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PN 인터뷰 농협, 답이 없는 데서 답을 찾아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여 원 구 양서농협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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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PN 인터뷰 농협, 답이 없는 데서 답을 찾아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여 원 구 양서농협조합장
농협중앙회를 겨냥한 검찰의 창끝이 날카롭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성규 부장검사)는 6월 30일 오전 10시 김병원(63) 농협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29일 밝혔다. 김 회장은 올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결선 투표를 앞두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평과 직접관계가 없는 농협중앙회 얘기를 서두에 꺼낸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얼마 전 경기도관내 타지역에서 몇몇 지인과 저녁모임을 가졌는데, 일행 가운데 하나인 농협 임원이 중앙회의 정황을 길게 말하면서 혹시 현회장이 중도퇴장을 하게 되면 차기회장으로 양평의 양서농협장이 유력해질 수도 있다는 말을 해서다.
말인즉슨,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은 다 농협중앙회장을 배출했는데 경기도만 아직 전례가 없거니와 농협전체에서 경기도의 비중이 30퍼센트 이상이니 아무래도 차기는 경기도 차례일 가능성이 높단다. 회장선출은 이사진 30명의 투표로 이루어지는데, 지역농협단체장 10인에게 역할비중이 집중돼 있는 구조에다 경기도관내만 4인이고 경기도지역대표이사가 바로 양서농협장 여원구씨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6년 6월 16일 오전 양서농협을 찾았다. 회장선출 관련 얘기가 제일 궁금했지만, 불쑥 꺼낼 성질의 문제가 아닐 듯싶어 때늦은 축하인사부터 건넸다.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농협중앙회 이사에 선출되신 것을 뒤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경기도 조합을 대표하는 직책이라는 건 어렴풋이 알겠는데, 실제 역할과 권한은 어떤 것인지 요약해주시겠습니까?</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경기도 대표이사는 관내 132개 농협장들의 직선으로 1인을 뽑습니다. 농협중앙이사회는 전국 회원농협대표 10인, 인삼 축협 원예 등에서 8인, 사외인사 등등해서 30인으로 구성돼 있구요. 중앙농협의 모든 업무와 사업이 안건의 대상이고, 심의의결의 권한을 지니고 있죠. 물론 이사회핵심은 지역농협대표 10인에게 위임된 모양새입니다. 따라서 지역농협의 숙원사업 등이 주요의제로 다뤄지기도 하죠.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괜한 노파심일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만큼 중요한 직책을 겸임하시다보면 양서농협 운영에 무언가 지장이 있지 않을는지요?</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그런 우려가 없지 않은데, 양서농협은 비교적 권한분산이 꽤 효율적으로 돼 있습니다. 조합장에게 권한이 지나치게 몰려 있다 보면, 역기능이 더 크거든요. 어느 권력이나 1인에게 집중돼 있으면 그 조직은 안으로 곪기 마련 아닙니까? 제가 이번 대표이사 선출과 무관하게 전부터 순차적으로 권한을 이관해서, 상임이사 중심체제가 확고해서 큰 무리가 없어요. 신용분야는 상임이사가 경영부분은 경영본부장이 전담한 지가 꽤 돼서 어떠한 우려도 기우에 불과합니다.
조합장이 세세한 부분을 챙기는 것보다는 큰 틀에서 거시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또 차질 없이 전체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넓게 살피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상임이사니까 그닥 시간을 많이 뺏기지도 않구요. 제가 44년 째 농협 근무하면서 중앙회 심의기구의 위원 참여 경험도 있고 도단위 의원회 참여도 많았기 때문에 크게 어렵거나 새롭게 시간을 투자해야 할 부분은 아닙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농민은 갈수록 힘든데 농협은 갈수록 성장한다, 이런 유형의 비판을 흔히 듣게 됩니다. 농협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고 또 어떻게 개선해나가는 게 옳다고 생각하십니까?</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솔직히 답이 없습니다. 일시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정답이 없다는 게 저를 포함한 많은 농협인들의 고민이죠. 그러나 개선대책은 뚜렷합니다. 각 지역마다 특성에 맞는 다변화적인 개혁이 절실하고, 또 자율적 운영의 범위도 크게 확대돼야 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농협을 농업의 틀 안에만 가둬두는 건 무리이자 불가능입니다. 물론 농업을 모태로 하고, 농업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성장해온 게 사실이지만 창립 이후 55년 세월동안 성격도 많이 변하고 기능도 크게 확대돼왔지 않습니까? 농협은 금융기관이자 서비스기관입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되, 시대가 요구하는 금융과 생활편의 제공 영역의 사업기구로 인정하는 게 마땅하죠. </b>
여원구 조합장은 차분차분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과연 농협의 문제가 그것뿐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현재의 농협중앙회는 곪아도 너무 곪아있다. 썩어빠졌다고 일갈해도 크게 틀린 소리가 아닐 정도로. 조선과 해운사업이 침몰하고 있는데 엉뚱하게 농협중앙회가 비틀거리고 있다. 바다에서 하는 사업이 망하는 데 왜 육지에서 농사짓고 소 키우는 농협이 허리 휘청하는 것일까.
