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PN인터뷰> "청매가 없으면 푸른 복숭아를 깎아 내놓듯" - 이훈석 세미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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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석 세미원 이사, "청매가 없으면 푸른 복숭아를 깎아 내놓듯"
세미원은 아름답다. 양평에서 가장 성공적인 관광자산이다. 인위적이되 자연스럽고, 수변지역에서의 개발이되 친환경을 실현해낸 곳이다. 그럼에도 지난 10년간 온갖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세미원 자체의 문제점도 컸겠지만 조성주체가 양평인이 아닌 외부인인 탓도 적잖았다는 게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물론 잘잘못을 따지는 데에 성역이 있을 수 없으며, 과거 공적이 아무리 크다 한들 현재의 잘못을 탕감할 수 없는 노릇이다.
세미원의 배다리 복원사업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양평군의회의 문제제기와 세미원측의 반박으로 말미암은 이번 공방에 양평군민이 주목하고 있다. ‘배다리 복원사업의 핵심인 전통한선을 중국에서 제작하는 게 말이 되느냐’ 에는 동의하면서도 그간 두물머리 일대를 명소로 탈바꿈 시켜온 세미원이 이번 사태로 인해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YPN 역시 이번 공방에 주목하고 있으며, 우려하고 있다. 정확한 사태파악을 위해, 문제를 제기한 양평군의회 박현일 부의장과 송요찬 의원 그리고 반박에 나선 세미원 이훈석 이사와의 좌담회를 시도했다. 박부의장과 송의원은 선거일정 등을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고 통지해온 데에 반해 李이사는 하루라도 빨리 세미원측의 입장을 밝히고 싶어 했다. 부득이, 단독 인터뷰 형식으로 세미원의 반론을 먼저 듣는다. 박부의장과 송의원은 이 반론에 대해 추후 의견표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꽃샘바람이 봄비로 이어지던 2012년 4월 2일 오후 2시 세미원을 찾았다.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조성초기에 뵙고 처음이니 한 십여 년 만입니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셨네요? </b>
<b><font color=green>이훈석 : </font>가는 세월을 어쩌겠어요? 그땐 장년의 나이였고 이제 일흔을 바라봅니다.</b>
<b><font color=green>안병욱 : </font>세미원 덕분에 양평관광산업이 크게 발전됐다는 게 양평군민의 보편적인 평가입니다. 모쪼록 사실 그대로의 답변을 부탁합니다. 문제점이 있다면 시인하시고, 대안이나 개선방안을 말씀해주시는 게 세미원을 아끼는 양평군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군의회 측에서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답변을 부탁합니다. 전통한선을 중국업체에서 제작한 사유가?</b>
<b><font color=green>이훈석 : </font>기간 내 건조가 국내에서는 불가능했어요. 공신력을 지닌 거의 유일한, 목포의 전문업체에 의뢰했더니 전통한선을 한 척 건조하는 데에 일 년이 소요된다고 하더군요. 이쪽 방면에 전문적 일손이 거의 사라진 때문이라고 합디다. 공공예산이라는 게 정해진 기일 안에 사용해야 하는 제한이 따르고 또한 확보된 예산이 국내업체에서 요구하는 건조비용에 크게 부족했기에 달리 도리가 없었어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중국에서의 제작 못잖게 논란이 되는 부분이 도료(塗料 : 물건의 겉에 칠하여 그것을 썩지 않게 하거나 외관상 아름답게 하는 재료) 부분입니다. 전통한선에는 옻으로 칠하는 게 원칙이라는데 페인트를 사용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배다리 복원사업은 향후 10년간의 내구성 확보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요. 옻칠을 하면 전통기법도 살릴 수 있고 내구성도 뛰어난 게 사실이지만 이 또한 확보된 예산으론 택도 없어요. 옻칠값이 거진 황금값입디다. 아주 얇게 바르면서 흉내만 낸다면야 예산 내에서 해결될 수도 있겠지만 내구성은 전혀 담보할 수 없어요. 이 방면의 전문가 그룹이 대안으로 내놓은 게 친환경적 페인트입니다.
전통문화 복원에만 초점을 맞추면 배와 배를 연결하는 것도 목재를 사용해야 합니다만, 저희는 철빔을 선택했어요. 물론 전문가 그룹의 조언에 따른 거죠. 저는 이번 배다리 복원사업을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원형을 되살린다에 두고 있습니다. 가령, 임금님 수라상을 재현하는 데에 청매(靑梅 : 설익은 푸른 매실)가 없다고 포기하기보다는 푸른 복숭아를 깎아서라도 대신하겠다는 입장이에요.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이유야 어쨌든 전통문화 복원이라는 본디 사업목적은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b>
<b><font color=green>이훈석 : </font>정조 당시와 똑같이 복원할 수 있다면야 오죽이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당시처럼 일시적으로 사용할 용도도 아니고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문화재를 복원하는 목적도 아닙니다. 비판하시는 분들은 남대문복원사업을 예로 드시는데, 배다리 복원사업은 그것과는 성격이 전혀 달라요.
