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마스크를 드리우게 하는 잔인한 바이러스
정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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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승만 초대대통령의 어록을 대표하는 말이다. 이 말에 담긴 정신은 건국에서 2020년 1월까지 대한민국의 비공식 국훈(國訓)과도 같았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맨살이 닿을 만큼 가까이 모여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어려운 일을 극복하고, 온정을 나누는 게 대한민국과 국민의 기본가치관이었다.
잔인한 바이러스 코로나 19는 우리의 기본가치관을 송두리째 붕괴시키고 있다. 가능한 타인과 닿지 말아야 하고, 가능한 멀리 떨어져야 하고, 가능한 혼자가 되어야 하는 게 코로나19 시대의 기본가치관이 되고 있다. 물리적 거리에만 적용되면 그나마 다행일 터인데, 의식의 세계까지 ‘뭉침’은 깨어지고 ‘흩어짐’은 공고해지고 있으니 이러다 정말 나라가 망하는 게 아닐까 싶은 불안이 깊어지고 있다.
2020년 8월 31일 현재 양평의 확진자는 81명을 기록하고 있다. 타지역의 감염사태에 쯧쯧 혀를 차면서도 우리 사는 이곳 양평은 해당되지 않는 일이거니,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온 8월 15일 이전이 얼마나 안일했는지 반성하게 된다. 8월 15일 이전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보단 안 쓴 사람이 훨씬 많았던 게 우리 양평의 거리 풍경이었지 않은가.
서종면 명달리의 8월 9일 복날 모임이 양평의 평화로운 일상을 폭발시켰다. 양평을 두고 촌동네니 뭐니 자조적인 말들이 흔하지만, 그 이후의 상황은 양평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했다. 모든 지역주민의 속셈까지야 담보할 수는 없지만, 지역여론의 표면은 ‘복날에 어른들 모시고 동네사람들이 밥 한 끼 한 게 뭔 죄냐, 옮긴 양반은 옮기고 싶어서 옮겼겠느냐, 본인도 걸린 지 몰랐으니 그놈의 코로나19가 웬수지’ 정도로 요약된다. 8.15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사례에도 타지역에 비해 비교적 관대한 편이다.
다만, 일부에서 양평의 방역체계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이 없지 않다. 그러나 별로 힘을 크게 얻는 것 같지는 않다. 취재 도중 접한 경기도방역본부의 평가는 “명달리 31인의 집단감염을 그렇게 신속하게 대처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사전방역 외에는 감염차단의 실제경험이 거의 없다시피했음에도 양평군의 사후조치는 매우 훌륭했다.” 로 요약된다.
신천지나 전광훈패거리를 제외하면, 코로나19는 누가 혹은 어느 집단이 오롯이 책임질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방역을 철저히 해도 전 국민이 각자 나 홀로 방안에 감금되기 이전에는 전염과 확산을 원천봉쇄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나 지자체, 방역본부나 보건소를 탓하거나 일부 넋 빠진 세력에게 쑥떡 먹이기는 차후로 미루고, 당장은 마스크 코 까지 끌어올려 단단히 착용하고 2미터 거리 지키기를 준수하는 게 우리 각자의 의무이다.
국민 대부분은 각자의 의무에 충실한데 잘난 정치판과 의료계는 하나로 똘똘 뭉쳐도 이길까 말까 하는 판국에 갈수록 쪼개지고 있다. 까딱 잘못하면 하루 2천명까지 확진이 될 판이라고 난리인데 정치판은 저마다 당리당략만을 밑천삼아 서로 종주먹질을 해대고 있다. 뿐인가, 보건당국은 벌집을 쑤셔놓고 법대로 하겠다, 에서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의 생명이고 뭐고 내 밥그릇부터 지키겠다, 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다만, 대한의사협회 측의 동맹파업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의료복귀를 촉구한 대한간호사협회의 신념만이 큰 위안이 되고 있다. 대한간호사협회는 8월 27일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의료현장을 떠난 것은 윤리적 의무를 저버린 행위이다. 의사들은 집단휴진을 당장 중단하고 의료인들이 모두 힘을 합쳐 당면한 코로나19 재확산 위기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 간호사는 나이팅게일선서를 통해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않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30일 00:0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다. 군청도 로비만 빼놓고 문을 닫는다. 여러 제약에 따른 일상의 불편함을 논하는 건 이 시국에 사치스러운 일이다. 이미 파국직전의 수많은 소시민의 삶, 우리의 삶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지가 발등의 불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믿을 수 있는 건 우리 자신뿐이다. 어떤 해법으로 견뎌낼 지는 각자의 몫이고, 최고의 코로나 백신 마스크를 제대로 쓰는 건 우리 모두의 철칙이다.