농협이 조선ㆍ해운 분야에 대출해주고 떼일 돈이 물경 7조원에 달한다. 왜 그랬을까? 한 마디로 권력형비리의 표본이어서다. 조선해운 분야의 경영인과 권력실세가 짝짜꿍이 되어서는 농민보다는 권력의 눈치 살피는데 분주한 농협수뇌부를 쥐어짜낸 결과이어서다.
뿐인가 235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거대조직인지라 정치세력과의 관계는 살얼음판과도 같다.
줄 한 번 잘못서면 된서리를 맞을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거역할 수도 없거니와, 벗어나려는 노력조차 찾아보긴 힘든 게 농협 65년 역사의 한 단면이다.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2005년 조합장에 당선되기 이전까지 관내 여러 지역농협에서 근무해오셨습니다. 양평을 대표할 만한 농협맨인데, 처음 농협에 몸을 담은 이래 현재까지의 과정을 간략히 말씀해주십시오.</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처음 입사할 때는 사명감 운운할 만큼의 여유가 없었어요. 호구지책, 그 네 글자가 전부였습니다. 6.25전쟁의 상흔 속에서 성장했으니, 가난은 숙명과도 같았고 70년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취업이 어려웠죠. 제 청춘은 정말 우울한 시간이었어요.
농협 잘 들어왔죠. 여기서 사람 되고, 결혼도 하고, 나름대로는 조합원께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하면서도 떵떵거리고는 못살아도 우리 식구 큰탈 없이 건사하면서 살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근데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니까 욕심이 생깁디다. 좀 더 잘해서, 조합원 그러니까 맨날 얼굴 마주치는 동네사람 이웃어르신에게 무언가 베풀고 싶고 또 우리 지역농협도 키우고 싶은 욕망이 굴뚝같아지더라구요. 그래서 제딴에는 참 열심히 성실히 그렇게 농협인으로 44년을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양서농협 조합장을 맡으신 지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간의 변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무엇인가요?</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전직농협장님들이 원체 바탕을 잘 닦아놓으셔서 새로운 정책을 실천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어요. 또 대부분의 개선이나 혁신 방향도 전임분들께 많이 가르침을 받았구요.
거기에다 평직원 때부터 가슴에 품고 또 나름대로는 갈고닦아왔던 꿈을 목표로 삼아서 실현해내느라 열성을 다해왔습니다. 더 중요한 건 조합원님과 임직원 여러분들이 하나 된 몸과 마음으로 도와주시고 또 따라와주셔서 전국최고의 농협으로 손꼽히는 양서농협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취약했던 경영기반이 안정화되었다는 게 제일 큰 변화이자 발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트나 기타 이용편의시설이 열악해서 제 기능도 무척 제한적이고 수익창출도 미미했는데, 세심하게 접근하고 과감히 투자해서 편의성은 높이고 수익창출도 크게 증대시켜낸 게 자랑스럽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해요.
