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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PN뉴스 2025년 04월 0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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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PN 인터뷰>교육은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는 정성으로-양평전자과학고등학교 교장 김 문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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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4-05-14 14:46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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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을 입은 아이들을 보면 물끄러미 쳐다보게 되는 요즘이다. 깎아놓은 밤톨처럼 어여쁘고, 참새 떼처럼 유쾌한 아이들을 보면 저절로 ‘세월호’가 떠오른다. 이 무슨 통탄할 연상작용(联想作用)인가. 한 달이 넘어가는 데 아직도 가슴이 저민다.

시간은 멈추는 법이 없다. 늘 흘러가기 마련이다. 비극 속에서도 시간은 흘러, 어린이날을 지나고 어버이날을 지나 ‘스승의 날’을 맞았다. 오랜 만에 학교를 찾았다. 어느 집단보다 큰 충격에 휩싸였을 일선 고등학교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걱정이 되어서다.

2014년 5월 9일 오후, 양평전자과학고등학교 교장실에서 김문환 교장(56세)과 마주앉았다. 수인사를 나누고 한참 동안 세월호의 비극에서 맴도는 얘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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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교육현장의 책임자로서 이번 세월호 침몰 사태로 상심도 크셨을 테고 충격도 크셨을 텐데, 이러한 비극이 벌어진 원인과 재발방지를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b>

<b><font color=green>김문환 :</font>  오늘 오전에 안산정부합동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죄스러워서 쉽게 발길이 옮겨지지 않아 하루하루 미루다 더는 견딜 수가 없어서 찾아갔습니다. 분향을 하면서 차마 고개를 들어 영정을 마주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비극은 근본적으로 바른 인성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부자로 살아갈 욕망만 가득하고 사람답게 살아갈 마음가짐은 텅 비어버린 세상이 새삼 원망스럽습니다. 한편으론 인성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거듭거듭 깨달았습니다.

저뿐 아니라 대부분의 교육자들은 인성교육을 가장 우선합니다. 인성을 갖추지 못한 능력은 필연적으로 불행한 삶으로 이어지기 마련 아니겠습니까? 우리 학교도 매일 오전 인성교육을 30분씩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업실습이 많은 특성상 작업 전에는 항상 안전수칙을 암기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일부 교사들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구보와 도열도 자주 실행하고 있어요. 함께 뛰고 함께 대열을 정돈하는 질서, 바른 질서를 체질화하는 것도 인성교육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에 대한 올바른 사고를 잠재의식 속에 고취하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간 우리나라는 너무 표면적인 수확에 골몰해 왔다는 반성이 듭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더욱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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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교내폭력 문제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귀교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지요?</b>

<b><font color=green>김문환:</font>  2012년도 부임했을 당시가 떠오르는군요. 교칙은 있되 교칙자체가 거의 무용지물이다시피 해이했어요. 교실에 들어가 보면 기가 막혔죠. 교장선생이 들어가서 특강을 해도, 절반 넘는 학생들이 수업과 무관한 행동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저지르고 있더군요. 심지어는 외부의 전문가를 어렵게 모셔 특강을 부탁했는데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도로 나와서 “이 학교에서는 도저히 수업을 할 수 없겠네요.” 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학교정상화를 위해 교칙준수의 강도를 매우 높였습니다.  그해 33명이 자퇴했고, 작년에 12명이 자퇴를 했습니다. 무척 가슴 아픈 일이었지만 다른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지각자가 너무 많아 집계나 단속이 안 될 정도였는데, 지금은 하루에 지각과 결석인 다섯 명 이내입니다. 이제 면학풍토가 정착되었다는 지표인 것이죠. 예전에는 수업분위기가 침체되어 있었다면 요즘은 대단히 활발해졌죠. 학생들의 질문도 많아졌고 자체적인 토론도 왕성해졌습니다.

다행이 우리 양평의 청소년들은 마음이 따뜻하고 성품이 아주 착해요. 대도시와 비교하면 정말 다행이죠. 그다지 심각한 교내폭력은 매우 드뭅니다.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 방편으로 노력하는 데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죠.  </b>

이따금 청량리역 광장을 지나다보면 교복차림의 앳된 사내녀석들과 계집아이들이 모여 흡연하는 꼬락서니를 보게 된다.  무심히 바라보는척하면서도 심히 불쾌해지곤 한다. 그러나 그뿐이다. 딱히, 아이들 흡연 저지하다 몰매 맞아 숨진 사건이 두렵게 떠오른 탓만은 아니다. 괜히 나서봐야 알아들을 것 같지도 않거니와 봉변을 당해도 누구 하나 거들어줄 것 같지도 않을뿐더러 괜한 시비에 시간낭비하고 싶지도 않아서, 는 번거로운 핑계에 불과하다. 너는 너 나는 나, 이기(利己)에 젖은 습성으로 어른의 도리마저 망각해버린 탓일 듯하다.