배다리는 문헌에만 남아 있는 문화유산입니다. 맨 처음 배다리 조성사업을 타진할 무렵 관련 전문인들이 모두 고개를 저었어요. 사서 생고생할 일이니 출렁다리 정도로 축소하라고 하나 같이 말렸습니다. 전 그 말을 따를 수가 없었어요. 출렁다리는 설악산에도 있고 여기저기 있잖나요? 세상에 없는 걸 만들어놔야 볼거리가 되는 것 아니겠어요?
주어진 예산범위 내에서, 임금행차처럼 소수의 사람이 아닌 세미원을 찾는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고, 겨울이면 육지로 견인해야 하는 목선(木船)의 한계도 이겨낼 수 있는, 그러면서 최소 10년을 버틸 수 있는 배다리는 지금의 건조방식이 최선이라는 게 제 신념이며 전문가그룹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전통문화를 빙자해 세인의 이목을 집중할 시설물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전통문화 복원에만 매달렸다면 아예 이곳 두물머리에 놓을 엄두도 못 냈겠지요. 당연히 서울 노량진에 복원해야겠죠. 배다리는 세계유일의 관광상품이며, 세미원, 더 나아가 양평의 특화사업입니다. 6,7년 동안 국토해양부, 환경부를 발이 닳도록 쫓아다니며 숱한 관료들을 설득하고 설득해서 겨우 결실을 맺은 겁니다. </b>
얘기를 듣다보니 이번 공방의 발화점이 눈에 들어온다. 세미원측은 애초에 역사적 배경을 둔 관광상품 조성에 집중했고, 양평군의회는 이 사업이 표방한 문화재복원에 집중한 연유가 솜과 부싯돌인 듯싶다. 이 엇갈리는 시각의 책임은 세미원에 있어 보인다. 애초부터 문화재복원에 국한되는 성격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면 이러한 논쟁도 야기되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문화재복원이라는 명제를 내세우지 않았다면 이번 사업이 성사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도 뒤따른다. 목적달성을 위한 적절한 과장법과 목적달성만을 위한 지나친 눈가림 사이의 경계가 위태롭다.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군의회 측에선 ‘배 곳곳에 누수 등 전형적인 부실공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전통 목선은 물에 띄우면 다 샙니다. 물에 띄어보고 안정성을 검토하고 보완하는 작업은 당연한 수순이죠. 그러한 과정을 마치 부실공사 뒤처리과정처럼 취급하는 데에는 심히 유감입니다.</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실시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전통한선과 무관한 해양에너지설비 분야·해양 구조물 설계 전문업체, 라는 점도 주요 쟁점입니다. </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업체선정은 7년 전 사업초기에 국토해양부 하천공사과 추천에 따른 겁니다. 대한민국 강이고 바다고 물에다 하는 설치공사를 제일 많이 한 업체인데 무관하다니요? 설계에 의한 선박건조를 위해 국내는 물론 인도네시아, 중국업체까지 다 훑어보았습니다. 국내업체에선 정해진 예산과 기일에 응하는 업체가 없었고 외국업체 3군데에서 샘플 건조선박을 받아 전문가 그룹이 감정해서 최종선택한 겁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이번 논란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실 생각이신지요?</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복원의 의미를 큰 틀로 봐 달라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군요. 상호 견해차이를 좁히고, 대승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논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장은 많이 섭섭하지만, 사실 그대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중지를 모으면 잘 해결되지 않겠나 보고 있어요. 군의회나 저희 세미원이나 양평에 보탬이 되자고 서로 언성을 높이는 거 아니겠어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내가 왜 여기서 이런 오해를 받고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보따리 싸서 훌쩍 떠나면 그만인 것을, 하는 생각도 자주 듭니다. 저야 그렇다 치고, 세미원 조성부터 배다리 복원사업까지 열성을 다해 오신 어른들, 서영훈 전 적십자총재님이나 강지원 변호사님께 양평에서 이럴 수가 있습니까? 그분들이 안계셨다면 세미원이 다 뭡니까? 여기 두물머리는 이토록 훌륭한 자산을 갖고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땅으로 영원히 남았을 겁니다.
여기까지 끌고 온 ‘우리문화연구회’ 구성원 누구도 개인적 이익을 생각해본 적도 없고, 개인적 이익을 챙겨본 적도 없어요. 그저 우리들의 꿈, 이 아름다운 두물머리에 겨례의 문화를 담아내어 세계 100대 정원에 손꼽히는 명소 한번 만들어보자는 꿈이 차근차근 이루어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유일한 수확이자 노년의 낙입니다. 제가 혹은 세미원이 현행법상 뭔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손치더라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요. </b>
중간중간 밭은기침을 내뱉던 李이사가 울먹이며 말을 잇다가 끝내 굵은 눈물을 흘린다. 바라보기가 참 민망하고 제발이 저렸다. 세미원의 공로를 인정하는 필자의 마음 한편에, 서릿발 같은 상수원보호법 속에서 이만한 결실을 맺고 적잖은 공공예산을 타냈으니 뭔가 구린 구석이 없지 않겠지 하는 막연한 의심이 아주 없지는 않아서이다. 할 말이 없어 묵묵히 지켜보는데 李이사가 팽 하니 코를 풀어내고 다시 입을 뗀다.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맨 처음 여기다 세미원을 꾸미겠다고 나섰을 때 양평군 공무원부터 손사래를 쳤어요. 여기서 그런 일하면 잡혀가기 십상이다, 거들어주다간 힘없는 공무원들 모가지가 열이라도 감당이 안 된다,고 펄쩍 뛰었어요. 추진했다가는 결국 다 잡혀가니까 제발 갈산공원으로 장소를 옮겨 달라 통사정을 했었죠. 잡혀 가도 내가 잡혀가겠노라고 드러눕다시피 했죠.