업무 다변화, 특히 생산성 향상과 조합원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체제구축도 괄목할 만한 변화이죠. 4대강 공원화 사업으로 인해, 하천부지 영농농가의 타격이 매우 컸거든요. 양평 친환경농업특구의 위상이나 서울근교 농업의 장점이 일시에 무너졌는데, 작목반 운영에 만전을 기해 품목 쌀 인증농가 200여 농가, 친환경농업 100여 농가가 전국 제일의 쌀을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권오균 선생이 온갖 우여곡절 속에 일본에서 가져온 밀키퀸 같은 경우 롯데나 현대백화점에서 80kg 한가마에 비싸게는 80만원에서부터 48만에 판매되고 있어요. 다품종의 작목반을 좀더 확산하고 또 경쟁력을 갖추는 게 발등의 숙제이긴 합니다만.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특히 복지 쪽 사업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던데, 그 말씀은 없으시네요?</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아이고, 제 자랑만 늘어놓는 거 같아서 좀... 사실은 무엇보다 조합원 복지확대를 실현해낸 게 제일 뿌듯합니다. 농협이 자치단체가 아니니까 복지 관련예산배정이나 정책수행에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운신의 폭이 굉장히 좁은 가운데에서도 실질적인 혜택을 드리려고 저뿐 아니라 저희 임직원 모두 솔직히 고생 좀 했습니다.
양서농협의 조합원이 3천40여명 되시는데 60세 이상이신 분이 65퍼센트에요. 본격적으로 노령화에 진입하고 있는 거고 은퇴농도 많이 계시죠. 자제들 다 서울 올라가고, 두 분 혹은 홀로 사는 분들이 대다순데 요즘 자식들이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다 자기들 먹고살기도 바쁘고 어쩌다 고깃근이라도 사다 주면 그게 효도 다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부모들이 땡볕에 비지땀 흘려서 지은 농작물 차 트렁크에 싣고 가져다 먹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 분들 자식 노릇은 다 못해도 건강만큼은 챙길 수 있는 데까지 챙겨보자가 제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의 기본적인 검진에 양서농협이 비용을 부담해서 최소 120만원 정도 수준의 종합검진으로 확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이 되었어요. 그래서, 관내 병원이란 병원은 다 접촉해봤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성사가 안됐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여러 의료기관의 관계자료 면밀히 검토하고 발품 엄청나게 팔고 해서 간신히 성사시켰어요. 그쪽 방면에 권위가 높은 KMI(재단법인 한국의학연구소)측에서 저희 쪽 신념이랄까 정성이랄까 여하튼 그러한 부분을 높이 사서 좋은 조건으로 협정을 맺은 거죠. 올해가 벌써 11년 차인데, 조합원들은 별도의 추가부담 없이 건보의 28가지 검사항목에 63개 항목을 연계해서 건강검진을 받고 계십니다.
저희 자랑만 늘어놓는 거 같아서 좀 계면쩍지만, 이 사업은 농협중앙회에서 전국 각 지역농협에 강력히 권장하고 있어 한동안은 양서농협이 전국농협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할 정도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금은 농약농자재 구입시 30프로를 조합에서 지원해줘서 농가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사업확대를 비롯해서 여러 복지정책의 확충을 어떤 식으로 실현해낼까 고심 중입니다. </b>
2006년 여원구 조합장 취임 이후 전조합원 대상의 건강검진은 그간 수검 누적인원 8,521명에 달한다. 전 조합원 및 가족을 대상으로 구충제 지원사원도 조합원의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원로조합원에 대한 예우도 깍듯하다. 70세 이상 조합가입 20년 이상 원로 조합원에게 1인당 연간 15만원 상당의 복지이용권을 2010년부터 지급하여 지난 6년간 3,300여 원로조합원에게 총 4억8천여 만원 상당을 지원했다. 2009년부터는 70세 이상 양서농협 조합원 및 배우자와 조합원의 부모를 대상으로 장수사진을 촬영해주고 있다.
조합원 자녀의 학비 절감과 지역 인재육성을 위한 학자금 지원에도 애를 쓰고 있다. 2015년에만 42명의 조합원 자녀를 대상으로 1인당 120만원씩 총 5천여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특히 양서농협의 해외연수 운영방법은 타 지역농업의 교과서가 되었다. 매년 일정한 자격 기준에 의거 2005년부터 전조합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간 조합원의 3분의 1인 1,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양서농협 조합원들이 가장 속 시원하게 여기는 게 해외연수 운영방법이다. 감투 쓰면 선진지 견학, 해외시찰 뻔질나게 나다니는 꼴불견이 여원구조합장 취임 이후 박멸됐기 때문이다. 연장자 우선으로, 한번 간 사람은 제외하는, 조합원 모두가 한번쯤은 선진지 견학과 해외시찰을 갈 수 있도록 조치한 결과이다.
