는다. 예술기관 성장률이 사업예산에 비례하지 않는 구조적 성질 때문이다. 조직과 인력 또한 그만큼 확대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미술관 운영은 만만치 않게 된다. 일반 기업의 공산품은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이 가능하지만, 미술. 박물관은 시설유지관리비와 인건비 등 경상비는 증가한다.
미술관 관람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늘 새로운 창의적 기획이 요구된다. 전시의 질을 높인다고 해외 유명작가 작품을 전시하려면 작품 대여료가 천정부지이고 보험료가 높아지는 등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운송비, 전시기획 디자인, 포스터, 전단, 도록 등 각종 인쇄 및 설치비용의 절감에도 한계가 있다. 공연예술단체의 경우 경비를 절감한다고 하여 50여명이 출연하는 베토벤의 교향곡을 10명으로 줄여 공연할 수 없고, 반복 공연을 한다고 경비가 줄지 않는 구조적 비용질병(cost diseases)에 허덕인다.
미술관 역시 이를 벗어나기 어렵다. 교육, 전시 사업의 질을 높이고 사업을 확대하면 할수록 원가 이하로 제공되는 공공서비스이므로 적자의 규모가 커지는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
생일은 개인에게는 기쁨이고 미술관은 새로운 좋은 전시와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다. 미술관 운영자가 이 생일을 미술관 운영의 새로운 전기로 삼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공사립을 막론하고, 미술. 미술박물관 운영자가 해를 거듭할수록 미술. 박물관 운영이 어렵다고 하고 생일이 반갑지만은 않은 것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술관의 본래 목적인 공공 서비스의 질을 높이 위해서는 지속적인 운영경비 증가가 필요하다. 최근에 경기도를 대표하는 한 미술관이 전기료가 없어 문을 닫을 형편이라고 보도되었다. 이를 어떻게 이해할까?
비용질병보다 더 무서운 질병은 문화예술 공공서비스의 본래 목적을 잃어버리는 질병이다.
이철순 양평군립미술관장
YPN뉴스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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