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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공약은 전부 조합원님들의 말에서 빌려온 겁니다.” -한현수 양평농협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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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5-03-22 12:04 댓글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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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공약은 전부 조합원님들의 말에서 빌려온 겁니다.” -한현수 양평농협조합장-

요 며칠은 딱 개구리가 된 기분이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오르는데, 익숙한 겨울옷에서 벗어나기가 망설여져서다. 만원 내고 네 갑 사던 담배를, 만원 내고 두 갑 살 때마다 속에선 천불이 나면서도 아직까지 금연에 성공하지 못해서 더욱 그렇다.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는커녕 질질 끌려가지도 못하는 것 같아 따뜻한 물에 잠긴 개구리가 거울 속에 내 모습 같다.

따뜻한 물에 잠긴 개구리 꼴이 비단 필자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바뀌어야 한다, 바꿔야 한다는 소리를 끊임없이 말하고 들으면서도 실상 양평은 별반 바뀌는 것 없이 늘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는 듯싶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제자리걸음에도 숨이 가빠 점점 뒤처지고 있는 게 아닐까 불안해진다. 

지난 20일 조합장들의 이취임식이 열렸다. 조합장마다 환골탈태로 요약될 식사(式辭)를 힘주어 발표한 만큼, 양평의 협동조합들이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줬으면 원이 없겠다. 한현수 신임 양평조합장 역시, 취임식 전날 YPN과의 인터뷰 내내 근본부터의 변화를 주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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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당선 직후이니, 조합원에 대한 고마움이 대단하시겠습니다. 지금의 마음이 퇴임 때까지 변치 않으시길 바라며, 당선소감부터 묻겠습니다. </b>

<b><font color=green>한현수 :</font> 조합원님들이 너무 고맙죠. 저를, 제가 했던 말을, 제가 내건 공약을 믿어주셨다는 게 정말 고맙습니다. 예상 밖의 많은 조합원님들이 저를 신뢰해주셨다는 게 또 그만큼 무겁구요. 정말 잘해야겠구나, 하는 책임감이 아주 무겁게 느껴집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조합장이 되겠다 결심한 건 언제부터이며, 특별한 동기나 계기가 있었는지요?</b>

<b><font color=green>한현수 :</font> 오래전부터 주변 분들이 조합장 한번 해보라는 조언이 없지 않았지만, 마음을 굳힌 건 퇴직하기 2,3년 전부터였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하나하나 새롭게 보이더라구요. 이건 이렇게 고쳐야 하고, 저건 아예 없애버리고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겠구나 하는 부분이 점점 확실하게 눈에 들어오게 되더군요. 

출마의 결정적 동기는 사실은 조합원님들의 원성이었어요. 도대체 농협이 뭐하는 데냐, 조합원은 죄다 죽을 맛인데 농협만 뒤룩뒤룩 살이 찌면 다냐, 하는 원성이 갈수록 높아지는데, 근무할 때도 퇴임하고 나서도 크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제가 36년을 농협에 있었으니, 조합원님들의 실상이나 심정을 모른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죠. 조합원님들의 원성이 얼마나 타당한 지도, 어떻게 해야 그러한 원성을 조금이라도 풀어드릴 수 있는 지도 잘 알고 있어요. 제가 잘 아는 것을 열심히 해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저 또한 보람찬 일자리를 갖게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 도전했던 겁니다. </b>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번 조합장동시선거는 진기록도 몇 남겼다. 경북 울진군 북면농협은 1,2,3위가 각각 310, 309, 308표를 득표했다. 경기도 연천농협은 545표, 임진농협은 304표의 동점자가 나와 농협정관에 의거 연장자가 당선됐다. 무려 91.5%의 지지를 얻은 당선자, 겨우 19.8%의 지지로 턱걸이한 당선자, 11선에 성공한 당선자도 등장했다. 11선? 재임기간이 44년이라는 얘긴데, 어느 동네인지 여러모로 대단해 보인다.

진기록까지는 아니지만, 양평농협의 선거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 박빙일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유효투표수 3746표 가운데 61%가 넘는 2294표로 한현수후보가 당선됐다. 전임조합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지 않았음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그만큼 변화에 대한 욕구가 컸다는 의미일 터이다.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조합장 연봉삭감을 공약으로 삼았는데, 이를 두고 인기영합성이라는 비판이 없지 않았습니다. 연봉삭감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를 묻고 싶습니다.</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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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한현수 :</font> 만나는 조합원님들마다 조합장급여가 너무 많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조합장입장에선 이런저런 이유를 들 수 있겠으나, 조합원 모두의 의견을 거스르면서 조합장일을 제대로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이유불문하고 조합원의 뜻을 따라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연봉삭감은 취임하자마자 실행할 겁니다. 올리는 데에는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내리는 데에는 본인의 요청만으로 처리돼요. 연봉삭감은 조합장일을 제대로 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공약으로 삼은 겁니다. 조합장부터 변화해야 임직원들의 변화를 도모할 수 있고 또 그래야 조합원님들의 바람을 착실히 실천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지지 여부를 떠나 지금 조합원이나 지역주민의 가장 큰 관심사는 신임조합장이 공약을 얼마나 지키느냐 하는 것이겠습니다. 공약을 어떻게 실천해나갈 계획이신지, 중요한 몇 가지 공약을 예로 들어 피력해주셨으면 합니다.</b>