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다. 복지든 혜택이든 조합원 각자에게 골고루 나눠지는 게 당연하다. 그럼에도 완장 찬 사람에게 뭔가 더 이득이 가는 게 현실이다. 특히 공짜여행에서 여실히 드러나기 마련이다. 여실히 드러나는 데에도 반복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알량한 기득권세력의 반발이 조합장 연임을 뒤흔들 정도로 매서워서다. 모든 조직의 고질병이 모두 그렇듯 수장과 조직원 일부의 ‘좋은 게 좋은 거’ 라는 타성이 매우 견고해서다.
골고루 여행 보내주는 지극히 당연한 조치가 양서농협의 건강함을 상징하는 게 한편으론 참 거시기하다.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양서농협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신지? 또 그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점치고 계십니까?</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지역농협은 지역특성에 맞는, 그러니까 지역발전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조합원의 권익을 챙기는 게 제1책무입니다.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양서면에 적합한 농협조직 더 나아가 양서면의 경쟁력을 키우는 농협조직으로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는 거, 더불어 조합원 권익을 더욱 신장시키는 시스템 구축이 목표입니다.
농협이 일반시중은행과 다를 게 뭐 있냐 하는 비판은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고 또 어느 정도는 틀린 말입니다. 우선 양서면을 비롯한 대다수 지역농협은 경제사업 즉 생산과 판매로는 수익을 얻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에요. 신용사업 즉 대출을 비롯한 금융서비스로 이익을 창출하는 게 보편적입니다. 신용사업의 이익으로 경제사업의 손실을 메우는 구조가 일반화돼 있습니다.
양서농협 역시 신용사업의 이익으로 조합원의 권익과 지역주민의 편의시설을 운영하고 있죠. 따라서 타금융기관과 차별화된 경쟁력 있는 상품개발과 서비스에 주력하는 동시에 조합원 특성에 맞는 복지와 지원정책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양서농협은 5년 주기의 비전을 구체화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지난 2011년도에 선포한 비전들은 2016년도에 거의 실현되었고, 올해부터는 2020 비전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2020 비전의 핵심은 현재 전국최고로 인정받는 위상을 좀 더 높이는 데 있어요. 사업규모는 자산 5,500억원 상호금융 9천억원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성장이 전제되어야 조합원과 지역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죠.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차기 농협중앙회 회장 선출 가능성이 주변에서 들려옵니다. 본인의 계획이랄까 각오랄까 이러한 심정을 밝혀주실 수 있는지요?</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누군들 출세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제 나름대로는 농협을 어떻게 혁신해야 한다 하는 소신도 있고, 정부의 방침이 좀 더 현실적으로 가닥을 잡게 만드는 역할을 맡을 자신도 있습니다만 지금은 그런 얘길 하는 자체가 적절치 않아요.
사법부의 판단을 물론 존중해야 하지만 일단은 잘 마무리돼서 현재의 체제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게 제일 좋다고 봅니다. 체제가 안정이 돼야 혁신이든 발전이든 도모할 수 있지 않겠어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순리를 따르겠다는 것뿐입니다. 현회장체제가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나서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망도 그리 어둡지 않습니다. 지금 우환이 있는데 그것을 기화로 뭔가 욕심을 내는 건 순리를 거역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b>
순리를 따라야 한다. 지극히 옳은 소리다. 그러나 세상의 구성원들은 저마다의 눈으로 순리를 포착하고 강요하고 있다. 저마다의 순리를 두고 옳고 그르네 치열한 싸움으로 해가 뜨고 해가 지고 있다.
순리는 단순하다. 양말만 제 손으로 신을 나이가 되도, 대강 눈치껏 파악한다. 이불에다 오줌 싸면 안 되고, 어른 보면 고개 숙여 인사하는 걸 저절로 습득하게 된다. 하면 안 되는 걸 안 하고, 해야 할 걸 하는 게 순리다.