옛날에는 이랬네, 하는 말은 무기력한 기성세대의 자기변호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볼썽사나운 장면과 직면하면 절로 옛날이 떠오른다. 옳든 그르든 과거의 우리는 늘 나보다 나이 많은 이의 시선을 의식하고 살았다. 나이에 걸맞지 않는 행동은 최소한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노력은 했다. 길거리에서 또 지하철 객차 안에서의 애정행각 따위가 아직까지는 양평밖 풍경이라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지. 요즘 아이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 는 말. 누구나 자주 입에 올리는 탄식이거니와 2400년 전 소크라테스가 한탄했던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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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고학력 실업자 역시 심각한 사회문제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귀교처럼 전문직업인을 배출하는 고교교육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재학생과 취업률 등 학교현황을 간추려주시기 바랍니다.</b>

<b><font color=green>김문환:</font>  4개과 12학급 358명, 노동부 발표 취업률 50퍼센트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취업률 50퍼센트는 공립에서는 1,2등 수준입니다. 작년에 이어 중기청특성화산업에 선정되어 1억8천만원 정도의 국고를 지원 받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취업영향 강화를  위한 국고지원 프로그램은 상당히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양평은 관내 취업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취업생 전체의 90퍼센트가 양평 밖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게 씁쓸한 현실입니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숙식이 전제되어야 취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타지역 학교보다 훨씬 어려운 처지입니다. 그래도 올해도 한국전력 취업생 등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이 날로 늘고 있어서 크게 다행입니다. 현장견학과 전문가 특강 등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봅니다.</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일반적인 인문고등학교나 실업고등학교와의 가장 큰 차별성은 무엇인지요? 교사나 교직자 분들의 마음가짐도 보편의 고등학교와는 다를 것 같습니다만. </b>

<b><font color=green>김문환 :</font>  공립고등학교라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선생님들이 고생이 많습니다. 학교특성상 취업에 주력해야 하는데, 업체섭외자체가 격무에 직결됩니다. 하루에 한 업체에 다니기도 바쁜데 일상적인 수업이나 교무는 또 그 업무대로 소홀할 수 없으니까요. 29분의 선생님들이 소수정예가 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제가 늘 선생님들께 당부하는 말이 있습니다. 화의상생(和議相生), 함께 뜻을 나누고 모아서 더불어 살아가자는 말을 자주 합니다. 1인 100보보다는 100인 1보에 더욱 큰 가치를 두자고 말합니다. 일단 100인이 1보 앞으로 나가기가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1인이 100보 전진하는 것보다 훨씬 용이하고 훨씬 더 효과가 큽니다. 100인이 1보씩만 앞으로 나아가면 곧 100보의 진전이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b>

<b><font color=green>안병욱:</font>  전문성이나 자질보다는 학벌, 다시 말해 어느 대학을 나왔는냐에 따라 사회적인 지위랄까 대우가 확연히 차별되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필히 타개돼야 할 텐데, 가장 시급히 고쳐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b>

<b><font color=green>김문환 :</font> 다행이 요즘은 그러한 부분이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대학자체보다 졸업장보다 각자가 지닌 실력으로 채용잣대가 이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엇보다 인성을 중시하는 채용풍토가 갈수록 일반화돼고 있어 크게 다행입니다. 현장에서의 근무만으로도 학점을 얻을 수 있는 대학과정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외국물만 먹으면 쉽게 취업이 되던 시절은 이미 지나버렸죠.

다만, 직입연령 그러니까 직업을 갖는 나이가 너무 늦은 현상도 빨리 개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대학졸업하고 군대 갔다 오고, 서른 안팎이 되어야만 취업이 가능한 지금의 사회시스템은 결혼연령 증가, 출산저조 등의 국가적 문제로 이어질 수밖엔 없는 거죠. </b>

독일은 제조업 강국이다. 수많은 기능인과 그들을 길러낸 장인정신이 독일의 제일자산이다. 독일의 대학 진학률은 35%로 우리의 절반도 안 된다. 직업학교를 나와 마이스터 자격을 따면 대졸자를 능가하는 사회적 예우와 직업적 대우를 받는다. 2009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렸던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서도 대한민국이 종합우승을 차지한 직후 국내 한 경제신문사에서 역대 동대회 국내금메달리스트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열에 아홉이 “대한민국 사회는 우리를 단 한 번도 우대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2012.4.26 YPN 인터뷰에서 발췌)

대학입시 열풍은 어찌 보면 성형 열풍과 별반 다르지 않다. 속이야 어떻든 일단 겉모습부터 꾸미는 데 골몰하는 게 흡사하고,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도 흡사하다. 경제적 형편이나 개개인의 특성 따위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해서, 고학력백수와 성괴(성형괴물)가 낯익은 사회풍속도의 단면이 돼버렸다.