저뿐 아니라 ‘우리문화연구회’ 임원들도 요지부동이었어요. 여기 두물머리는 열을 투자하면 백을 얻을 수 있는 천하의 명당이었으니까요. 세미원의 발단은 수생식물의 자원화였어요.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수생식물을 번식시켜 수자원보호에도 일조하고 세계적인 관광자산을 일궈 수변지구의 바람직한 발전도 도모하겠다는 데 무슨 소리냐, 하는 명분으로 중앙부처의 관료조직과 싸울 땐 싸우고 협조할 땐 협조하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한때, 주변의 오해로 인해 감사원 감사도 받았고, 검찰 조사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범죄자 취급하다 나중에는 참 좋은 일 하셨다, 면서 오히려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연락해달라고 합디다. 감사원에서는, 다 까보니까 개인적 이익을 도모한 부분도 일절 없고 정황도 이해가 되지만 일부 현행법 위반이 있으니 벌금 700만원 정도로 검찰로 이관하겠다고 했었고, 검찰에서는 좋은 일 하셨는데 무슨 벌금이냐며 그 마저 털어줬어요.
요즘 하도 기가 막혀서 여러 번 혼자 울었어요. 어른들 뵐 면목도 없고, 양평을 빛낼 일을 왜 양평에서 발목을 잡는 지 당체 알 수가 없어요. 부처님께 공을 들여도 십년이면 못 이룰 소원이 없다는데, 내가 여기서 십년 동안 이렇게 공력을 들였는데도 내 진심을 아직도 믿어주지 않는구나 싶어서 정말 서운합디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서운하시다는 데 자꾸 이런 말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만, 연간 6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데 비해 경제적효과가 일부상권 외에는 별반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단숨에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는 법입니다. 세미원 나름대로는 무척 노력하고 있어요. 지역농산물교환쿠폰도 운영하고, 내년부터는 양수리 일대 상점 어디에서나 사용이 가능한 엽전 형태의 동전을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세미원을 찾은 관광객들이 사용하게 할 계획입니다.
관광산업은 볼거리와 먹거리 이 양대산맥이 갖춰져야 성공합니다. 배다리까지 완공되면 볼거리는 충분해요. 이제 남은 건 먹거리입니다. 세미원이 정말 양수리 그리고 양평을 대표할 만한 먹거리의 발원지가 되는 게 당면과제에요. 전통요리의 명인 한복려 선생이 우리 모임의 이사고, 저 또한 식생활사를 전공했습니다. 두고 보세요, 저희 세미원이 깜짝 놀랄 국민적 먹거리를 만들어낼 터이니.</b>
10년 전쯤, 세미원이라는 말이 처음 떠돌던 무렵이 회상된다. 좋게 말하면 달걀로 바위 깨는 소리로 들렸고, 나쁘게 말하면 또 엄한 사람들이 엄한 데에다 삽질하나보다 싶었고, 악의적으로 말하면 되지도 않을 일 팔아서 눈먼 돈 챙기려는 수작으로 비쳤다. 한동안 잊고 지내다 개장소식을 들었고, 가서 보곤 많이 놀랐다. 그 후에도 드문드문 새소식이 들렸고, 이따금 찾을 때마다 느릿느릿 더 좋은 모습을 갖춰갔다. 애들 많이 쓰셨네, 싶으면서도 울화가 치솟았다. 같은 말이라도, 어느 놈이 말하면 귓등으로도 안 들어주던 정부기관들이 어느 양반들이 말하면 잘도 들어주는구나 싶어서다. 누가 말하든 정당하면 들어주고 정당하지 않으면 들어주지 말아야 국가기관답지 않은가, 탓해 무엇 하리. 누구의 힘이든 이곳 양평에 번듯한 자산 하나 마련되었으면 그만이지.