농민은 쪼그라들고 농협은 비대해졌다. 국민은 쪼그라들고 국가는 성장하고 있다. 이것은 순리가 아니다. 이치를 거스른 역리(逆理)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역리를 바로잡겠노라 순리를 표방한 해법들이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문제만 더 꼬일 거 같은 대책들이 대한민국에서, 필리핀에서, 미국에서, 그리고 세계전역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순리가 맥을 못 쓰는 시대, 우리는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양평과 직접관계가 없는 농협중앙회 얘기를 서두에 꺼낸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얼마 전 경기도관내 타지역에서 몇몇 지인과 저녁모임을 가졌는데, 일행 가운데 하나인 농협 임원이 중앙회의 정황을 길게 말하면서 혹시 현회장이 중도퇴장을 하게 되면 차기회장으로 양평의 양서농협장이 유력해질 수도 있다는 말을 해서다.
말인즉슨,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은 다 농협중앙회장을 배출했는데 경기도만 아직 전례가 없거니와 농협전체에서 경기도의 비중이 30퍼센트 이상이니 아무래도 차기는 경기도 차례일 가능성이 높단다. 회장선출은 이사진 30명의 투표로 이루어지는데, 지역농협단체장 10인에게 역할비중이 집중돼 있는 구조에다 경기도관내만 4인이고 경기도지역대표이사가 바로 양서농협장 여원구씨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6년 6월 16일 오전 양서농협을 찾았다. 회장선출 관련 얘기가 제일 궁금했지만, 불쑥 꺼낼 성질의 문제가 아닐 듯싶어 때늦은 축하인사부터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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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농협중앙회 이사에 선출되신 것을 뒤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경기도 조합을 대표하는 직책이라는 건 어렴풋이 알겠는데, 실제 역할과 권한은 어떤 것인지 요약해주시겠습니까?</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경기도 대표이사는 관내 132개 농협장들의 직선으로 1인을 뽑습니다. 농협중앙이사회는 전국 회원농협대표 10인, 인삼 축협 원예 등에서 8인, 사외인사 등등해서 30인으로 구성돼 있구요. 중앙농협의 모든 업무와 사업이 안건의 대상이고, 심의의결의 권한을 지니고 있죠. 물론 이사회핵심은 지역농협대표 10인에게 위임된 모양새입니다. 따라서 지역농협의 숙원사업 등이 주요의제로 다뤄지기도 하죠.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괜한 노파심일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만큼 중요한 직책을 겸임하시다보면 양서농협 운영에 무언가 지장이 있지 않을는지요?</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그런 우려가 없지 않은데, 양서농협은 비교적 권한분산이 꽤 효율적으로 돼 있습니다. 조합장에게 권한이 지나치게 몰려 있다 보면, 역기능이 더 크거든요. 어느 권력이나 1인에게 집중돼 있으면 그 조직은 안으로 곪기 마련 아닙니까? 제가 이번 대표이사 선출과 무관하게 전부터 순차적으로 권한을 이관해서, 상임이사 중심체제가 확고해서 큰 무리가 없어요. 신용분야는 상임이사가 경영부분은 경영본부장이 전담한 지가 꽤 돼서 어떠한 우려도 기우에 불과합니다.
조합장이 세세한 부분을 챙기는 것보다는 큰 틀에서 거시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또 차질 없이 전체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넓게 살피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상임이사니까 그닥 시간을 많이 뺏기지도 않구요. 제가 44년 째 농협 근무하면서 중앙회 심의기구의 위원 참여 경험도 있고 도단위 의원회 참여도 많았기 때문에 크게 어렵거나 새롭게 시간을 투자해야 할 부분은 아닙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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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농민은 갈수록 힘든데 농협은 갈수록 성장한다, 이런 유형의 비판을 흔히 듣게 됩니다. 농협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고 또 어떻게 개선해나가는 게 옳다고 생각하십니까?</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솔직히 답이 없습니다. 일시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정답이 없다는 게 저를 포함한 많은 농협인들의 고민이죠. 그러나 개선대책은 뚜렷합니다. 각 지역마다 특성에 맞는 다변화적인 개혁이 절실하고, 또 자율적 운영의 범위도 크게 확대돼야 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농협을 농업의 틀 안에만 가둬두는 건 무리이자 불가능입니다. 물론 농업을 모태로 하고, 농업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성장해온 게 사실이지만 창립 이후 55년 세월동안 성격도 많이 변하고 기능도 크게 확대돼왔지 않습니까? 농협은 금융기관이자 서비스기관입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되, 시대가 요구하는 금융과 생활편의 제공 영역의 사업기구로 인정하는 게 마땅하죠. </b>
여원구 조합장은 차분차분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과연 농협의 문제가 그것뿐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현재의 농협중앙회는 곪아도 너무 곪아있다. 썩어빠졌다고 일갈해도 크게 틀린 소리가 아닐 정도로. 조선과 해운사업이 침몰하고 있는데 엉뚱하게 농협중앙회가 비틀거리고 있다. 바다에서 하는 사업이 망하는 데 왜 육지에서 농사짓고 소 키우는 농협이 허리 휘청하는 것일까.