<b><font color=green>한현수 :</font> 제 공약은 전부 조합원님들의 말에서 빌려온 거예요. 이건 고쳐야 한다, 저건 이랬으면 좋겠다는 말씀들을 귀 기울여듣고 정리한 것입니다. 주유소를 예로 들어보자면, 개군이나 용문조합이나 인근 일반주유소보다 비쌉니다. 조합원을 생각한다면 최소한 동일가격이나 10원이라도 더 싸야 맞는 거 아니겠어요? 가격을 내리면 이용객이 늘어서 수지타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거로 예측됩니다.

하나로마트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게 조합원님들의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이 부분은 충분히 개선해나갈 수 있어요. 현재의 도매상 매입형태를 가락시장 등 현장에서의 직접 매입형태로 바꾸면 유통비용 절감과 품질향상, 이 두 가지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일반마트보다 불친절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고 있는데, 이 부분도 확실하게 개선할 각오입니다. 마트뿐 아니라 농협내 임직원 모두의 사고방식을 혁신할 각오예요. 농협이 자신의 직장일 뿐이라는 제한된 사고의 틀을, 농협은 조합원이 주인이고 나는 주인을 모시는 게 임무라는 철저한 직업관을 임직원 모두의 사고방식으로 개혁시키겠습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금리인하 공약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독단적으로 내릴 수 있는지요?</b>

<b><font color=green>한현수 :</font> 지역농협이라고 다 똑같이 받는 건 일종의 담합행위입니다. 물론 금리위원회와의 조율이 필요하겠습니다만, 다만 1,2프로라도 꼭 내려야 해요. 조합원님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지만 우량대출이 일반 금융기관으로 점점 이탈하고 있는 것도 더 이상 방치해 둘 수 없습니다. 불필요한 예산과 사업적자를 줄이면 적정수준의 금리인하는 충분히 감당해낼 수 있어요.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지역농협이 협동조합의 초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게 세간의 평가이자 조합원의 불만입니다.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텐데, 조합장님의 견해는 어떠신지요?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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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한현수 :</font> 어려운 사람들끼리 힘을 합해서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게 협동조합의 본분이죠. 그런데 이러한 본분이 많이 퇴색돼 있는 게 현실이에요.

요즘 갑과 을의 관계가 자주 도마에 오르는데, 솔직히 농협직원들이 조합원님들께 갑질 비슷한 행동을 할 때가 더러 있어요. 물론 규정을 어겨가면서 조합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최소한 조합원의 요구를 직장상사의 지시처럼 가능하면 해결책을 찾아내려는 자세를 당연히 갖추고 있어야죠.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누가 진짜 주인이고 누가 임직원인지를 염두에 두면 점차 나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임직원으로 근무할 때보면, 저 말고도 임직원 가운데 많은 분들이 ‘농협이 이래서는 안 된다. 지금 같은 풍토로 계속 가다보면 결국 조합원에게 외면 받게 될 것이고, 지역농협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고 걱정하곤 했어요. 조합원을 위하는 길이 궁극적으론 농협임직원을 위한 일이라는 사실을 임직원 모두가 깨달았으면 합니다. </b>

담배 얘기 또 꺼내서 민망하지만, 요즘 담배는 부의 상징이며 흡연자는 최고 애국자라는 농이 회자되고 있다. 담뱃값 4500원 가운데 세금이 3318원이니 마냥 틀린 소리는 아니다. 담배뿐이겠는가. 국세청에서 개개인에게 정식으로 걷어가는 세금은 조족지혈, 움직이면 돈이고 그 돈 가운데 상당부분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금이다.