<b><font color=green>안병욱 : </font>세미원 조성 초기에는 심드렁했던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지금처럼 관광자산으로 개발할 수 있었던 노하우랄까 원동력이 궁금합니다.</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우리문화가꾸기’ 회원들의 신념과 사회적 역량이 제일 큰 비결이겠죠. 또 손학규, 김문수 지사로 이어지는 경기도의 변함없는 지원, 특히 궂은 일이 있을 때마다 흔들림 없이 격려해주고 지원해준 김선교 군수와 양평군 공직자들의 숨은 협력과 노고에 힘입은 바 큽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선의만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세상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지금이야 이런 저런 오해에 시달리지만 결국에는 다 내 마음을 또 세미원의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 굳게 믿어요. 저희 세미원을 비판하는 분들께 부탁하고 싶어요. 저희를 꾸짖는 만큼 성의를 갖고 세미원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운영주체가 경기도에서 이관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운영상태는 어떻습니까?</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지난 3월 23일 정식으로 변경됐습니다. 경기도의 운영평가로는 연 10억원의 경상비가 필요하다는데 저희는 그간 5억원 정도의 수입으로 운영해 왔어요. 하루 방문객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이 더 늘어날 구석도 없어요. 앞으로도 그 정도의 수입으로 꾸려나갈 생각입니다. 알뜰하게 살림하고 개개인의 욕심을 잘 다스리면 그 정도로도 충분하거든요. </b>
세미원(洗美園)은, 물을 보면 마음을 닦고 꽃을 보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짐(觀水洗心 觀花美心)이라는 옛말에서 이름을 따왔다 한다. 관람료는 1인 3천원이다. 관람이 끝나면 입장권을 3천원 상당의 지역농산물 교환권으로 바꿔준다. 계산상으로는 남는 게 없는 장사다. 연간수입 5억원의 출처를 물으려다 입을 닫았다. 잠시 물을 보고 마음을 닦는 흉내를 내고 잠시 꽃을 보고 아름다운 마음을 탐낸 까닭이며, 늘 물을 살피고 꽃을 피우는 사람들이라고 그만한 요량이 없을까 싶어서이다. 아마, 농산물판매에 따른 적정 수수료가 있겠지. 돈타령은 그만 접고 세미원의 이상을 묻는다.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세미원의 지향점이랄까 앞으로의 계획을 간추려 주십시오.</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세계 100대 공원에 선정되는 게 궁극의 목표입니다. 더불어 우리 청소년들에게 아름다운 심성과 확고한 환경의식을 심어주는 교육현장으로 가꿔나갈 겁니다. 어제 관내외 고등학교 교장선생님 일곱 분이 다녀가셨어요. 학생들 현장교육에 적합한 지 시찰 나오신 거죠. 제 손을 꼭 잡고, 참 고생많으셨습니다, 인사를 건네는데 정말 고맙더군요. 아이들이 와서 백일장을 하면, 나중에 부모님이랑 다시 한 번 꼭 오고 싶다는 글을 많이 접하게 되요. 그럴 때 정말 보람이 크죠.
요즘은 겨울을 숙제로 삼고 있습니다. 겨울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도록 고심하고 있어요. 저기 세한원을 지어났는데, 추사 선생의 세한도를 재현하는 게 목표에요. 배다리가 완공되면 진짜배기 정월대보름 행사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참된 민속문화를 복원해서 세계적인 문화행사로 키워나갈 예정이에요.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역경도 컸지만 보람도 남다르실 듯합니다. 가장 흡족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을 꼽으라면?</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모든 사람이 고맙습니다. 세미원이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도, 까다로운 규칙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멀리서 찾아오는 모든 분들도 다 고마워요. 어찌 생각해보면 저희를 비판하는 분들도 결국은 고마운 분들 아니겠어요? 그런 분들도 계시니까 저희 스스로를 반성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니까.
이 나이에 돈이며 명예 따위에 무슨 욕심이 있겠습니까? 내 소신껏 일하고 또 기대했던 성과를 맛보는 게 제일 큰 보람이죠. 그동안 방송국이나 신문사며 잡지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꽤나 많았습니다. 개인적인 인터뷰는 다 거절하고 세미원 취재로 돌렸는데, 오늘 처음 인터뷰라는 걸 해봅니다. 그만큼 제가 갈급해서겠지요.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어쨌든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는 건 지역사회에 폐를 끼치는 일입니다. 이번 사태를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계신 양평군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마지막 질문으로 드립니다. </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가뜩이나 세상사가 뒤숭숭한데 이런 문제까지 본의 아니게 일으켜서 죄송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세미원을 좋게 보시는 분이든 나쁘게 보시는 분이든, 원컨대 과정의 실수를 너무 탓하지 마시고 하고자 하는 목적도 헤아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믿고 지켜봐 주십시오.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b>
필자는 양평군민으로써 ‘우리문화가꾸기회’ 서영훈 대표, 강지원, 이훈석 이사 등의 임원과 세미원을 고맙게 여기고 또한 그간의 노력을 존중한다. 그러나 李이사의 말을 귀담아 들어도, 전통한선을 중국에서 들여왔다는 사실만큼은 쉽게 수긍되지 않는다. 세미원의 진정성을 말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실적 제약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꼭 그렇게밖에는 해결방안이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은 떨쳐내기 어렵다.