농협이 조선ㆍ해운 분야에 대출해주고 떼일 돈이 물경 7조원에 달한다. 왜 그랬을까? 한 마디로 권력형비리의 표본이어서다. 조선해운 분야의 경영인과 권력실세가 짝짜꿍이 되어서는 농민보다는 권력의 눈치 살피는데 분주한 농협수뇌부를 쥐어짜낸 결과이어서다.
뿐인가 235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거대조직인지라 정치세력과의 관계는 살얼음판과도 같다.
줄 한 번 잘못서면 된서리를 맞을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거역할 수도 없거니와, 벗어나려는 노력조차 찾아보긴 힘든 게 농협 65년 역사의 한 단면이다.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2005년 조합장에 당선되기 이전까지 관내 여러 지역농협에서 근무해오셨습니다. 양평을 대표할 만한 농협맨인데, 처음 농협에 몸을 담은 이래 현재까지의 과정을 간략히 말씀해주십시오.</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처음 입사할 때는 사명감 운운할 만큼의 여유가 없었어요. 호구지책, 그 네 글자가 전부였습니다. 6.25전쟁의 상흔 속에서 성장했으니, 가난은 숙명과도 같았고 70년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취업이 어려웠죠. 제 청춘은 정말 우울한 시간이었어요.
농협 잘 들어왔죠. 여기서 사람 되고, 결혼도 하고, 나름대로는 조합원께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하면서도 떵떵거리고는 못살아도 우리 식구 큰탈 없이 건사하면서 살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근데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니까 욕심이 생깁디다. 좀 더 잘해서, 조합원 그러니까 맨날 얼굴 마주치는 동네사람 이웃어르신에게 무언가 베풀고 싶고 또 우리 지역농협도 키우고 싶은 욕망이 굴뚝같아지더라구요. 그래서 제딴에는 참 열심히 성실히 그렇게 농협인으로 44년을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양서농협 조합장을 맡으신 지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간의 변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무엇인가요?</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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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다 평직원 때부터 가슴에 품고 또 나름대로는 갈고닦아왔던 꿈을 목표로 삼아서 실현해내느라 열성을 다해왔습니다. 더 중요한 건 조합원님과 임직원 여러분들이 하나 된 몸과 마음으로 도와주시고 또 따라와주셔서 전국최고의 농협으로 손꼽히는 양서농협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취약했던 경영기반이 안정화되었다는 게 제일 큰 변화이자 발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트나 기타 이용편의시설이 열악해서 제 기능도 무척 제한적이고 수익창출도 미미했는데, 세심하게 접근하고 과감히 투자해서 편의성은 높이고 수익창출도 크게 증대시켜낸 게 자랑스럽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해요.
업무 다변화, 특히 생산성 향상과 조합원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체제구축도 괄목할 만한 변화이죠. 4대강 공원화 사업으로 인해, 하천부지 영농농가의 타격이 매우 컸거든요. 양평 친환경농업특구의 위상이나 서울근교 농업의 장점이 일시에 무너졌는데, 작목반 운영에 만전을 기해 품목 쌀 인증농가 200여 농가, 친환경농업 100여 농가가 전국 제일의 쌀을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권오균 선생이 온갖 우여곡절 속에 일본에서 가져온 밀키퀸 같은 경우 롯데나 현대백화점에서 80kg 한가마에 비싸게는 80만원에서부터 48만에 판매되고 있어요. 다품종의 작목반을 좀더 확산하고 또 경쟁력을 갖추는 게 발등의 숙제이긴 합니다만.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특히 복지 쪽 사업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던데, 그 말씀은 없으시네요?</b>
<b><font color=green>여원구 :</font> 아이고, 제 자랑만 늘어놓는 거 같아서 좀... 사실은 무엇보다 조합원 복지확대를 실현해낸 게 제일 뿌듯합니다. 농협이 자치단체가 아니니까 복지 관련예산배정이나 정책수행에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운신의 폭이 굉장히 좁은 가운데에서도 실질적인 혜택을 드리려고 저뿐 아니라 저희 임직원 모두 솔직히 고생 좀 했습니다.