당연히 세금 내는 이가 갑이고 세금으로 월급 받는 이가 을일 터인데, 갑의 말을 듣는 을은 드물고 갑의 상전 노릇하는 을은 쌔고 쌨다. 예외가 있긴 하다. ‘높은 자리의 을’은 ‘높은 자리의 갑’에게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않은가. 그러니 국민의 뜻보다는 정치권력의 속성과 재벌의 생리가 새로운 국가정책 수립의 잣대가 되고, 그러다보니 ‘국민을 위한 정책’은 만날 쏟아져 나와도 정작 국민은 반가울 게 하나도 없는 것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게 순리이겠지만, 어느 세월에 대한민국 윗물이 맑아지겠는가. 내가 속한 아랫물이라도 좀 더 맑아지기를 바라는 게 낫지. 양평농협이 속히 올바른 을의 자세를 갖춰줬으면 좋겠다. 양평의 다른 지역농협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농협이 한 수 배울 수 있도록.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양평농협의 역할은 어떤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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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green>한현수 :</font> 양평읍의 경우 특화작물이 거의 없습니다. 쌀, 시설채소 등의 판매에도 더한층 정성을 기울여야겠지만 농촌체험과 연계하는 등 수익증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과 방안을 개척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양평군과의 공조체제를 확고히 갖출 계획입니다. 조합원과 군과 농협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손을 잡으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나아질 거라고 봅니다.
 
장수연금을 1년에 두 번 지급할 계획입니다. 1천명 정도 해당되시는데, 1회에 10만원이니 명절 때 세뱃돈 수준이지만 지금의 양평농협을 있게 만든 초창기 참여자분들에게 대한 최소한의 예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역농협의 초심을 늘 간직하자는 뜻도 지니고 있죠.

소상공인에 대한 저리융자 제도도 꼭 관철해낼 생각이에요. 많은 조합원님들이 경제적불황으로 힘들어하고 계시니 농협에서 일부 이자를 보좌해주는 한이 있더라도 필수적인 지역농협의 역할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규정책에는 당연히 신규예산이 수반되지만, 단체 해외여행 등 불요불급한 예산들을 큰 폭으로 절감하면 상당부분 감당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한 마디로, 조합원 소수의 혜택은 줄이고 조합원 다수의 혜택을 늘리는 걸 양평농협의 운영목표로 삼겠습니다. </b>
 
<b><font color=green>안병욱 :</font> 신임조합장으로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계실 텐데, 앞으로 이것만은 꼭 지키면서 재임하겠다는 운영철학을 갖고 계신지요? </b>

<b><font color=green>한현수 :</font> 공약 잘 지키는 게 조합원 섬기는 일이라고 굳게 다짐하고 있습니다. 저부터 바뀌고, 저부터 조합원 섬기면, 임직원들도 당연히 조합원을 섬길 거고, 그러면 저절로 양평농협이 잘되지 않겠습니까? 농협직원으로 36년을 별 탈 없이 살아왔고, 또 조합장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저는 조합원님들한테 큰 혜택을 받았고 큰 빚을 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조합원 섬기는 일로 큰 빚을 갚겠다는 게 제 운영철학입니다.</b>
 
한현수조합장은 인터뷰 내내 양평농협의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크게 공감이 가고 진정성이 느껴져 기대 또한 한껏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한편으론 과연 그의 신념이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는지 염려가 됐다. 조직의 수장들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구성원들은 마이동풍에서 꼼짝 않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온 탓이다.

수장의 신념은 구성원이 공유할 때 비로소 가치를 발한다. 자신의 신념을 구성원 모두의 신념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수장이 되는 법이다. 조직원들이 따라주지 않아서 실패했으니 나는 책임이 없다, 는 소리는 결코 수장되는 이의 변명이 될 수 없다. 

지난 21일 양평관내 9개 조합장의 새로운 임기가 시작됐다. 아홉 조합장 모두 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며, 주인을 위한 조합을 만들겠노라 천명하고 당선됐다. 거듭 아홉 조합장의 성공을 축원한다. 조합장의 신념이 조합임직원 모두의 신념으로 자라나기 바란다. 제발 2만2천여 조합원이 조합 덕 좀 보게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YPN뉴스 (ypnnews@naver.com)

댓글목록

추카님의 댓글

추카 작성일

공약이 아주 조합원 맘에 딱 들었서요.

이번선거는 공약선거죠,선거유세도 없으니 공약만 믿죠?

그리고 조합원들의 말을 잘듣는게 중요해요.

지역주민님의 댓글

지역주민 작성일

우리양평농협은 양평군 농민들에겟 잘해야 합니다.농민들이 있서기에 오늘날농협이대단한 성장을한것입니다. 정치인들이 가장무서워하는것이 투표입니다. 아무리 대단한정당도 국민들이 선택을하지않은면 예전 한나라당처럼되지요. 전국 어느농협조합장선거에서 현직 조합장이 패한적이 있는지요. 양평농민들이 대단한 느낌입니다. 양평농협조합원들도 참대단한것 같습니다.

농협인님의 댓글

농협인 작성일

왠지 믿음이 갑니다. 꼭! 농협을 혁신해주시기 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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