꿩 잡는 게 매, 라고는 하지만 결과만큼이나 과정에도 흠집이 없어야 하는 게 공공사업이다. 양평군의회의 문제제기는 타당하다. 다만, 문제제기가 판을 뒤집어엎는 식으로 비화되는 건 양평의 손해라는 사실도 유념했으면 좋겠다. 따질 건 따지되, 법률적 위반행위가 없다면 현재 상황에서의 최선을 모색하는 게 양평에 유익하지 않겠는가. 모쪼록 쌍방이 주관적 판단과 시각을 접어두고 허심탄회하게 논의가 되기를, 비 온 뒤 땅이 굳듯 이번 공방이 세미원이 더욱 아름다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세미원의 배다리 복원사업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양평군의회의 문제제기와 세미원측의 반박으로 말미암은 이번 공방에 양평군민이 주목하고 있다. ‘배다리 복원사업의 핵심인 전통한선을 중국에서 제작하는 게 말이 되느냐’ 에는 동의하면서도 그간 두물머리 일대를 명소로 탈바꿈 시켜온 세미원이 이번 사태로 인해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YPN 역시 이번 공방에 주목하고 있으며, 우려하고 있다. 정확한 사태파악을 위해, 문제를 제기한 양평군의회 박현일 부의장과 송요찬 의원 그리고 반박에 나선 세미원 이훈석 이사와의 좌담회를 시도했다. 박부의장과 송의원은 선거일정 등을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고 통지해온 데에 반해 李이사는 하루라도 빨리 세미원측의 입장을 밝히고 싶어 했다. 부득이, 단독 인터뷰 형식으로 세미원의 반론을 먼저 듣는다. 박부의장과 송의원은 이 반론에 대해 추후 의견표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꽃샘바람이 봄비로 이어지던 2012년 4월 2일 오후 2시 세미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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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조성초기에 뵙고 처음이니 한 십여 년 만입니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셨네요? </b>
<b><font color=green>이훈석 : </font>가는 세월을 어쩌겠어요? 그땐 장년의 나이였고 이제 일흔을 바라봅니다.</b>
<b><font color=green>안병욱 : </font>세미원 덕분에 양평관광산업이 크게 발전됐다는 게 양평군민의 보편적인 평가입니다. 모쪼록 사실 그대로의 답변을 부탁합니다. 문제점이 있다면 시인하시고, 대안이나 개선방안을 말씀해주시는 게 세미원을 아끼는 양평군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군의회 측에서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답변을 부탁합니다. 전통한선을 중국업체에서 제작한 사유가?</b>
<b><font color=green>이훈석 : </font>기간 내 건조가 국내에서는 불가능했어요. 공신력을 지닌 거의 유일한, 목포의 전문업체에 의뢰했더니 전통한선을 한 척 건조하는 데에 일 년이 소요된다고 하더군요. 이쪽 방면에 전문적 일손이 거의 사라진 때문이라고 합디다. 공공예산이라는 게 정해진 기일 안에 사용해야 하는 제한이 따르고 또한 확보된 예산이 국내업체에서 요구하는 건조비용에 크게 부족했기에 달리 도리가 없었어요.</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중국에서의 제작 못잖게 논란이 되는 부분이 도료(塗料 : 물건의 겉에 칠하여 그것을 썩지 않게 하거나 외관상 아름답게 하는 재료) 부분입니다. 전통한선에는 옻으로 칠하는 게 원칙이라는데 페인트를 사용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배다리 복원사업은 향후 10년간의 내구성 확보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요. 옻칠을 하면 전통기법도 살릴 수 있고 내구성도 뛰어난 게 사실이지만 이 또한 확보된 예산으론 택도 없어요. 옻칠값이 거진 황금값입디다. 아주 얇게 바르면서 흉내만 낸다면야 예산 내에서 해결될 수도 있겠지만 내구성은 전혀 담보할 수 없어요. 이 방면의 전문가 그룹이 대안으로 내놓은 게 친환경적 페인트입니다.
전통문화 복원에만 초점을 맞추면 배와 배를 연결하는 것도 목재를 사용해야 합니다만, 저희는 철빔을 선택했어요. 물론 전문가 그룹의 조언에 따른 거죠. 저는 이번 배다리 복원사업을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원형을 되살린다에 두고 있습니다. 가령, 임금님 수라상을 재현하는 데에 청매(靑梅 : 설익은 푸른 매실)가 없다고 포기하기보다는 푸른 복숭아를 깎아서라도 대신하겠다는 입장이에요.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이유야 어쨌든 전통문화 복원이라는 본디 사업목적은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b>
<b><font color=green>이훈석 : </font>정조 당시와 똑같이 복원할 수 있다면야 오죽이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당시처럼 일시적으로 사용할 용도도 아니고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문화재를 복원하는 목적도 아닙니다. 비판하시는 분들은 남대문복원사업을 예로 드시는데, 배다리 복원사업은 그것과는 성격이 전혀 달라요.
배다리는 문헌에만 남아 있는 문화유산입니다. 맨 처음 배다리 조성사업을 타진할 무렵 관련 전문인들이 모두 고개를 저었어요. 사서 생고생할 일이니 출렁다리 정도로 축소하라고 하나 같이 말렸습니다. 전 그 말을 따를 수가 없었어요. 출렁다리는 설악산에도 있고 여기저기 있잖나요? 세상에 없는 걸 만들어놔야 볼거리가 되는 것 아니겠어요?