양서농협의 조합원이 3천40여명 되시는데 60세 이상이신 분이 65퍼센트에요. 본격적으로 노령화에 진입하고 있는 거고 은퇴농도 많이 계시죠. 자제들 다 서울 올라가고, 두 분 혹은 홀로 사는 분들이 대다순데 요즘 자식들이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다 자기들 먹고살기도 바쁘고 어쩌다 고깃근이라도 사다 주면 그게 효도 다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부모들이 땡볕에 비지땀 흘려서 지은 농작물 차 트렁크에 싣고 가져다 먹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 분들 자식 노릇은 다 못해도 건강만큼은 챙길 수 있는 데까지 챙겨보자가 제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의 기본적인 검진에 양서농협이 비용을 부담해서 최소 120만원 정도 수준의 종합검진으로 확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이 되었어요. 그래서, 관내 병원이란 병원은 다 접촉해봤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성사가 안됐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여러 의료기관의 관계자료 면밀히 검토하고 발품 엄청나게 팔고 해서 간신히 성사시켰어요. 그쪽 방면에 권위가 높은 KMI(재단법인 한국의학연구소)측에서 저희 쪽 신념이랄까 정성이랄까 여하튼 그러한 부분을 높이 사서 좋은 조건으로 협정을 맺은 거죠. 올해가 벌써 11년 차인데, 조합원들은 별도의 추가부담 없이 건보의 28가지 검사항목에 63개 항목을 연계해서 건강검진을 받고 계십니다.
저희 자랑만 늘어놓는 거 같아서 좀 계면쩍지만, 이 사업은 농협중앙회에서 전국 각 지역농협에 강력히 권장하고 있어 한동안은 양서농협이 전국농협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할 정도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금은 농약농자재 구입시 30프로를 조합에서 지원해줘서 농가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사업확대를 비롯해서 여러 복지정책의 확충을 어떤 식으로 실현해낼까 고심 중입니다. </b>
2006년 여원구 조합장 취임 이후 전조합원 대상의 건강검진은 그간 수검 누적인원 8,521명에 달한다. 전 조합원 및 가족을 대상으로 구충제 지원사원도 조합원의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원로조합원에 대한 예우도 깍듯하다. 70세 이상 조합가입 20년 이상 원로 조합원에게 1인당 연간 15만원 상당의 복지이용권을 2010년부터 지급하여 지난 6년간 3,300여 원로조합원에게 총 4억8천여 만원 상당을 지원했다. 2009년부터는 70세 이상 양서농협 조합원 및 배우자와 조합원의 부모를 대상으로 장수사진을 촬영해주고 있다.
조합원 자녀의 학비 절감과 지역 인재육성을 위한 학자금 지원에도 애를 쓰고 있다. 2015년에만 42명의 조합원 자녀를 대상으로 1인당 120만원씩 총 5천여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특히 양서농협의 해외연수 운영방법은 타 지역농업의 교과서가 되었다. 매년 일정한 자격 기준에 의거 2005년부터 전조합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간 조합원의 3분의 1인 1,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양서농협 조합원들이 가장 속 시원하게 여기는 게 해외연수 운영방법이다. 감투 쓰면 선진지 견학, 해외시찰 뻔질나게 나다니는 꼴불견이 여원구조합장 취임 이후 박멸됐기 때문이다. 연장자 우선으로, 한번 간 사람은 제외하는, 조합원 모두가 한번쯤은 선진지 견학과 해외시찰을 갈 수 있도록 조치한 결과이다.
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다. 복지든 혜택이든 조합원 각자에게 골고루 나눠지는 게 당연하다. 그럼에도 완장 찬 사람에게 뭔가 더 이득이 가는 게 현실이다. 특히 공짜여행에서 여실히 드러나기 마련이다. 여실히 드러나는 데에도 반복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알량한 기득권세력의 반발이 조합장 연임을 뒤흔들 정도로 매서워서다. 모든 조직의 고질병이 모두 그렇듯 수장과 조직원 일부의 ‘좋은 게 좋은 거’ 라는 타성이 매우 견고해서다.