더 이상 껍데기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이미 대학졸업장 없이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성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모두가 학자가 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 않은가. 김문환 교장의 말처럼 바른 인성만 갖춘다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삶을 만끽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이 당연히 대한민국 교육계의 지상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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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학교운영에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떤 부분인지요? </b>

<b><font color=green>김문환 :</font>  보시다시피 교장실 역시 하루 종일 볕이 들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교실이나 교내시설이 같은 형편입니다. 여기저기 곰팡이 나는 데가 허다합니다. 우선 보건실부터 새로 고치고, 방송실, 도서실 등을 개선했지만 그 이상은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어렵사리 전체 건물의 도색과 시급한 도로포장은 마쳤습니다. 양평군 덕을 많이 봤죠. 33년 교직에 있으면서 많은 관료나 정치인을 만났지만, 김선교양평군수님처럼 학교나 교육환경에 관심이 많은 분은 처음 봤어요. 법적인 제한만 없다면 양평군 차원의 학교지원이 대단히 원활할 텐데, 아무래도 교육시설에 대한 관장은 교육청 몫이니까 상대적으로 지자체의 역할은 미미할 수밖에 없겠죠.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양평 역시 교육환경 발전이 지역발전이라고 생각하는 군민들이 많이 계십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교육환경 발전을 꾀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b>

<b><font color=green>김문환:</font>  궁극적으로 선순환이 되어야 합니다. 학교가 변화하면 주변의 시선이 따뜻해지고 도움을 주려는 노력도 확산됩니다. 학교 자체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청소년을 바라보는 어른들이 시선이 먼저 긍정적이 돼야 합니다. 설령 우리 아이들이 눈살 찌푸려지는 행동을 하더라도 실망하시기 이전에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물론 다들 살아가는 일이 힘에 겹겠지만, 특히나 우리 청소년들의 일상을 보면 참 힘에 겹습니다. 일찍부터 경쟁체제에 떠밀려 꽃다운 나이에 마땅히 누려야 할 기쁨을 만끽할 수 없는 실정 아니겠습니까? 좀 더 그들의 고민이나 희망에 귀 기울여주고, 철부지 아이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해주는 시선이 무엇보다 간절합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그간 교직에 계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을 꼽아보신다면?</b>

<b><font color=green>김문환 :</font>  교감으로 죽 근무하다가 여기 양평전자과학고등학교에서 교장직을 시작했습니다. 이제야 제 나름대로의 교육철학을 펼칠 수 있어 매일매일 보람도 커지고 책임감도 묵직해집니다. 저기 운동장 끝에서 큰 소리로 교장선생님 안녕하세요? 소리가 들려오는 게 제 교직생활에 가장 큰 보람이고 기쁨입니다. 큰 소리로 외치는 학생들의 인사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콩닥콩닥 거립니다.       

속된 말이지만, 교육에는 ‘원 펀치’가 없습니다. 교육은 콩나물에 물 주는 것과도 같습니다. 콩나물시루에 물 줘봐야 아래로 다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죽에 묻는 수분이 자양분이 되어 콩나물이 자라납니다. 훈계나 학습이 학생들 귓전에서 잠깐 멈췄다가 다 빠져나가는 것 같지만 필요한 만큼은 다 흡수합니다. 알게 모르게 다 학생들이 받아들입니다, 마치 솜이 물에 젖듯이. 중요한 것은 성급히 닦달하지 않고 학생을 믿고 충분히 기다려주는 자세입니다. 어제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게 모든 교육의 최상의 목표 아니겠습니다. 