주어진 예산범위 내에서, 임금행차처럼 소수의 사람이 아닌 세미원을 찾는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고, 겨울이면 육지로 견인해야 하는 목선(木船)의 한계도 이겨낼 수 있는, 그러면서 최소 10년을 버틸 수 있는 배다리는 지금의 건조방식이 최선이라는 게 제 신념이며 전문가그룹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전통문화를 빙자해 세인의 이목을 집중할 시설물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전통문화 복원에만 매달렸다면 아예 이곳 두물머리에 놓을 엄두도 못 냈겠지요. 당연히 서울 노량진에 복원해야겠죠. 배다리는 세계유일의 관광상품이며, 세미원, 더 나아가 양평의 특화사업입니다. 6,7년 동안 국토해양부, 환경부를 발이 닳도록 쫓아다니며 숱한 관료들을 설득하고 설득해서 겨우 결실을 맺은 겁니다. </b>
얘기를 듣다보니 이번 공방의 발화점이 눈에 들어온다. 세미원측은 애초에 역사적 배경을 둔 관광상품 조성에 집중했고, 양평군의회는 이 사업이 표방한 문화재복원에 집중한 연유가 솜과 부싯돌인 듯싶다. 이 엇갈리는 시각의 책임은 세미원에 있어 보인다. 애초부터 문화재복원에 국한되는 성격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면 이러한 논쟁도 야기되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문화재복원이라는 명제를 내세우지 않았다면 이번 사업이 성사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도 뒤따른다. 목적달성을 위한 적절한 과장법과 목적달성만을 위한 지나친 눈가림 사이의 경계가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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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군의회 측에선 ‘배 곳곳에 누수 등 전형적인 부실공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전통 목선은 물에 띄우면 다 샙니다. 물에 띄어보고 안정성을 검토하고 보완하는 작업은 당연한 수순이죠. 그러한 과정을 마치 부실공사 뒤처리과정처럼 취급하는 데에는 심히 유감입니다.</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실시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전통한선과 무관한 해양에너지설비 분야·해양 구조물 설계 전문업체, 라는 점도 주요 쟁점입니다. </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업체선정은 7년 전 사업초기에 국토해양부 하천공사과 추천에 따른 겁니다. 대한민국 강이고 바다고 물에다 하는 설치공사를 제일 많이 한 업체인데 무관하다니요? 설계에 의한 선박건조를 위해 국내는 물론 인도네시아, 중국업체까지 다 훑어보았습니다. 국내업체에선 정해진 예산과 기일에 응하는 업체가 없었고 외국업체 3군데에서 샘플 건조선박을 받아 전문가 그룹이 감정해서 최종선택한 겁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이번 논란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실 생각이신지요?</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복원의 의미를 큰 틀로 봐 달라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군요. 상호 견해차이를 좁히고, 대승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논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장은 많이 섭섭하지만, 사실 그대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중지를 모으면 잘 해결되지 않겠나 보고 있어요. 군의회나 저희 세미원이나 양평에 보탬이 되자고 서로 언성을 높이는 거 아니겠어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내가 왜 여기서 이런 오해를 받고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보따리 싸서 훌쩍 떠나면 그만인 것을, 하는 생각도 자주 듭니다. 저야 그렇다 치고, 세미원 조성부터 배다리 복원사업까지 열성을 다해 오신 어른들, 서영훈 전 적십자총재님이나 강지원 변호사님께 양평에서 이럴 수가 있습니까? 그분들이 안계셨다면 세미원이 다 뭡니까? 여기 두물머리는 이토록 훌륭한 자산을 갖고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땅으로 영원히 남았을 겁니다.
여기까지 끌고 온 ‘우리문화연구회’ 구성원 누구도 개인적 이익을 생각해본 적도 없고, 개인적 이익을 챙겨본 적도 없어요. 그저 우리들의 꿈, 이 아름다운 두물머리에 겨례의 문화를 담아내어 세계 100대 정원에 손꼽히는 명소 한번 만들어보자는 꿈이 차근차근 이루어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유일한 수확이자 노년의 낙입니다. 제가 혹은 세미원이 현행법상 뭔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손치더라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요. </b>
중간중간 밭은기침을 내뱉던 李이사가 울먹이며 말을 잇다가 끝내 굵은 눈물을 흘린다. 바라보기가 참 민망하고 제발이 저렸다. 세미원의 공로를 인정하는 필자의 마음 한편에, 서릿발 같은 상수원보호법 속에서 이만한 결실을 맺고 적잖은 공공예산을 타냈으니 뭔가 구린 구석이 없지 않겠지 하는 막연한 의심이 아주 없지는 않아서이다. 할 말이 없어 묵묵히 지켜보는데 李이사가 팽 하니 코를 풀어내고 다시 입을 뗀다.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맨 처음 여기다 세미원을 꾸미겠다고 나섰을 때 양평군 공무원부터 손사래를 쳤어요. 여기서 그런 일하면 잡혀가기 십상이다, 거들어주다간 힘없는 공무원들 모가지가 열이라도 감당이 안 된다,고 펄쩍 뛰었어요. 추진했다가는 결국 다 잡혀가니까 제발 갈산공원으로 장소를 옮겨 달라 통사정을 했었죠. 잡혀 가도 내가 잡혀가겠노라고 드러눕다시피 했죠.
저뿐 아니라 ‘우리문화연구회’ 임원들도 요지부동이었어요. 여기 두물머리는 열을 투자하면 백을 얻을 수 있는 천하의 명당이었으니까요. 세미원의 발단은 수생식물의 자원화였어요.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수생식물을 번식시켜 수자원보호에도 일조하고 세계적인 관광자산을 일궈 수변지구의 바람직한 발전도 도모하겠다는 데 무슨 소리냐, 하는 명분으로 중앙부처의 관료조직과 싸울 땐 싸우고 협조할 땐 협조하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한때, 주변의 오해로 인해 감사원 감사도 받았고, 검찰 조사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범죄자 취급하다 나중에는 참 좋은 일 하셨다, 면서 오히려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연락해달라고 합디다. 감사원에서는, 다 까보니까 개인적 이익을 도모한 부분도 일절 없고 정황도 이해가 되지만 일부 현행법 위반이 있으니 벌금 700만원 정도로 검찰로 이관하겠다고 했었고, 검찰에서는 좋은 일 하셨는데 무슨 벌금이냐며 그 마저 털어줬어요.