얼굴에 마스크를 단단히 쓰되, 마음까지 마스크로 차단하지는 맙시다. 종교든 이념이든 성향이든 다 자유이지만, 내 자유만을 고집하지 맙시다. 우리 모두의 자유가 다시 허용되는 날까지 몇 년이 걸릴지라도 내 자유를 유보합시다. 몸은 갇히되, 마음은 활짝 열어 우리 모두의 안녕을 우선합시다. 서로 건강하게 살아남아야, 종교, 이념, 성향을 두고 서로 다툴 수라도 있지 않겠습니까.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정곡을 찌르는 말이지 않은가요. 방역은 종교, 이념, 성향의 영역이 아니라 과학과 의학의 영역입니다. 같은 말 되풀이해서 죄송하지만, 코로나19 관련 최신과학과 의학은 마스크 착용만한 대책이 없다는 데에 일치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독자 그리고 양평군민 여러분,
마스크를 씁시다.
YPN뉴스 (yp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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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잘못된 수입님의 댓글
잘못된 수입 작성일우한 폐렴 만큼은 어느 누가 어떤 잘못을 햇더라도,
초기에 정부에서 잘못 대응한것과는 비교가 안될것입니다.
기억하기로는 의사협의회에서 7~8회 정도 중국인 입국 차단을 건의 했음에도 정부에서는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코로나 19를 수입 한것이 지금 이 사단이 난것 아닌가 싶읍니다.
북한도 코로나 19 터지자 마자 중국인 차단을 빠르게 해서
북한 주민을 보호햇건만, 울 나라는 이지경이 됬으니 정말 안타까운일이 아닐수 없읍니다.
이지경에 이르니 국민들보고 명령 같은 문자만 하루에 수십여통에다 안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 하시고
정말 코로나도 무섭지만 하루에도 수십여통 지시 명령 같은 문자도 너무도 무섭고 두럽읍니다.
어쨓든 마스크는 꼭 쓰셔서 내 자신은 물론 주변 지인분들까지 보호하시는데 앞장서야 할것 같읍니다.
지역주민님님의 댓글
지역주민님 작성일정부에서 그렇게 할수밖에 없었을거라고 하시는데~~~
그리 말씀하시면 코로나 19로 돌아가신 사망자 유가족분들한테 엄청난 실언을 하시는겁니다.
당사자가 아니라고 그리 말씀 하시면 안될것 같구요.
사람의 목숨이랑 바꿀수 있는것은 이세상에 그 어느것도 없읍니다.
지역주민님 가족이나 주변분들이 코로나 19로 큰사고를 당햇어도 그리 말씀하실수 있을까요?
어설프게 수출이 어떻고, 베트남이 어떻고 불확실한 글로 추상적으로 말씀하시지 말고
정확히 알고 확실한 수치로 글을 올려봐 주세요.
다시한번 말씀 드리지만, 지역 주민님 가족이나 주변 지인이 코로나 19로
큰 사고를 당했어도 그리 말씀 하실수 있을까요?
답은 안햐셔도 됩니다.
답변은 안하셔도 됩니다.
야생마님의 댓글
야생마 작성일아직도 중국 입국 차단 말씀 하시는 분들이 있나요? 우리나라보다 선진국이라고 했던 나라들 지금 상황이 어떤지 눈에 안보이나요? 8월 25일자 감염자 제로인 나라입니다. "팔라우,미크로네시아,마셜제도,나우루,키리바시,솔로몬제도,사모아,바누아투,통가" (이중 규모가 큰 국가가 있나요?) 국경을 차단했다는 북한은 발생안한것이 아니라 보고를 안한것이구요....또 중국을 차단했던 이탈리아는 어떤 상황으로 변했는지 모르시나요?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자 하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얼토당토 안은 얘기들로 분열시키는 말들은 또다른 악성 바이러스 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지금껏 여타의 선진국도 못하고 있는 길을 우리는 가고 있고 세계에서 우리나라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는데........뜻을 모아 잘 극복해서 경제 성장 이루는것이 우리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모든지표들이 그렇게 가는 과정인듯합니다.)
댓글님의 댓글
댓글 작성일참 저 지역주민이란 사람.
양평뉴스 및 양평시민의 소리뉴스에
댓글 좀 달지 않았으면 하네요.
물론 중국무역의 의존도가 높은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현실에 악영향을 끼친 것도 중국이 얼마정도
일조한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정부 방역에 관해 평가할 때
잘한것에 대한 평가가 반영해야 할 것은
맞으나 잘못한 것도 들어가야지요.
전 저 지역주민이라는 사람보면
항상 단편적으로 지 자신이 뭔가 되는 양마냥
가르치는 것도 싫고
일단 맞춤법이나 제대로 썼으면 하네요.
한심한 양반.