어느 학교나 교장이 있고 교사가 있습니다. 얼마만큼 학교와 학생에게 애정을 갖고 지속하는가 하는 게 관건이겠습니다.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 (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 는 말이 있습니다. 오래된 속담인데도, 변화하지 않고 정체하는 현상을 경고하고 있지 않습니까? 하물며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세상에서 관행에 빠져 구태의연한 교육방식에 매달려서야 되겠습니까? 항상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학생들에게 이 시점에 과연 어떤 교육이 최선인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 거죠. 조용해, 가 과거교육의 기본이었다면 이제는 소통과 체득입니다. 직접 해보고 느끼는 게 전체 교육과정에서의 필수덕목이죠.  </b>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 (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 는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다. 김문환 교장의 말처럼 변화에 대처하지 않고 정체하는 위험을 경고하는 동시에, 진득하니 한 우물을 파지 못하고 촐싹대면 사는 게 피곤하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한다.

짧은 영어실력으로 필자 좋은 대로 해석하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되 진득하니 한 방면에 집중해야 한다가 된다. 아이들 교육뿐 아니라 쉰 넘은 필자에게도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금언인 듯하다. 다만, 정확한 뜻풀이라고는 보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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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교사에 대한 사회적인 예우랄까 시선, 그리고 학생들의 자세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왜곡된 교사상(敎師像)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비결 같은 건 없을까요?</b>

<b><font color=green>김문환 :</font>  그 비결이 있다면 제가 꼭 해내고 싶은 대목입니다. 이따금 너무나 섭섭한 학부형을 만나게 됩니다. 아이의 말만 듣고 교사를 마치 쥐 잡듯 하는 분들을 보면 교직에 회의를 느낄 정도입니다. 집에서 학교선생 욕하는 건 아이를 버리는 거와 다를 바가 하나도 없습니다.

극히 일부의 문제교사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수십 만 교육자 가운데 몇몇을 두고 마치 모든 교육자가 타락한 듯 지탄하는 건 어느 모로도 이롭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교사는 아이들 성장하는 기쁨이 삶의 원동력입니다.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하는 정도까지야 바라지 않지만, 적어도 교사의 양심을 지킬 수 있는 교육환경만큼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재건되어야 할 것입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재학생들에게 또 양평군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나 질문에는 없지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b>

<b><font color=green>김문환 :</font> 딱한 얘기만 늘어놓는 것 같아 송구합니다만, 우리 학교 화장실 같은 데가 대한민국 어디에 또 있을까싶을 정도입니다. 명색이 과학고등학교인데 컴퓨터가 너무 노후되어 학생들 실습교육에 지장이 너무 많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었으면 합니다. 

경제적으로 곤란한 학생들도 많은 게 현실입니다. 시험 보는 날은 중식제공이 없습니다. 다수의 무료급식 대상학생들은 점심을 굶을 수밖에 없어서, 편법으로 시험 보는 날의 일정을 조정했습니다. 시험 한 시간 보고 수업 한 시간 하는 식으로 조정해서, 점심을 제공하는 것이죠.

우리 청소년에게 양평의 온기를 가능한 많이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공고였을 때의 부정적 인식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양평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으로 따뜻하게 바라봐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부탁드립니다.

양평전자과학고등학교 교사일동은, 학생들로부터 학교에 있으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싶게 즐거운 학교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우리 학교가 양평지역사회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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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가 신뢰와 승인을 바탕으로 한 자발적 힘이라면, 권위의식은 지위에 따른 권력을 앞세우는 강압적 힘이다. 당연히 권위의식은 사라져야 하고 권위는 존중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권위의식은 갈수록 철옹성이고 권위는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다. 종종 권위의식은 특권으로 남용되고 종종 권위는 조롱감으로 남용되고 있다. 

권위의식에서 비롯된 탁상행정이 백년대계인 국가교육정책을 멍들게 하고 있다. 정권에 따라 교과서 내용이 바뀌고 교육감의 정치의식이 학교운영의 기조가 되고 있다. 국가와 교육수장은 수시로 입맛대로 학교를 재단하는 짓을 멈춰야 한다. ‘학교근로자 교사’를 ‘스승’의 자리로 복원하는 데에 앞장서야 한다. ‘스승’의 권위를 다시 올바르게 세우는 시점이 참된 교육의 시작임을 뉘라 부정할 수 있겠는가.

학교시설의 낙후를 방치하고 선진국을 부르짖는 건 그야말로 코미디다. 관할관청을 따질 일이 아니다. 일부러 ‘양평과학전자고등학교’의 화장실에 들렀다가 기겁을 했다. 그리고 양평의 청소년들 모두에게 정말 미안했다. 아직도 이런 화장실을 사용하게 하는 양평 어른의 일원이라는 게 너무나 부끄러웠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 하는 이곳 양평의 모든 교직자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YPN뉴스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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