요즘 하도 기가 막혀서 여러 번 혼자 울었어요. 어른들 뵐 면목도 없고, 양평을 빛낼 일을 왜 양평에서 발목을 잡는 지 당체 알 수가 없어요. 부처님께 공을 들여도 십년이면 못 이룰 소원이 없다는데, 내가 여기서 십년 동안 이렇게 공력을 들였는데도 내 진심을 아직도 믿어주지 않는구나 싶어서 정말 서운합디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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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단숨에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는 법입니다. 세미원 나름대로는 무척 노력하고 있어요. 지역농산물교환쿠폰도 운영하고, 내년부터는 양수리 일대 상점 어디에서나 사용이 가능한 엽전 형태의 동전을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세미원을 찾은 관광객들이 사용하게 할 계획입니다.
관광산업은 볼거리와 먹거리 이 양대산맥이 갖춰져야 성공합니다. 배다리까지 완공되면 볼거리는 충분해요. 이제 남은 건 먹거리입니다. 세미원이 정말 양수리 그리고 양평을 대표할 만한 먹거리의 발원지가 되는 게 당면과제에요. 전통요리의 명인 한복려 선생이 우리 모임의 이사고, 저 또한 식생활사를 전공했습니다. 두고 보세요, 저희 세미원이 깜짝 놀랄 국민적 먹거리를 만들어낼 터이니.</b>
10년 전쯤, 세미원이라는 말이 처음 떠돌던 무렵이 회상된다. 좋게 말하면 달걀로 바위 깨는 소리로 들렸고, 나쁘게 말하면 또 엄한 사람들이 엄한 데에다 삽질하나보다 싶었고, 악의적으로 말하면 되지도 않을 일 팔아서 눈먼 돈 챙기려는 수작으로 비쳤다. 한동안 잊고 지내다 개장소식을 들었고, 가서 보곤 많이 놀랐다. 그 후에도 드문드문 새소식이 들렸고, 이따금 찾을 때마다 느릿느릿 더 좋은 모습을 갖춰갔다. 애들 많이 쓰셨네, 싶으면서도 울화가 치솟았다. 같은 말이라도, 어느 놈이 말하면 귓등으로도 안 들어주던 정부기관들이 어느 양반들이 말하면 잘도 들어주는구나 싶어서다. 누가 말하든 정당하면 들어주고 정당하지 않으면 들어주지 말아야 국가기관답지 않은가, 탓해 무엇 하리. 누구의 힘이든 이곳 양평에 번듯한 자산 하나 마련되었으면 그만이지.
<b><font color=green>안병욱 : </font>세미원 조성 초기에는 심드렁했던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지금처럼 관광자산으로 개발할 수 있었던 노하우랄까 원동력이 궁금합니다.</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우리문화가꾸기’ 회원들의 신념과 사회적 역량이 제일 큰 비결이겠죠. 또 손학규, 김문수 지사로 이어지는 경기도의 변함없는 지원, 특히 궂은 일이 있을 때마다 흔들림 없이 격려해주고 지원해준 김선교 군수와 양평군 공직자들의 숨은 협력과 노고에 힘입은 바 큽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선의만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세상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지금이야 이런 저런 오해에 시달리지만 결국에는 다 내 마음을 또 세미원의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 굳게 믿어요. 저희 세미원을 비판하는 분들께 부탁하고 싶어요. 저희를 꾸짖는 만큼 성의를 갖고 세미원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운영주체가 경기도에서 이관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운영상태는 어떻습니까?</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지난 3월 23일 정식으로 변경됐습니다. 경기도의 운영평가로는 연 10억원의 경상비가 필요하다는데 저희는 그간 5억원 정도의 수입으로 운영해 왔어요. 하루 방문객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이 더 늘어날 구석도 없어요. 앞으로도 그 정도의 수입으로 꾸려나갈 생각입니다. 알뜰하게 살림하고 개개인의 욕심을 잘 다스리면 그 정도로도 충분하거든요. </b>
세미원(洗美園)은, 물을 보면 마음을 닦고 꽃을 보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짐(觀水洗心 觀花美心)이라는 옛말에서 이름을 따왔다 한다. 관람료는 1인 3천원이다. 관람이 끝나면 입장권을 3천원 상당의 지역농산물 교환권으로 바꿔준다. 계산상으로는 남는 게 없는 장사다. 연간수입 5억원의 출처를 물으려다 입을 닫았다. 잠시 물을 보고 마음을 닦는 흉내를 내고 잠시 꽃을 보고 아름다운 마음을 탐낸 까닭이며, 늘 물을 살피고 꽃을 피우는 사람들이라고 그만한 요량이 없을까 싶어서이다. 아마, 농산물판매에 따른 적정 수수료가 있겠지. 돈타령은 그만 접고 세미원의 이상을 묻는다.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세미원의 지향점이랄까 앞으로의 계획을 간추려 주십시오.</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세계 100대 공원에 선정되는 게 궁극의 목표입니다. 더불어 우리 청소년들에게 아름다운 심성과 확고한 환경의식을 심어주는 교육현장으로 가꿔나갈 겁니다. 어제 관내외 고등학교 교장선생님 일곱 분이 다녀가셨어요. 학생들 현장교육에 적합한 지 시찰 나오신 거죠. 제 손을 꼭 잡고, 참 고생많으셨습니다, 인사를 건네는데 정말 고맙더군요. 아이들이 와서 백일장을 하면, 나중에 부모님이랑 다시 한 번 꼭 오고 싶다는 글을 많이 접하게 되요. 그럴 때 정말 보람이 크죠.