골고루 여행 보내주는 지극히 당연한 조치가 양서농협의 건강함을 상징하는 게 한편으론 참 거시기하다.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양서농협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신지? 또 그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점치고 계십니까?</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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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일반시중은행과 다를 게 뭐 있냐 하는 비판은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고 또 어느 정도는 틀린 말입니다. 우선 양서면을 비롯한 대다수 지역농협은 경제사업 즉 생산과 판매로는 수익을 얻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에요. 신용사업 즉 대출을 비롯한 금융서비스로 이익을 창출하는 게 보편적입니다. 신용사업의 이익으로 경제사업의 손실을 메우는 구조가 일반화돼 있습니다.
양서농협 역시 신용사업의 이익으로 조합원의 권익과 지역주민의 편의시설을 운영하고 있죠. 따라서 타금융기관과 차별화된 경쟁력 있는 상품개발과 서비스에 주력하는 동시에 조합원 특성에 맞는 복지와 지원정책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양서농협은 5년 주기의 비전을 구체화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지난 2011년도에 선포한 비전들은 2016년도에 거의 실현되었고, 올해부터는 2020 비전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2020 비전의 핵심은 현재 전국최고로 인정받는 위상을 좀 더 높이는 데 있어요. 사업규모는 자산 5,500억원 상호금융 9천억원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성장이 전제되어야 조합원과 지역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죠.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차기 농협중앙회 회장 선출 가능성이 주변에서 들려옵니다. 본인의 계획이랄까 각오랄까 이러한 심정을 밝혀주실 수 있는지요?</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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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의 판단을 물론 존중해야 하지만 일단은 잘 마무리돼서 현재의 체제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게 제일 좋다고 봅니다. 체제가 안정이 돼야 혁신이든 발전이든 도모할 수 있지 않겠어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순리를 따르겠다는 것뿐입니다. 현회장체제가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나서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망도 그리 어둡지 않습니다. 지금 우환이 있는데 그것을 기화로 뭔가 욕심을 내는 건 순리를 거역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b>
순리를 따라야 한다. 지극히 옳은 소리다. 그러나 세상의 구성원들은 저마다의 눈으로 순리를 포착하고 강요하고 있다. 저마다의 순리를 두고 옳고 그르네 치열한 싸움으로 해가 뜨고 해가 지고 있다.
순리는 단순하다. 양말만 제 손으로 신을 나이가 되도, 대강 눈치껏 파악한다. 이불에다 오줌 싸면 안 되고, 어른 보면 고개 숙여 인사하는 걸 저절로 습득하게 된다. 하면 안 되는 걸 안 하고, 해야 할 걸 하는 게 순리다.
농민은 쪼그라들고 농협은 비대해졌다. 국민은 쪼그라들고 국가는 성장하고 있다. 이것은 순리가 아니다. 이치를 거스른 역리(逆理)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역리를 바로잡겠노라 순리를 표방한 해법들이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문제만 더 꼬일 거 같은 대책들이 대한민국에서, 필리핀에서, 미국에서, 그리고 세계전역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순리가 맥을 못 쓰는 시대, 우리는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YPN뉴스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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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보통사람님의 댓글
보통사람 작성일지금농협중앙회장님은 힘이 별로인것같습니다. 전국농민회 홈폐이지에서도 그분에대한 글이올라오는데 전라도쪽에서조차 힘을발휘하지못하지요.경상도쪽에서중앙농협회장이 선출되었을때는 힘을발휘했지요. 우리경기도족에서도 이제는농협중앙회장이 나올때라고생각하지요. 농협이 자체적으로성장보다는 국민들과농민들이 성장시킨것입니다. 농민이 없서으면정부에서 대단한지원을했을까요.농협설립목적이 농민들지원이었지요. 1968년고박정희대통령께서농협설립은 농민지원이라고했지요. 정부에서농민들한데지원한돈이 지금까지 70조라고하지요. 그중에상당한금액은 농민을거처서 농협에 들었갔지요. 대출이자.그리고 농기계구입.농자제구입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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