요즘은 겨울을 숙제로 삼고 있습니다. 겨울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도록 고심하고 있어요. 저기 세한원을 지어났는데, 추사 선생의 세한도를 재현하는 게 목표에요. 배다리가 완공되면 진짜배기 정월대보름 행사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참된 민속문화를 복원해서 세계적인 문화행사로 키워나갈 예정이에요.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역경도 컸지만 보람도 남다르실 듯합니다. 가장 흡족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을 꼽으라면?</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모든 사람이 고맙습니다. 세미원이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도, 까다로운 규칙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멀리서 찾아오는 모든 분들도 다 고마워요. 어찌 생각해보면 저희를 비판하는 분들도 결국은 고마운 분들 아니겠어요? 그런 분들도 계시니까 저희 스스로를 반성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니까.
이 나이에 돈이며 명예 따위에 무슨 욕심이 있겠습니까? 내 소신껏 일하고 또 기대했던 성과를 맛보는 게 제일 큰 보람이죠. 그동안 방송국이나 신문사며 잡지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꽤나 많았습니다. 개인적인 인터뷰는 다 거절하고 세미원 취재로 돌렸는데, 오늘 처음 인터뷰라는 걸 해봅니다. 그만큼 제가 갈급해서겠지요.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어쨌든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는 건 지역사회에 폐를 끼치는 일입니다. 이번 사태를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계신 양평군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마지막 질문으로 드립니다. </b>
<b><font color=green>이훈석 :</font> 가뜩이나 세상사가 뒤숭숭한데 이런 문제까지 본의 아니게 일으켜서 죄송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세미원을 좋게 보시는 분이든 나쁘게 보시는 분이든, 원컨대 과정의 실수를 너무 탓하지 마시고 하고자 하는 목적도 헤아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믿고 지켜봐 주십시오.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b>
필자는 양평군민으로써 ‘우리문화가꾸기회’ 서영훈 대표, 강지원, 이훈석 이사 등의 임원과 세미원을 고맙게 여기고 또한 그간의 노력을 존중한다. 그러나 李이사의 말을 귀담아 들어도, 전통한선을 중국에서 들여왔다는 사실만큼은 쉽게 수긍되지 않는다. 세미원의 진정성을 말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실적 제약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꼭 그렇게밖에는 해결방안이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은 떨쳐내기 어렵다.
꿩 잡는 게 매, 라고는 하지만 결과만큼이나 과정에도 흠집이 없어야 하는 게 공공사업이다. 양평군의회의 문제제기는 타당하다. 다만, 문제제기가 판을 뒤집어엎는 식으로 비화되는 건 양평의 손해라는 사실도 유념했으면 좋겠다. 따질 건 따지되, 법률적 위반행위가 없다면 현재 상황에서의 최선을 모색하는 게 양평에 유익하지 않겠는가. 모쪼록 쌍방이 주관적 판단과 시각을 접어두고 허심탄회하게 논의가 되기를, 비 온 뒤 땅이 굳듯 이번 공방이 세미원이 더욱 아름다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YPN뉴스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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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광우님의 댓글
이광우 작성일양평에서 그나마 관광자원을
볼거리를 ....
만들고 운영하는 방법을 일러주신
우리문화가꾸기 이훈석 이사를 잘 모시고
배우고 실천하도록
양평군민들은 힘과 지혜를
모두모아야 할때입니다.
이향숙님의 댓글
이향숙 작성일이훈석이사님은 정말 훌륭한 분이고 투명한 분입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이훈석님이라는 분을 알고 있고 그 분의 행로를 지켜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처음으로 노인대학을 만드셨고 누구보다도 앞서가는 높은 차원의 사회적 안목이 빼어나신 분입니다. 자신의 공에 대해 늘 겸손하시고 어떠한 결과를 창출하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담도 사심이 없으신 분으로 예전부터 훌륭한 평을 받으신 분입니다.
양평은 무조건 이훈석이사님에게 엎드려 감사하고 떠받들여 모셔야 합니다.
그래서 이훈석이사님이란 분에 대해 알게 된 사람은 님을 존경하게 되고 님의 매력에 휘말릴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네나 잘 하라지요. 이훈석이사님을 의심하는 몇 님들이나 잘 하라지요.
이훈석님의 최고의 매력은..요.. 사심이 없이 일을 추진하시는 것입니다.
마음 먹는다면 얼마든지 올인할? 어떤 것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절대로 몇 님들이 생각하는 올인은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훈석님을 깊이 알게 된 사람들은 그 매력과 순수함에 환호하는 겁니다.
아무나 하지도 못하는 것을 이루는 님에게,
몇 님들! 따지지 마세요.
양평님들은 무조건 감사 또 감사해야 합니다.
그런데 좀 따지는 님들은 대부분 양평님들이 아니긴 합니다.
무분별한 광고 및 악성댓글을 차단하기위한 방침이오니 양해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